성희롱·성추행 만연…대구·경북 대학가서 '미투' 확산 조짐

기사등록 2018/03/12 15:05:31

【대구=뉴시스】배소영 기자 = '미투'(#Me Too·나도 당했다)운동의 불씨가 대구·경북지역 대학가로 번지고 있다. 2018.03.12. (뉴시스DB) photo@newsis.com
【대구=뉴시스】배소영 기자 = '미투'(#Me Too·나도 당했다)운동의 불씨가 대구·경북지역 대학가로 번지고 있다. 2018.03.12. (뉴시스DB) [email protected]
【대구=뉴시스】배소영 기자 = '미투'(#Me Too)운동이 대구·경북지역 대학가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최근 각 대학 홈페이지 게시판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는 학생들의 미투 고백이 잇따르고 있다.

12일 경북 경산의 모 대학 페이스북 대나무숲 게시판에 "2015년 학생회 엘티(LT·Leadership Training)에서 같은 과 남자 동기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고발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의 게시자는 "잠깐 잠이 든 사이 동기가 상의와 바지 안으로 손을 넣어 몸을 만졌다"면서 "소름이 돋았지만 이성적인 판단보단 두려움, 수치심이 커 끝까지 숨기고 괜찮은 척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후 가해자가 사과하고 싶다고 했지만 오히려 남자 동기들에게 고민을 가장해 성추행 사실을 퍼트렸다"면서 "시간이 지나면 무뎌질 줄 알았지만 우울증도 심해지고 학교를 다니는 것도 힘들다"고 했다.

이 글에는 1500여 개의 댓글이 달렸고 '가해자를 처벌해야 한다'는 반응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피해자를 지지하는 '위드유'(#With You·함께 하겠다)운동도 확산하고 있다.

이모씨는 "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 실명을 공개하라"고 밝혔고, 오모씨는 "학생회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또 다른 대구의 모 대학 대나무숲 게시판에도 2년 전 남학생들이 단체 대화방을 만들어 여학생들을 성희롱했단 폭로가 나왔다.

게시자는 "사범대학 남학생 3명이 단체 대화방을 만들어 여성의 중요 부위를 비하하고 때리고 싶다는 발언을 일삼았다"면서 "이중 한 남학생은 치마를 입은 여학생의 맨다리를 주무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학교 측에 가해자들이 2년 이상 휴학하기를 원한다고 요청했지만 이들은 반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여전히 함께 수업을 듣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은주 대구여성회 대표는 "성폭력 70~80%가 지인으로부터 발생한다"면서 "피해자가 직접 밝히고 싶어도 인간관계가 얽혀있어 드러내기 어려운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범죄의 특성상 범죄를 당한 피해자가 오히려 가해자 못지않은 비난을 사거나 사회적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은 피해 여성들의 성폭력 상담과 함께 법적인 제도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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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성추행 만연…대구·경북 대학가서 '미투' 확산 조짐

기사등록 2018/03/12 15:05:31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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