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1년]박근혜 내달 1심 선고…사상 첫 재판 생중계 되나

朴 탄핵 선고 생중계…헌재 창설 이래 5번째
형사사건 1·2심 중계는 전무…최순실도 불허
"재판부, 공익 고려해 직권으로 중계할 수도"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2017년 3월10일 오전 11시21분. 이정미 당시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주문을 읽는 동시에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열린 집회에선 탄성과 탄식이 교차했다.

 당시 박근혜(66)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는 방송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다. 헌재는 사건의 중대성과 국민적 관심을 고려해 중계를 허용했다. 국민들은 컴퓨터나 스마트폰, TV 등을 통해 선고 전 과정을 지켜봤다.

 이로부터 1년여 뒤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1심 선고를 앞두고 박 전 대통령의 두 번째 선고 역시 안방에서 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까지 국민들이 생중계로 볼 수 있었던 재판은 대법원과 헌재 사건으로 제한됐다. 대법원은 국민의 알 권리 충족 등을 이유로 2013년부터 주요 사건 공개변론을 온라인으로 생방송 하고 있다.

 헌재도 공개 변론 촬영 영상을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주요 사건의 경우 중계도 허가하고 있다. 1988년 헌재 창설 이래 2004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2008년 BBK 특검법 위헌확인 사건, 2014년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사건 등 총 5개 사건에서 생중계를 허용했다.

 1·2심 재판이 실시간으로 방송된 사례는 전무하다. 대법원은 지난해 7월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규칙' 일부를 개정해 재판장 결정에 따라 주요 사건 1·2심 판결 선고 중계방송을 허가하기로 했다.

 하지만 8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중계된 사례는 아직 없다. 지난해 8월25일 열린 이재용(50)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 선고가 첫 사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부동의했고 이들이 잃을 사익이 공익보다 크다는 취지로 중계를 허용하지 않았다. 5일 뒤 열린 원세훈(67) 전 국정원장의 '국정원 댓글공작' 사건 파기환송심에서도 같은 취지로 불허됐다.

 국정농단 사건 핵심인 최순실(62)씨 재판 역시 중계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최씨 및 함께 재판을 받은 안종범(59)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신동빈(63) 롯데그룹 회장 등 피고인들이 동의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중계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박 전 대통령 사건 역시 중계가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이 중계를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힐 경우 재판부가 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이후 외부 접촉을 차단하고 있지만, 이 부회장 2심 선고 직전 탄원서를 내거나 자신의 사건에서 재벌 총수들의 진술조서를 증거로 사용하는데 동의하는 등 의견을 낸 바 있다. 이에 재판부가 구치소 등을 통해 생중계 관련 의견을 물을 시 반대하는 입장을 낼 가능성이 높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이 거부하더라도, 전직 대통령의 지위나 사건의 중요성 등을 고려할 때 재판부가 직권으로 중계를 결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개정 규칙에 따라 공익의 정도가 상당하다고 판단되면 피고인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재판장이 방송을 허가할 수 있다.

 재판부는 아직 중계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통상 선고 기일 수일 전 결정하는 점을 고려할 때, 이르면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 중계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전 대통령의 1심 선고는 다음 달 6일 오후 2시10분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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