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폭탄에 공화당 울고, 민주당 웃고

CNBC "일찍이 볼 수 없었던 당정 균열 초래"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수입산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정책이 야당인 민주당에 웃음을 안기고, 여당인 공화당엔 두려움을 안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NBC뉴스는 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이 백악관과 공화당 간 파트너십에 일찍이 볼 수 없었던 균열을 초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 인사들은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을 실행에 옮길 경우 엄청난 정치적, 경제적 파장이 일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무역 문제와 관련해 정치인들은 이데올로기적 접근보다는 지역구의 산업과 노동자들의 이해관계를 최우선 고려사항으로 따진다. 그러나 이번 경우처럼 백악관과 여당 간 깊은 골이 파인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라고 CNBC는 전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처에 대해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셰러드 브라운 상원의원(민주, 오하이오)은 “마침내 잘 됐다”라고 반겼다.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사임까지 요구했던 밥 케이시 상원의원(민주, 펜실베이니아)은 “정부는 우리 노동자들이 평평한 운동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공격적인 정책을 밀어붙여야 한다”라면서 환영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이색 동맹(unusual alliance)”은 일찌감이 예견된 일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기반으로 한 포퓰리스트 정책을 전면에 내세웠다. 때로는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섰던 진보적 성향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과 유사한 정책 노선을 표방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후보는 펜실베이니아 모네센에서 가진 선거 유세에서 “세계화의 흐름이 우리 중산층들을 깡그리 쓸어버리고 있다. 이런 방식이 돼서는 안된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부터 자유무역정책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역대 정권의 대중 무역정책에 대한 비난 목소리도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 결과 오하이오와 펜실베이니아, 인디애나 등 철강생산 핵심 지역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해당 지역의 공화당 의원들도 제조업을 되살리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천명한 것은 물론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관세 정책에 대한 공화당의 입장은 전혀 달랐다.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으로 인해 철강과 알루미늄을 수입해 사용하고 있는 업체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자동차와 기계류, 빌딩 등 철강과 알루미늄을 사용하는 많은 산업들의 제품 생산 비용이 크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한 다른 경쟁국들의 보복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CNBC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관세 정책으로 인해 자신이 당초 보호하려고 했던 블루칼라 노동자들의 지지마저 잃게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공화)는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 입장을 재고해 줄 것으로 촉구했다. 그는 미국 기업들이 보복 관세를 피하기 위해 해외로 공장을 이전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워커 주지사는 “이번 시나리오는 미국의 일자리를 보호하겠다는 정부의 의도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영리 정치단체 '번영을 위한 미국인들(Americans for Prosperity)'의 팀 필립스 회장 역시 “무역전쟁과 보호주의는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로 인해 트럼프 행정부는 타격을 입을 것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세금 인상으로도 이어진다”라고 말했다.

 sangjoo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