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비움’ VS 시민단체, ‘역사공원 조성’
【진주=뉴시스】정경규 기자 = 경남 진주시가 현재 진주성 앞에 조성하고 있는 ‘진주대첩광장’이 새로운 지역 이슈로 부상하면서 시민단체와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진주시는 진주대첩광장 조성을 통해 역사현장을 관광자원화하고,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광장 지하에 주차장을 조성해 중앙지하도 상가와 통로를 연결해 도심상권과 연계시킨다는 구상이다.
반면 역사진주시민모임 등 시민단체는 진주대첩광장은 역사도시, 문화도시 진주에 어울리는 모습으로 만들어야 하고 진주정신을 밝히는 역사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진주대첩광장 조성사업
진주대첩광장 조성은 시가 10년 이상 공들여 추진해 온 사업이다.
진주대첩광장 조성은 지난 2001년 진주성 촉석문 앞 정비사업을 검토하면서 처음 거론됐다.이어 2007년 본격적인 광장조성을 시작해 2008년 중앙재정 투융자 심사 승인이 떨어지면서 탄력을 받는 듯 했다.
하지만 2012년 사업비 확보에 차질이 빚어지고 국·도비 충당 계획도 불투명해지면서 사업이 주춤했다.
시는 지난 2015년 지방재정 중앙투자사업 재심사 과정에서 조건부 승인이 나면서 그해 5월 진주대첩기념광장 주차장 조성계획을 수립했다.또 지난 7월께 건물 81개동 보상 등을 모두 마무리 하면서 진주대첩광장 조성이 본궤도에 올랐다.
시는 오는 2019년까지 2만5020㎡부지에 총 사업비 980억원을 투입해 진주대첩광장조성 기념관을 비롯해 주차장 408면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총 사업비 600억원을 들여 편입 부지 보상과 함께 ‘장어 골목’으로 유명했던 일대 건물 81개 동에 대한 보상과 철거를 마무리한 데 이어 문화재 시굴 용역까지 발주, 현재 발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시민단체 주장…‘협치’ 강조
역사진주시민모임 등 시민단체들은 "지하주차장 조성이 역사에 비춰볼때 진주대첩기념광장 성격에 맞지 않은데다 사적지 훼손이 불 보듯 뻔하다"며 지하주차장 건립을 반대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이어 “진주성 앞 광장을 진주성의 모습을 되살릴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게됐다.역사도시, 문화도시 진주에 어울리는 모습으로 가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시는 “‘비움’이란 이름으로 광장을 텅빈 광장으로 두려고 한다”며 “지하 1~2층 규모로 408대를 주차할수 있는 대규모 주차장을 만들고 도로를 5차선으로 확장해 진주성을 ‘섬’으로 만들려고 한다는 계획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는 갈등을 빚고있는 진주대첩광장 조성을 위해서는 집행부와 의회, 시민단체 등 사회구성원이 모두 참여하는 ‘협치’ 정신을 강조했다.
이들은 “진주성 광장 조성과정을 시민들이 알수있도록 모두 공개해야 하고, 진주성 광장은 진주의 얼굴답게 1300년된 도시역사를 제대로 보여주는 곳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시와 상인들 주장…원도심 활성화 위해 주차장건립 필요
진주시는 “시민들의 99%가 지하주차장 조성을 찬성하고 있고 주차장이 없으면 사람들이 광장으로 오고 싶어도 올 수가 없다”고 말했다.
전통시장 상인회를 비롯한 일부단체는 시의 계획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이들은 “지하주차장 건립은 원도심을 살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건설돼야 한다”며 “도심공동화를 겪고있는 상인들을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시는 주차장건립을 통해 광장을 사람이 모이는 공간으로 만들어 침체된 원도심 활성화 촉발제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시는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중앙지하상가와 청년몰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위해서는 지하주차장은 필요해 계획변경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진주대첩광장 해결방안 없나
역사진주시민모임과 진주대첩기념사업회는 진주대첩과장 해결방안을 위해 협치와 서로 머리를 맞대어 찾을 것을 요구했다.
역사진주시민모임 김중섭 위원장은 “진주대첩기념광장 조성과정을 시민들이 알수있도록 모두 공개해야 한다”며 “지자체 집행부, 의회, 시민단체 등 사회 구성원이 모두 참여하는 ‘협치’ 정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진주성 광장은 진주의 얼굴답게 1300년 된 도시 역사를 제대로 보여주는 곳으로 조성해야 한다”며 “공개토론회을 통해 조성해도 늦지않다”고 말했다.
진주대첩기념사업회 박양후 사무총장은 “진주대첩광장 조성사업은 10년의 세월을 지나면서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며 “그런데 현재의 상태를 바라보면 나무를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있는 듯 해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지적했다.
박 사무총장은 이어 “역사는 과거를 저버리지 않고 어떻게 현재와 미래를 연결해야 할 것인지 정확한 판단이 중요하다”며 “어떻게 하는 것이 진주시민을 위하는 길이고 어떤 방향을 제시할 것인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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