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2000억대 광주송정역 복합환승센터 백지화 파장

기사등록 2018/02/11 08:00:00

광주송정역 주변 전경. 2018.02.11 (사진=뉴시스DB)
광주송정역 주변 전경. 2018.02.11 (사진=뉴시스DB)
주차장 무상양도, 임대료 옥신각신 끝 '없던 일'
광주시, '미니 용산역' 대신 주차타워로 급선회
"경제활성 물거품 vs 공기 단축, 시민불편 해소"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6년째 표류해온 광주송정역 복합환승센터 건립사업이 결국 백지화될 위기를 맞으면서 파장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2000억원대 대규모 프로젝트가 무산될 경우 고용과 문화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당초 기대가 퇴색할 수 밖에 없고, 법적다툼도 우려된다. 반면 행정 당국은 백지화를 통해 주차타워를 짓는다면 공사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어 그만큼 주민 불편이 최소화되고, 코레일과 시행사 간의 얽힌 매듭과 줄다리기도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민 불편" vs "일방적 해지"

 11일 광주시와 서희건설 컨소시엄에 따르면 시는 지난 8일, 광주송정역 복합환승센터 우선협상대상자인 서희건설 컨소시엄의 주관사인 ㈜서희건설에 공문을 보내 협약 해지를 의사를 통보했다.

 "2013년 7월 협약 후 개발사업에 진척이 없어 시민들의 교통 불편이 극심한 상태여서 사업을 종료하고,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게 요지다.

 서희건설 측이 '개발사업 진척 방안을 2월1일까지 제시하겠다'고 약속했으나 1주일이 지나도록 아무런 의견이 없는 점도 해지 사유로 밝혔다. 12일까지 여지를 둔 최후통첩이지만 사실상 파트너십을 접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협약이 최종 해지될 경우 광주시 역대 톱10 사업으로 기대를 모았던 광주송정역 복합환승센터 개발은 국토부 시범사업으로 선정된 지 7년2개월, 서희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에 선정된 지 4년7개월 만에 '없던 일'이 되게 된다.

 이에 서희 측은 "시의 일방통행"이라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서희 측은 사업이 지연된 이유로 ▲코레일의 무리한 토지매각 조건 ▲코레일 요구조건 수용시 직면할 적자구조 ▲시와 민간사업자의 절충안 거부 등을 들고 있다.

 코레일이 감정평가액으로 땅을 팔고도 추가 발생하는 주차수입도 30년간 보장해줄 것을 요구하는 건 무리고, 코레일 환승주차장(391면, 1만7000㎡)의 41%에 달하는 국·공유지에 대한 운영수입 보상까지 요구하는 건 비합리적이라는 판단이다.

 또 코레일의 요구대로 환승주차장 임대료로 연간 6억원의 임대료만 받을 경우 30년간 운영하고도 건립비용(320억원)의 절반만 회수하는 적자구조여서 받아들일 수 없었다는 주장이다.

 서희 관계자는 "국토부의 KTX 지역경제 거점형 투자구역으로 최초 선정됐고 개발계획도 승인됐고, 임대료 절충안(연 9억원)까지 제시됐음에도, 일방적으로 해지 방침을 통보해 와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광주송정역 입구. 2018.02.11 (사진=뉴시스DB)
광주송정역 입구. 2018.02.11 (사진=뉴시스DB)
◇민간 환승센터 vs 공공 주차타워

 2010년 국토부가 선정한 복합환승센터 시범역은 전국에 모두 8개. 이 중 신세계가 뛰어든 동대구역만 유일하게 완공됐고, 롯데가 나선 울산역은 올 상반기 첫삽을 뜰 예정이다. 나머지 5곳 중 광주송정역을 제외한 4곳은 죄다 무산됐다. 익산역은 지방자치단체가 백기를 들었다.

 민간사업자 측은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도 송정 환승센터는 절박하다"는 입장이지만, 결국 옥신각신 끝에 사업은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이로써 개발방식은 복합환승센터에서 주차타워로 급선회할 것으로 보인다. 시와 서희 측은 송정역 일대 19만㎡에 환승, 판매, 업무, 자동차시설과 함께 7200㎡ 규모의 문화시설을 지을 예정이었으나 협약이 해지되면 코레일 주도로 4만3000㎡ 규모로 주차빌딩과 일부 편의시설만 들어서게 된다. 주차면도 1850면에서 1500면으로 350면 가량 줄어든다.

 사업비는 공사비 1600억원을 포함, 2000억원 안팎에서 300억원으로 대폭 줄어든다.

 ◇"경제활성화 물건너 가 vs 공기 단축, 시민불편 해소"

 환승센터에서 주차타워로 변경될 경우 당장 투자액이 7분의 1로 줄어 당초 예상했던 1500∼3000개의 일자리 창출과 랜드마크인 1913 송정역시장 등과 연계한 문화시설 확충, 이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

 서희 측은 "지역건설사 시공참여 기회 상실과 세수감소도 우려된다"며 "이미 수십억원이 투입된 마당에 협약의 신뢰가 무너진 만큼 행정, 민사 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밝혀 후유증도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또 지방선거를 불과 4개월 앞두고 있어 광주시장 선거전은 물론 광역·기초의원 선거에서도 새로운 이슈로 등장할 소지도 다분하다.

 반면 시는 공공개발을 하게 되면 시가 재정적 부담을 덜고, 공사 기간도 대폭 짧아져 시민 불편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호남선 KTX에 이어 수서발 고속열차인 SRT까지 개통되면서 지난해 송정역 이용객에 전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해 주차 부족에 따른 집단, 개별 민원이 끊이질 않았다"며 "고심 끝에 '더 이상은 안된다'는 정책적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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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2000억대 광주송정역 복합환승센터 백지화 파장

기사등록 2018/02/11 08: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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