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라말라=AP·뉴시스/뉴시스】이재준 기자 =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미국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22일 텔아비브에 있는 미국대사관을 예정보다 이른 2019년 말까지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팔레스타인 측은 '말도 안 되는 어리석은 짓'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 국회 크노셋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미국은 허구보다는 사실을 선택했다. 사실은 정당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위한 유일한 토대"라며 "예루살렘은 이스라엘 수도이다. 수주일 내로 미국 정부는 예루살렘에 미국대사관을 개관하는 계획을 제시할 것이며 대사관은 내년 말까지 문을 열게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펜스 부통령은 미국이 '두 국가 해법(two-state solution)'을 확고히 지지한다면서 팔레스타인 지도부에 협상 테이블로 다시 돌아오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2월6일 유엔 결의안과 국제사회의 기존 관행을 무시하고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해 팔레스타인은 물론 아랍권 등의 비난과 분노를 샀다.
펜스 부통령은 크노셋을 찾기 전에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 환대를 받았다.
네타냐후 총리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승인하는 "역사적 선언"을 행한 트럼프 대통령을 치하하는 동시에 미국과 이스라엘의 동맹이 지금처럼 강한 적은 여태껏 없었다고 강조했다.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 인정과 함께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을 공약한 후 이스라엘을 찾은 미국 최고위급 인사이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는 미국대사관의 예루살렘 조기 이전을 약속한 펜스 부통령을 비판했다.
PLO 집행위원회의 하난 아슈라위는 펜스 부통령의 발언을 '어리석다'고 지칭하며 그가 평화를 촉진하고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방문했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아슈라위는 "미국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함으로써 평화 절차를 훼손했기 때문에 그에 관해 말할 자격이 없다"고 힐난했다.
또한 아슈라위는 미국 정부가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 구호기구(UNRWA)에 대한 재정지원을 삭감한 것도 비판했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 20일 나흘간 일정으로 중동 순방에 나서 이집트, 요르단을 거쳐 이스라엘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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