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총선을 주목하라…EU 안정 시험대

기사등록 2018/01/21 04:30:00

최종수정 2018/01/23 09:14:04

【로마=AP/뉴시스】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28일(현지시간) 연말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젠틸로니 총리는 이날 각료회의를 열고 내년 3월4일 총선을 실시하기로 확정했다. 2017.12.29
【로마=AP/뉴시스】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28일(현지시간) 연말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젠틸로니 총리는 이날 각료회의를 열고 내년 3월4일 총선을 실시하기로 확정했다. 2017.12.29
【서울=뉴시스】권성근 기자 = 오는 3월4일로 확정된 이탈리아 총선이 브렉시트(영국 유럽연합(EU) 탈퇴)와 더불어 EU 안정화를 방해하는 또 다른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번 총선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포르자 이탈리아, 제1 야당인 오성운동, 집권 민주당 간 3파전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어느 정당도 과반의석을 차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시장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이탈리아 총선에서 포퓰리즘 정당이 바람을 일으킬 경우 취약한 재정이 다시 부각될 수 있으며, 이는 이탈리아 뿐만 유럽 전체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CNBC는 최근  보도했다.

◇이탈리아 총선 앞두고 '포퓰리즘' 경계심

시장에서는 3월 총선을 앞두고 포퓰리즘의 득세를 경계하고 있다.경제분석 전문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 Economist Intelligence Unit)'의 피터 세레티 애널리스트는 "이번 선거는 유로존 경제규모 3위 국가에 심각한 정치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세레티는 "지난해 이탈리아의 국가부채는 2조3000억 유로로 국내총생산(GDP)의 133%, 전체 유로존의 20% 이상을 차지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총선은 이탈리아 경제가 회복되는 상황에서 실시된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GDP는 금융위기 이전보다 여전히 6% 정도 낮다. 다음 정부는 잠재 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을 사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예상보다 빠르게 통화 정책 긴축 전환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하면서 시장 변동성은 커졌으며, 이탈리아 정부가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빌리는 데 더 많은 비용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 이같은 위험요소는 유로존 경제 전체에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

◇총선에서 부각될 주요 이슈

에릭 존스 존스홉킨스 대학 교수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의 모든 이슈는 세금과 관련돼 있다"라며 "일률과세, 텔레비전에 부과되는 세금 등 여러 형태의 세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밀라노 =AP/뉴시스】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가 2017년 10월 18일 밀라노에서 기자회견에 참석한 후 차에 올라타고 있다. 베를루스코니가 이끄는 포르자 이탈리아 당은 오는 3월 4일 조기총선을 앞두고 선심성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2018.1.1
【밀라노 =AP/뉴시스】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가 2017년 10월 18일 밀라노에서 기자회견에 참석한 후 차에 올라타고 있다. 베를루스코니가 이끄는 포르자 이탈리아 당은 오는 3월 4일 조기총선을 앞두고 선심성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2018.1.1
존스 교수는 "반면 이탈리아가 유로존에 계속 남아있을지 대해서는 깊이 있는 논의가 없다"라며 "오성운동은 이에 대해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으며 북부동맹에서는 일부 인사들이 유로존 탈퇴에 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유럽에 관한 이슈는 배제되는 분위기다"라고 밝혔다.

포퓰리즘 정당인 오성운동은 그동안 유로존 탈퇴를 주장해왔지만 최근 당 지도부는 유로존 탈퇴에 대한 완화된 입장을 내놓아 주목을 받았다. 우파연합의 한 측인 극우정당 북부동맹은 유로존 경제 시스템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북부동맹은 이탈리아 경제를 위해 유로존에서 탈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집권 민주당 지지율에서 고전

파올로 젠틸로니 정부는 지난 한해 선거법 개정 등 일부 개혁 법안들을 통과시켰다. 지난해 10월 이탈리아 의회를 통과한 새로운 선거법은 전체 의원의 36%는 한 선거구에서 최다득표자를 당선시키는 소선거구제로 뽑고, 나머지 64%는 비례대표제(정당별 득표율에 따라 할당)로 채우도록 명시하고 있다. 또 선거를 실시하기 전 각 정당 간 연합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선거 전에 다른 당과 연합하는 정당이 유리할 것으로 보이며 오성운동과 같은 정당이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인 IHS 마킷 존 레인스 정치 리스크 책임자는 "오성운동의 노선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라면 선거법 개정이 긍정적으로 비칠 수도 있다"라며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오성운동은 총선을 앞두고 가장 선전하는 정당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현 집권당인 민주당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 여론조사 기관인 테르모메트로폴리티코가 지난 11일 공개한 조사를 보면 오성운동이 29%로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민주당이 24%로 뒤를 이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포르자 이탈리아'는 15.3%로 3위에 그쳤다.

세레티는 "이탈리아 총선 이후 헝 의회(과반의석을 차지하는 정당이 없는 의회)가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중도우파가 가장 큰 연합 세력이 될 것이고 오성운동은 최대 정당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어는 세력도 절대 과반수를 확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의 연정의 열쇠는  '포르자 이탈리아'가 연정의 열쇠를 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 포르자 이탈리아는 2개의 극우정당인 북부동맹, 이탈리아 형제당과 중도 우파 연합을 결성했다. 미디어 재벌인 베를루스코니는 세금 횡령 혐의로 공직 활동 금지 판결을 받아 다시 총리가 되기는 어렵다.

연정 구성 협상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이로 인해 이탈리아 정치 불안이 심화될 수 있다. 세레티는 "좌파와 우파의 연정 구성은 민주당과 포르자 이탈리아 중심으로 돌아갈 것이다. 행정부는 약화될 수 밖에 없으며 대대적인 개혁 법안을 통과시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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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총선을 주목하라…EU 안정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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