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대 박삼수 교수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울산대학교 중국어·중국학과 박삼수(63)교수가 중국 당나라(618∼907) 시의 거장 왕유(王維) 시전집을 새로 펴냈다.
17일 울산대에 따르면 이 책은 박 교수가 20년간 연구한 결과를 집대성 한 것으로 2008년 출간한 '왕유 시전집'(현암사)의 개정 증보판이다.
왕유는 이백, 두보와 함께 당나라 3대 시인의 한 사람이다.
이 책은 '시불(詩佛)'이라 불리는 왕유의 시 308편 376수를 모두 우리말로 옮기고, 각 시마다 상세한 주석과 명쾌한 해설을 덧붙였다.
왕유는 또 동양화 역사상 수묵산수화를 창시한 대화가(大畵家)이기도 하다.
이백이 풍류 넘치는 삶을 살며 호방한 필치와 낭만적인 서정으로 시운을 만나지 못한 개인적 시름과 울분을 토로했다면, 두보는 우국 우민(憂國憂民)의 충정을 바탕으로 침울하면서도 사실적인 필치로 전란(戰亂)의 고통에 신음하는 사회 민생을 여실히 반영했다.
반면 불교에 심취했던 왕유는 역관역은(亦官亦隱)의 고뇌에 찬 삶을 살며 담박하면서도 고아한 필치로 세속적 번뇌에서 초탈하고 해탈한 정서를 묘사했다. 이 때문에 왕유의 시는 자연의 정취와 불가(佛家)적 선취(禪趣)가 넘치는 것으로 유명하며 이는 속세를 떠난 서정의 극치로 이어진다.
그러나 왕유의 시적 재능은 은일(隱逸)한 서정에만 머물지 않았다. 적극 진취적인 처세를 보인 전기에는 경세제민(經世濟民)의 정치적 이상을 표출하는가 하면, 현실 사회의 불합리를 풍자하기도 했다.
또한 생애 전반에 걸쳐 창작된 교유시(交遊詩)와 증별시(贈別詩), 그리고 일상생활의 다양한 감정을 담은 작품에서 묻어나는 은근하면서도 온후한 정감은 감탄을 자아낸다.
박삼수 교수는 "오늘날 치열한 생존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어느 누구도 현실적인 고뇌와 갈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며 "고통과 시련의 삶 속에서도 인생에 대한 통찰로 자신을 지켰던 왕유에게서 더욱 매력을 느낀다. 그의 시는 분명 고단한 현대인에게 초탈과 해탈의 지혜를 일깨워 줄 것이다"고 말했다.

왕유 시전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