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프리, 글든글로브서 흑인 여성 최초로 평생공로상 수상
"새 날은 다가오고 있다...진실이 우리의 가장 강력한 도구"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7일(현지시간) 열린 제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평생공로상에 해당하는 세실 B. 데밀 상을 수상한 오프라 윈프리(65)의 수상소감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면서 차기 대선후보로 떠오르고있다고 CBS가 보도했다.
이날 미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흑인 여성 최초로 세실 B. 데밀 상을 수상한 윈프리는 수상소감을 통해 "지금 이 순간, 내가 이 상을 받은 첫번째 흑인여성이라는 사실을 지켜보고 있는 소녀들이 있다"며 "나는 모든 소녀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 새 날은 다가오고 있다. 마침내 그 새로운 날이 밝아 올 때, 그것은 훌륭한 여성들 때문일 것이며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이 오늘 밤 이곳에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여배우들은 반(反) 성폭력 메시지를 나타내기 위해 일제히 검은 색 드레스를 입었다. 일부 여배우들은 보석 대신 가슴에 '타임즈 업(time's up)'이 적혀있는 핀을 달기도 했다. '타임즈 업'은 지난 1일 여배우, 프로듀서, 작가 등 할리우드 업계에서 일하는 여성 300여명이 업계는 물론 미국 사회에서 성추행과 성폭력, 성차별을 없애기 위해서 결성한 단체 이름이다.
윈프리는 이어 "진실을 말하는 것이 우리가 가진 가장 강력한 도구다"라며 "나는 특히 개인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나눌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한 여성들 모두가 자랑스럽다. 이 곳에 있는 우리 모두는 우리가 말한 이야기 때문에 축하를 받는다. 그리고 올해, 우리가 그 이야기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또 윈프리는 "너무 오랫동안 여성들은 남성들의 힘에 대한 진실을 말할 용기를 내는 것에 대해 감히 들어 본 적이 없거나 믿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시대는 끝났다(time is up)'. 추행과 폭력의 시간들을 견뎌낸 모든 여성들에게 감사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윈프리가 "아무도 '나도(Me too)'라는 말을 다시 할 필요가 없도록 우리 모두가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말할 때 청중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CBS는 윈프리가 무대에 오르기 전 이미 트위터 상에서는 '프레지덴셜(presidential)'라는 수식어가 그를 따라다녔고, 2020년 미 대선 후보를 의미하는 해시태그 '#오프라2020' 또한 널리 사용됐다고 전했다.윈프리의 대선 출마설은 지난해 한 차례 불거졌었다. 하지만 당시 윈프리는 모든 소문을 일축한 바 있다. CBS는 수상소감을 계기로 윈프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항마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사람들 사이에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1954년 미시시피 주의 시골에서 사생아로 윈프리는 9살 때 사촌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했으며, 10대 시절에는 마약 중독에 시달리기도 했다. 1983년 방송을 시작한 윈프리는 특유의 공감능력으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끌어내면서 1986년부터 2011년 5월까지 미 CBS에서 '오프라 윈프리 쇼'를 25년간 5000회 진행했다. 2005년 국제 에미상 방송인상과 2012년 아카데미 시상식 평생공로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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