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경기 남·북부의 대표적인 신도시인 동탄과 김포한강 주택시장이 엇갈린 운명을 이어가고 있다.
'미분양의 무덤'이라 불리며 부진을 면치 못하던 김포한강 신도시는 오름세를 보이는 반면, '청약로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분양만 하면 완판행진을 이어가던 동탄신도시는 역전세난 및 내림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2분기 김포한강신도시는 0.10% 오른데 이어 3분기 1.03%, 4분기(이달 15일 기준) 0.82% 상승했다. 동탄신도시가 2분기부터 0.05%, 0.09%, 0.18% 순으로 하락폭이 확대된 것과 대조적이다.
김포한강 신도시는 지난 2014년까지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릴 정도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월 기준 김포시 미분양 물량은 3247가구에 달한다. 그해 김포시는 고양·용인시와 함께 경기에서는 미분양 물량이 적체된 상위 3개 지역으로 꼽혔다.
이같은 분위기에 당시 김포는 청약통장이 필요없는 곳이란 수식어도 붙을 정도였다.특히 김포한강 신도시는 아직 기반시설이 다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대규모 물량이 쏟아져, 미분양이 적체됐다.
이처럼 부진함을 면치 못하던 한강신도시가 지난 2015년부터 살아나고 있다.
여기에는 '서울 전세난'과 '청약제도 완화' 영향이 컸다. 계속 오르는 서울 전셋값을 이기지 못하고, 전세입자들이 김포 주택시장으로 유입됐기 때문이다.
김포 집값은 서울 전셋값으로도 매입 가능할 정도로 서울 대비 저렴한 반면, 수도권에서는 비교적 서울과 인접하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했다. 김포도시철도 개통을 앞두고 있어 서울 접근성이 향상될 것이란 점도 한 몫 했다.
또한 청약 1순위 자격이 완화되면서 누구나 청약받기 쉬워졌다. 이에 빚 내서 전세살이 할 바에 차라리 내집을 마련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에 집값도 상승했다. 2015년 2분기 김포 한강신도시 아파트값은 3.71% 상승했다. 전년 같은 분기에는 0.66%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1년만에 상황이 달라진 셈이다.
반면 동탄신도시는 지난 2년 분양 활황기를 타고 꾸준히 가격이 올랐던 경기 지역 대표적인 신도시였다. 당시 '청약 당첨만 되면 로또'라는 말이 나왔고, 웃돈을 노린 투자수요가 꽤 몰렸다.
분양하는 단지마다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계약 3~4일 만에 계약이 완료되는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오피스텔의 경우 모델하우스 오픈 전날부터 밤새 기다리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룰 정도였다.
매매가 상승세도 계속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가격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올 2분기 하락전환한 뒤 하락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는 '입주대란' 영향이다. 지난 2~3년 동탄신도시에 대규모 분양했던 신규 아파트가 올해부터 본격 입주에 돌입한다. 어느 정도 입주가 완료된데다 더 이상 개발여지가 없는 동탄1신도시보다 아직 입주와 분양물량이 남아있는 동탄2신도시를 중심으로 공급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올초에는 청약미달되는 사태도 벌어졌다.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 1월 동탄2신도시에 분양한 '동탄2신도시 A99·100블록 아이파크' 두 단지 모두 청약미달됐다.
두 단지 각각 467가구 모집에 212건, 509가구 모집에 253건만 접수되면서 청약률이 절반수준에 그쳤다. 특히 99블록에 들어서는 96㎡A타입은 196가구 모집에 26가구만 접수하는 등 약 86%가 미달났다.
일부 단지에서는 수요대비 물량이 많아 전세매물이 남아도는 '역전세난'이 나타났다. 전세가격과 함께 매매가격도 동반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신도시가 형성되고 자리잡는 과정에서 보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설명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신도시가 초기에 자리 잡을 때, 아직 기반시설이 모두 갖춰있지 않은데다 물량은 계속 공급되다보니 가격 하락세가 나타난다"며 "김포한강은 이미 그 과정을 거친 뒤라고 본다면 동탄2신도시는 그 과도기를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동탄신도시 회복세는 내년 시장상황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권 팀장은 "내년에는 부동산 규제가 본격 적용되고, 금리인상 및 대출규제로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며 "동탄2는 입주물량도 많아 빠른 회복세를 보이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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