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의 맞춤형 화법···"양꼬치엔 칭다오"

기사등록 2017/12/15 14:27:47

【베이징(중국)=뉴시스】전진환 기자 = 중국을 국빈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현지시각) 중국 베이징대학교에서 '한중 청년의 힘찬 악수, 함께 만드는 번영의 미래'를 주제로 연설을 하고 있다. 2017.12.15. amin2@newsis.com
【베이징(중국)=뉴시스】전진환 기자 = 중국을 국빈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현지시각) 중국 베이징대학교에서 '한중 청년의 힘찬 악수, 함께 만드는 번영의 미래'를 주제로 연설을 하고 있다. 2017.12.15. [email protected]
【베이징(중국)=뉴시스】김태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듣는 사람의 특성에 맞게 준비한 맞춤형 화법이 15일 베이징대 강연에서도 큰 호응을 얻었다. 상대의 관심사를 적절히 파고드는 문 대통령의 연설에 젊은 대학생들은 큰 박수로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베이징대 '영결교류중심' 강당에 약 300명의 대학생들이 모인 가운데 A4용지 12장의 분량의 연설문을 30분간 긴 호흡으로 전달했다. 두 나라의 가까운 지리적 특성은 물론, 역사속에서 공통점을 끄집어 내 공감을 이끌어냈다.

 특히 모인 청중이 20대 젊은 대학생이라는 점을 고려해 딱딱하고 어려운 말을 늘어놓기보다는 되도록 쉬운 화제를 적절히 고른 것이 특징이었다. 그 속에서도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확실히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인들은 지금도 매일 같이 중국 문화를 접한다. 많은 소년들이 '삼국지연의'를 읽고, 청년들은 루쉰의 '광인일기'와 '아큐정전'을 읽는다"며 "논어와 맹자는 여전히 삶의 지표가 되고 있으며, 이백과 두보, 도연명의 시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도 역시 삼국지연의를 좋아한다. 가장 마음에 드는 내용은 유비가 백성을 이끌고 신야에서 강릉으로 피난을 가는 장면"이라며 적에게 쫓기는 급박한 상황에서 하루 10리 밖에 전진하지 못하면서도 백성들에게 의릐를 지키는 유비의 보습은 '사람이 먼저'라는 저의 정치철학과 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삼국지연의는 위(魏)·촉(蜀)·오(吳) 세 나라의 역사를 바탕으로 전승되어 온 이야기들을 14세기에 나관중이 편찬한 장편 역사소설이다. 중국이 자부하는 대표적인 역사물이다. 단순히 언급하는 수준이 아니라 좋아하는 대목을 구체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진정성을 보였다. 자신의 정치철학과 연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특히 강연 초반부에 젊은이들이 공감할 만한 화두를 던지며 자신의 메시지에 집중하게 만들었다.
 
 문 대통령은 "지금 중국 청년들 사이에 한류(韓流)가 유행한다고 하지만, 한국에서 '중류(中流)'는 더욱 오래되고 폭이 넓다"며 "한국의 청년들은 중국의 게임을 즐기고, 양꼬치와 칭따오 맥주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은 중국의 쓰촨요리 '마라탕'이 새로운 유행"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양꼬치와 칭다오', '마라탕'을 언급하는 순간 연설에 귀 기울이고 있던 대학생들은 웃음을 터뜨리면서 큰 박수를 보냈다. 상대방이 자신의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는 데에 대한 공감과 기쁨의 표현이었다.

 강연을 진행한 사회자는 "이곳 북경대학 식당의 마라탕도 괜찮다. 맛은 여기 여학생들이 증명할 수 있다"며 문 대통령의 언급에 살을 보탰다.

 문 대통령은 이외에도 중국 쇼트트랙 선수 우다징(武大靖)·판커신(范可新) 등을 언급하고, 중국의 유명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인터넷 업체 텐센트 등을 거론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전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달한 선물도 직접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통(通)'이라는 글자를 선물로 드렸다.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간다는 말의 '통'자를 딴 것"이라며 "양 정상간, 양 국가간, 양 국민간에도 소통을 강화하는 것이 관계개선을 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通)이라는 글자는 신영복 선생의 서화작품으로 사드(THAAD) 갈등으로 단절됐던 한·중간 관계를 회복하고 적극 소통하자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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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의 맞춤형 화법···"양꼬치엔 칭다오"

기사등록 2017/12/15 14:27:47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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