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성 위원장 "글로벌기업도 국내기업과 동등 규제토록, 집행력 강화하겠다"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규제를 한다면,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도 동등하게 적용해야 한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제4기 방통위 비전으로 '국민이 중심 되는 방송통신'을 제시하며 '4대 목표 및 10대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방통위는 국내외 사업자 간 규제의 불균형을 개선하기로 했다. 주요 추진내용은 해외사이트 불법정보 등 유통 차단, 해외기업 불공정행위 등 조사·제재 강화, 위치정보서비스 주체 불일치 해소 등이다.
이 위원장은 "최근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기타 미국 인터넷 기업들에게서 여러 불미스런 일들이 있었고, EU를 비롯, 유럽 국가들이 강하게 규제 의지를 보였다"며 "우리도 국제 공조와 더불어 자체적인 규제 실행력을 높여야 하며, 개인적으로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미국 FCC의 망 중립성 폐기 문제와 관련, "트래픽 많이 유발하는 업체들은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며 "그러나 일정한 기준을 정해 그렇지 않은 기업에 대해선 망중립성이 적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효성 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사업자 간 상생 방안 중 알뜰폰 도매 대가에 대한 부분이 없다.
"알뜰폰 그 자체는 통신비 인하에 큰 기여를 해왔다. 하지만 기본적인 정책들은 과기정통부 산하로 돼 있고, 우리가 그 부분에 대해 개입할 여지는 크지 않은 것 같다. 때문에 방통위는 통신비 인하에 도움이 되는 알뜰폰이 앞으로도 계속 유지 되고, 통신비 인하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과방위(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조언을 하는 차원에서 가능할 것 같다. 방통위 자체 정책으론 어려움이 있다."
-개인인정보 보호를 강화하는 것과 활용하는 것은 대치되는 부분이 있다. 방통위는 개인정보를 어느 수준까지 활용할 수 있게 할 방침인가.
"시민단체들이 특히 개인정보 보호에 많은 중점을 두고 있다. 지금까지 개인정보가 누출되고 국가기관들이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사용해 개인에게 불이익을 주는 사례가 종종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정당에서도 개인정보 보호에 강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개인정보 보호에만 치중하는 쪽으로 가면 4차 산업혁명시대에 뒤쳐질 수 있다. 개인정보를 비식별조치하면 굉장히 중요한 산업의 빅데이터 자료가 될 수 있다. 이점에 방통위가 소홀할 수 없다. 선진국 특히 EU의 경우 GDPR(개인정보보호 일반규정)을 통해 새로운 규제를 발표하고 시행한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대응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매우 많이 든다. 우리가 EU가 요구하는 적정성 평가를 얻으려면 그에 버금가는 개인정보 처리와 이전 문제가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볼때 개인정보를 어떻게 보호하고 산업화에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인지가 방통위는 물론 우리 사회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방통위는 보호에만 치중하지 않고 적절한 비식별화로 EU에서 정한 기준에 맞춰 산업적으로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지난 3기 방통위에서 OTT 관련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했는데 그 계획은 언제인가. 또 제2차 정부조직개편 시 방통위가 방송진흥 업무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나.
"방송·통신 융합 시대에는 방송과 통신을 구별하기 어렵다. 오늘날 스마트폰을 이용해 방송을 보고 통신도 하는 것처럼 디바이스와 회선을 통해서는 전혀 (방송과 통신을)구분할 수 없다. 그런데 지금 현재로선 (방송통신 조직이)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분리돼 있다고 생각된다. 방송도 유료방송이란 이름으로 다른 쪽으로 가있다. 이는 비정상적 상황이다. 제2차 정부조직개편 때 적절하게 해결이 돼야할 문제라고 본다. 상대방이 있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말할 수는 없으나, 2008년 출범했던 방통위로 되돌아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 방송통신 융합이 심화됐는데 거꾸로 분화돼가는 제도를 마련했다는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다."
-지상파 중간 광고 도입 등에 대해서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허용한다는 뜻인가.
"중간광고문제는 사회적으로 매우 민감한 문제다. 이미 종편에는 도입돼 있지만 지상파 방송까지 도입되는 문제는 시민단체에서 많이 반대해왔다. 기존에 중간광고 하는 종편이나 유료방송에서도 반대하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방송환경이 매우 어려워졌고, 오늘날에는 지상파 방송의 장점이라 하는 광고 수주를 (예전만큼) 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지상파 방송도 경영 측면에서 매우 어려워졌기에 그점 고려해서 중간광고 문제도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할 때가 됐다. 지상파는 안되고 유료방송엔 된다고 생각하기 어려운 시점이 된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아직 확실하게 도입하겠다는 건 아니지만, 상임위 합의를 거쳐 상황 변화 고려해 적극적으로 이 문제에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터넷사업 역차별, 불법행위 차단한다고 했다. 조세회피, 개인정보 무단 수집한 구글 등을 말하는 것인가.
"음란물 같은 경우 텀블러가 대표적이다. 우리가 (삭제 등을) 요구해도 전혀 응하지 않는다. 또 국내외 기업 간에 차별적인 규제가 있어선 안 된다. 개인적으로 동등한 규제를 할 수없다면 국내 기업에도 규제해선 안 된다 생각한다. 문제는 글로벌 기업에 대한 우리 정부의 규제 실행력이다. 최근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기타 미국 인터넷 기업들에게서 여러 불미스런 일들이 있었다. EU를 비롯, 유럽 국가들이 강하게 규제 의지를 보였다. 국가에서 상당한 과징금을 부과하고 있다. 우리도 국제 공조와 더불어 우리 자체적인 규제 실행력을 높여야 한다. 우리 국회에서도 몇몇 의원이 관심을 갖고 법개정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규제의 실행력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돼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더불어 이미 네이버 등에는 외국기업에 부과되지 않는 세금이 부과되고 있고 비대칭 규제가 들어가고 있다. 그럼 외국기업이 안내니까 국내 기업들도 내지 말라는 그런 취지는 아니다. 앞으로 어떤 규제를 시행하게 될 때엔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입법을 통해서라도 동등규제를 하도록 하겠다."
-김석진 방통위 상임위원이 전체회의에서 방통위가 지나치게 방송에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했다.
"전통적 언론의 자유라고 할 때 보통 신문의 자유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언론의 자유가 방송에 그대로 적용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방송은 사회적인 영향력이 크고 공공재인 전파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공정해야 하고 공익을 위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방송들이 공적 책임이나 공정성에서 많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런 문제점에 대해선 방송법에 의해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4기 방통위가 그간 해왔던 일들은 그런 기준에 비춰 했던 것이지 자위적인 기준으로 한 것은 아니다. KBS 이사회 문제는 우리가 감사원 감사결과를 검토하고 있다. 아직 검토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에 뭐라고 대답하기 이르다."
-인터넷 사업자의 사회적 책무 강화, 이해 관계나 정책 편의성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어떤 사업자들이 참여하고 어떤 사회적 책무인지, 어떻게 운영할 계획인지 설명해달라.
"한국의 몇몇 인터넷 기업들은 상당 규모로 성장했다. 물론 미국의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과 비교하면 아직 규모가 적다고 하겠지만 적어도 국내에선 상당 부분 성장했다고 본다. 그렇다면 사회적 책임도 어느 정도 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OTT 등 방송통신 융합시대에 인터넷 기업들을 통해서 방송을 수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게 된다. 그럼 방송사업자인지 아닌지 그런 문제도 부각될 수도 있다. 방송사업자라면 방송발전기금도 부과할 수 있는데 아직 정해진 건 없다. 다만 이제는 그런 걸 검토할 때가 됐다. 다만, 이런 부분이 외국기업과 차별적으로 이뤄지면 안 된다. 외국기업에는 규제 못하면서 국내 기업에만 규제하는 것은 성장한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기에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방통위가 (사회적 책무 강화) 의지와 방향성은 가지고 있지만, 또 한편으론 신중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종편의 방송발전기금 언급했는데 구체적으로 언제까지 할 계획인가
"그 문제는 매우 민감하다. 앞으로 아마 그 결정을 함에 있어서 매우 신중할 수 밖에 없는 사안이다. 그러나 종편들이 나름대로 거의 6년정도 허가를 받고 운영되면서 상당한 정도로 성장했고 이제 법에 의해서 특혜를 주지 않아도 괜찮지 않나 판단할 시점이 됐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특정한 방향성을 가지고 그걸 어떻게 하겠다는 건 아니다. 자유시장에 맡겨야 할지 아직도 법적 보호를 통해서 특혜를 계속 유지해야 할지 이런 걸 검토할 시점이 됐다는 거다. 어떤 결과가 도출될 지는 여기서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지금까진 검토할 필요가 없었다면 이제는 검토할 시점이 됐다는 정도로 이해해달라."
-미국 FCC에서 망 중립성 폐기 문제가 논의됐다. 이에 대한 위원장의 개인적 견해는 어떤가.
"망중립성 문제는 미국에서는 상당히 완화할 것 같다. 이미 그런 조치가 내려진 걸로 안다. 개인적으로는 트래픽을 과도하게 유발하는 업체에 대해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트래픽을 별로 유발하지 않는 업체까지도 일일이 요금을 받는 것은 ICT 산업 발전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그래서 완전한 의미의 망중립성은 바람직하지 않다. 트래픽 많이 유발하는 업체들은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그러나 일정한 기준을 정해 그렇지 않은 기업에 대해선 망중립성이 적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방통위가 공영방송에 개입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영방송에 정치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 법에 의해서 할 수 있는 걸 했다. 공영방송의 책임, 공정성, 공익성 이런 것들이 제대로 방송법에 있는대로 준수되지 않았다면 그런 걸 제대로 하도록 하는 정도에서 방통위가 개입해왔고 발언한 것이다. 정치적으로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특정한 사람들을 교체하기 위해서 한 것은 아니다는 걸 분명하게 말씀드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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