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 "청산소 불확실성 우려"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세계 최대 상품 거래소인 시카고상품거래소(CME)와 경쟁사인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 그리고 기술주 중심의 장외주식시장인 나스닥 등 미국의 대표적인 거래소 3곳이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투자 상품 출시 경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현지시간)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면서 미국의 간판 거래소들도 마침내 비트코인 선물 출시 전쟁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CBOE는 11일부터 'XBT'라는 이름의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시작한다. CME는 이보다 일주일 늦은 18일부터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시작한다. 나스닥도 내년 초부터 비트코인 선물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증되지 않은 뒷골목 투자상품쯤으로 거래되던 비트코인이 이제 정규 시장의 각광받는 상품으로 부상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1일 두 거래소는 미국 파생상품 규제당국으로부터 비트코인 관련 상품 거래를 승인 받았다.
비트코인 가격은 5일 오전 9시 7분 현재(한국시간) 1코인당 1만1612달러에 거래됐다. CME와 CBOE이 비트코인 선물을 출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양사의 주가는 10월말 대비 9% 이상 급등했다.
에드 틸리 CBOE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우리는 공정성과 유동성을 담보하는 비트코인 거래 시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CME의 비트코인 선물 가격은 비트코인 거래소 4곳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CME는 또한 비트코인의 1회 거래량을 최대 1000개로 한정키로 했다. 이는 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비트코인 물량의 1% 이하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CME 측은 밝혔다.
CBOE의 비트코인 거래는 캐머론과 타일러 윙클보스 형제가 설립한 가상화폐거래소 ‘제미니’의 거래가격을 기초로 삼는다. CBOE는 비트코인의 최대 투자물량을 5000개로 제한하게 된다. CBOE의 비트코인 거래 시장은 하루 23시간 가동할 예정이다.
고객 돈이 아닌 자기자본으로 주식이나 파생상품 등에 투자하는 이른바 '프랍트레이딩' 전문업체들도 본격적으로 비트코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세계 최대 프랍트레이딩 회사 중 한 곳인 시카고 소재 DRW는 자회사인 컴버랜드를 통해 비트코인 거래를 하고 있다.
아직은 안정성을 검증받지 못한 비트코인이 일시에 정규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The Commodity Futures Trading Commission)는 비트코인의 높은 변동성이 청산소(clearing houses)의 불확실성을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청산소는 ▲선물계약의 이행보장과 ▲일일 정산, ▲청산 기능, ▲현물 인수 등을 보장한다.
CME와 CBOE는 비트코인 거래에 다른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비트코인 투자자들에게 각각 35%와 33%의 개시증거금을 요구할 예정이다. 개시증거금이란 선물거래 계약 때에 예치하는 보증금이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