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리아 내전 해결을 위한 본격 외교 활동에 나섰다.
22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소치에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터키 대통령을 만나 6년 간 이어진 시리아 내전 종식을 위해 다방면에서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시리아의 무장 세력이 결정적인 타격을 입었고 이제는 다년 간의 내전을 종식할 현실적인 기회가 왔다"며 "시리아 국민은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회담 시작을 선언했다.
이어 "시리아 국민이 동의하는 국가의 원칙을 세워야 한다"며 "시리아 개혁 과정은 쉽지 않을 것이고 정부를 포함한 모든 당사자들의 타협과 양보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유엔이 주도하는 제네바 평화회담과는 별개로 러시아 주도로 이란, 터키가 함께 진행 중인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평화회담의 성과를 거론하면서 "안전지대 설정으로 시리아 내 폭력 수준이 낮아졌고 수십만명의 난민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고 자찬했다.
러시아와 이란, 터키는 지난 5월 내전 종식을 목표로 시리아에 정부군과 반군 간 전투를 중단하는 4개의 안전지대 구축에 합의한 바 있다.
이날 회담에서 3국 정상은 푸틴 대통령이 오는 12월로 계획하고 있는 '시리아 국민 대화 회의(Syrian national dialouge congress)'에 합의했다. 이는 시리아 정부 측과 반정부 세력을 모두 모아 통합 체제의 기본 틀을 마련하는 목적으로 개최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난항의 신호도 감지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시리아의 쿠르드족이 터키가 테러리스트로 규정한 터키의 쿠르드족과 연계 돼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회의 참석 자격을 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시리아 쿠르드족은 미군의 지원을 받아 시리아민주군(SDF)에 참여해 이슬람국가(IS) 격퇴에 공을 세워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고 있다.
로하니 대통령 역시 시리아 북동부에 주둔하는 미국 군을 언급하면서 "정치적 해결의 기반은 마련됐지만 시리아 정부가 초청하지 않은 외국 군이 시리아에 있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스테판 데 미스투라 시리아 유엔 특사는 23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의 시리아 평화과정에 대한 계획을 전달받을 예정이다.
한편 시리아 내부에서는 22일부터 반정부세력 지도자들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모여 대통합을 위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28일 제네바에서 열리는 시리아 협상에 대비한 움직임이다.
그러나 이번 회의를 이틀 앞둔 지난 20일 시리아 반정부세력을 대표하는 고위급협상위원회(HNC)의 리야드 히잡 위원장이 러시아가 주도하는 평화협상을 저격해 "시리아 국민과의 상의 없이 만들어진 협상을 통해 시리아를 자신의 영향권 안에 두려는 외세의 시도"라고 비판하고 물러나면서 반정부 세력 대통합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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