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캄보디아 당국은 자국 정치 사정을 비판적으로 전해온 미국 라디오 방송 자유아시아(RFA)의 기자 2명을 간첩 혐의로 체포했다고 영자지 크메르 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프놈펜 경찰청 심 부티 부청장은 캄보디아에서 RFA 기자로 일해온 오운 친과 양 소티린 기자를 지난 16일 최대 징역 15년에 처할 수 있는 스파이 행위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심 부티 부청장은 경찰이 이들 기자의 간첩행위와 관련한 증거를 확보해 체포했으며 재판에 회부했다고 전했다.
그는 프놈펜 경찰이 오운 친과 양 소티린의 자백과 증언, 스파이 행위를 행한 물적 증거 등을 수집했으며 이들 모두 두 기자가 캄보디아 밖에서 RFA를 위해 공작 활동을 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운 친과 양 소티린은 프놈펜 시내 마라디 호텔에서 체포됐으며 당시 휴대하던 노트북 여러 대와 녹음장비 등을 몰수당했다.
심 부티 부청장은 오운 친 등이 국가안보에 편견을 갖게 만드는 위해 정보를 외국에 제공했다는 죄목으로 처벌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운 친은 압수 장비가 가족이 부른 노래를 녹음하고 결혼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호텔이 두었던 것이라며 RFA를 위해 어떤 뉴스도 제작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캄보디아 정부는 8월 RFA가 납세와 등록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방송 송출을 차단시키고 9월에는 폐쇄 명령을 내렸다.
지난 32년간 장기 독재정권을 이끌어온 훈센 총리의 캄보디아 정부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야당과 인권단체, 언론 매체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캄보디아 대법원은 지난 16일 제1야당인 캄보디아 구국당(CNRP)이 외부세력과 짜고 정부 전복을 꾀했다는 이유로 CNRP를 해산하는 한편 야당 인사 118명의 피선거권을 박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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