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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연정 협상 난항에 EU 정상회의 불참 뭇매

기사등록 2017/11/17 14:29:27

【베를린=AP/뉴시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6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017.11.17.
【베를린=AP/뉴시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6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017.11.17.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독일 총선 이후 연립정부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번 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불참한다. 그동안 'EU 1인자' 역할을 해온 메르켈이 관련 회의에 빠지는 건 드문 일이다.

 16일(현지시간)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이튿날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다. 이 회의는 노동자 보호 등 유럽 내 사회적 권리 증진에 관해 논의하는 자리다.

 스테판 뢰프벤 스웨덴 총리와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이번 회의를 주재한다. 메르켈과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 키프로스 대통령, 유하 시필레 핀란드 총리 등을 빼면 EU 27개 회원국 정상들 대부분이 참석한다.

 메르켈 총리가 EU 정상회의에 가지 않기로 한 이유는 독일 국내 사정 때문이다. 그는 9월 24일 총선에서 4연임에 성공했지만 두 달이 다 돼도록 연정 구성을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메르켈의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은 자유민주당, 녹색당과 연정을 논의 중인데 의견 차이 때문에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소수 정부 출범, 최악의 경우 재선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세 당의 불협화음은 예견된 일이었다. 중도 보수인 CDU-CSU, 자유주의 성향의 자민당, 진보 정당인 녹색당은 세금, 노동, 난민 등의 주요 이슈를 놓고 서로 다른 정책을 주장하고 있다.

 현재 세 당은 막판 의견 조율에 한창인 만큼 메르켈 총리는 자리를 비울 수가 없다. 이들은 17일 오전까지 협상을 마무리하기로 한 상태다. 이날 연정 성사 여부가 결정되거나 협상 기일이 연장될 수도 있다.

 메르켈의 EU 정상회의 불참 소식에 일각에선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유럽의회 내 정당그룹인 사회민주진보연대(PASD)의 주앙 로드리게스 의원은 메르켈의 결정이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로드리게스는 "그가 힘들게 연정 협상을 하고 있단 걸 모두가 안다. 하지만 그렇다고 유럽의 주요 지도자가 정상회의를 빠질 순 없다"며 "유럽의 사회 문제를 등한시하고 있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상황은 유럽의 정치 여건이 변화했음을 보여준다는 시각도 있다. 난민 대량 유입, 극우 포퓰리즘 기승 등 EU를 괴롭힌 문제들이 다소 완화됐고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유럽 대륙에 미치는 여파도 제한적으로 나타났다.
 
 정치컨설팅업체 테네오 인텔리전스의 카르스텐 닉켈은 "메르켈이 중심적 역할을 하는 건 맞지만 이전의 어두운 나날보다 유럽 내 다양한 주체들의 협력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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