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세계시장의 기업공개(IPO)가 10년 만에 최고의 활황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이 전 세계적인 IPO 붐을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시장 조사업체인 딜로직의 자료를 인용해 올 들어 현재까지 약 1450건의 IPO가 전 세계 시장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올해 IPO를 통해 조달한 자본만해도 1700억 달러(약 190조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IPO 950건(약 134조원)에 비해 52.6%나 증가한 규모일 뿐 아니라 2007년 이후 최대치다.
WSJ는 아시아 지역의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성장을 꾀하는 기업들이 IPO를 통해 자본을 조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시장의 IPO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소셜미디어 기업인 스냅과 케이블업체인 알티스USA 등이 올해 미국의 대표적인 IPO 사례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올해 전 세계 시장에서 이루어진 IPO의 3분의 2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이루어 진 것이다. IPO 시장은 중국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올해 상하이와 선전 등 중국에서 모두 377건의 IPO가 이루어졌다. 이는 딜로직이 중국기업의 IPO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한 1995년 이후 최대 규모다.
중국 기업들의 IPO는 전 세계 IPO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14년까지만 해도 중국기업들이 전 세계 IPO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그쳤었다.
홍콩증시는 지난 2년 동안 중국 기업들의 IPO 거점으로 각광을 받아왔다. 중국의 대표적인 웹툰 기업인 ‘텐센트’의 자회사인 전자책 업체 웨웬은 11억 달러 규모의 IPO 이후 1000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끌어들였다. 웨웬의 주가는 기업 공개 첫날 두배 가까이 뛰었다.
샌프란시스코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게임 하드웨어 제조업체인 ‘레이저’는 홍콩증시 IPO를 통해 5억2900만 달러를 조달했다. 레이저의 주가는 상장 첫날 18% 올랐다.
올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신규 상장기업의 평균 주가는 IPO 이후 154% 상승했다. 이는 미국 IPO 기업들의 평균 주가 상승률인 32%와 유럽, 중동 및 아프리카의 12%에 비해 월등하게 오른 것이다.
한국과 인도 등 다른 아시아 지역에서도 IPO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950개에 가까운 기업들이 IPO를 단행했다. 이는 닷컴 기업 붐이 절정을 이루던 2000년 이래 최고 수준이다. WSJ는 그러나 아시아 지역의 많은 IPO들이 작은 기업들 위주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수익성과 비즈니스 모델이 아직 입증되지 않은 기업들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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