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을 만나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 베트남 사이의 영토 분쟁을 중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꽝 주석은 이날 베트남 하노이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나는 매우 훌륭한 중재자"라며 "베트남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베트남은 최근 남중국해에서의 주권과 자원개발 문제 등을 놓고 중국과 충돌하고 있다. 남중국해 인근 국가인 필리핀, 캄보디아, 라오스 등보다 갈등의 수위도 훨씬 높다. 이 때문에 베트남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견제해 줄 것이라는 기대 여론이 상당하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도발이 아니라 진보를 원하고 미국은 전쟁이 아닌 평화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베트남을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남중국해 분쟁 조정을 약속하는 대신 무역상의 실리를 찾으려는 시도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응웬 푸 쫑 공산당 서기장과의 회동에서 "양국 관계에서 무역은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됐다"고 압박했다.
응웬 쑤안 푹 베트남 총리와의 면담에서는 미국산 미사일 등 무기체계 수입을 요구하면서 "무역 불균형을 제거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미국은 세계 최고의 미사일을 만든다"며 "미국과 베트남은 앞으로 몇 년 간 환상적인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이 베트남과 밀월 관계를 형성하는 동안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필리핀 껴안기에 나섰다.
시 주석은 전날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을 별도로 만나 "중국은 남중국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 번영을 위해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국가들과 계속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자 시 주석은 "걱정하지 말라"며 "필리핀은 안전한 (남중국해) 통행권을 갖고 있고, 이는 모든 나라에 적용될 수 있다"고 답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