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최선윤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동남아 3개국 순방길에 올랐다. 이에 신흥 경제강국으로 부상 중인 동남아 시장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현재 홈쇼핑, 면세점 등 국내 유통 대기업들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동남아 시장 진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6억명 이상의 소비자를 가진 거대 시장이기 때문이다. 시장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도 높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홈쇼핑기업들은 현지 업체와 협업해 동남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2012년 2월 베트남의 대형 미디어 그룹 '닷비엣'(DatVietVAC)과 합작법인 '롯데닷비엣'(Lotte Datviet)을 설립하고 하노이·호치민·하이퐁 등 주요 대도시에 24시간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국내에서 쌓은 홈쇼핑 사업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상품 소싱, 방송제작, 마케팅 등 실질적인 방송 운영을 담당한다. 닷비엣은 현지 채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롯데홈쇼핑은 이미 진출한 롯데마트, 롯데리아 등 롯데 계열사의 베트남 내 인지도를 활용해 고급 홈쇼핑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손병삼 롯데닷비엣 법인장은 "베트남을 이끄는 최신 트렌드, 현지인들의 생활패턴, 관심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요가 기대되는 한국의 우수한 중소기업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한국의 중소기업과 베트남 고객 사이의 가교 역할을 지속적으로 담당하며 베트남 현지인들이 믿고 찾는 판매채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GS홈쇼핑도 2009년 인도 진출을 시작으로 태국, 베트남,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러시아 등에 홈쇼핑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GS홈쇼핑은 동남아시아의 유통 채널이 아직 다양하지 않으며 가격 거품이 많고, 반품 서비스 등이 활성화 돼 있지 않다는 점 등에서 홈쇼핑의 성공 요인을 찾았다.
GS홈쇼핑은 지난 2012년 베트남 최고의 패션기업 '손킴그룹'의 자회사 'Vision21'과 손잡고 홈쇼핑 전용 채널 'VGS샵'을 개국했다. GS홈쇼핑은 150만 달러를 투자해 3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VGS샵은 케이블, 위성, IPTV 등을 통해 전국 280만 가구에 24시간 송출되고 있다.
같은 해 GS홈쇼핑은 인도네시아 최대 미디어그룹인 GMC와 합작홈쇼핑 'MNC샵'도 설립했다. 'MNC샵'은 인도네시아 최초의 24시간 홈쇼핑 전문 채널로 유료 위성방송 및 지상파 등을 통해 인도네시아 전역 총 260만 가구에 송출되고 있다.
CJ오쇼핑 역시 베트남,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4개국에 진출해 홈쇼핑 한류를 이끌고 있다.
CJ오쇼핑은 지난 2011년 7월 베트남 1위 케이블TV 사업자인 'SCTV'와 합작 투자해 SCJ TV Shopping(이하 SCJ)를 개국하고 베트남에서 홈쇼핑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SCJ는 베트남 홈쇼핑 시장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는 1위 회사로 한국 상품 판매 비중은 25%에 달한다.
2012년에는 태국 최대의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그룹 'GMM Grammy'와 함께 G"CJ O Shopping(이하 G"CJ)을 설립하고 홈쇼핑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G"CJ는 현지에서 35%의 홈쇼핑 시장점유율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 상품 판매 비중은 25%다.
2013년 CJ오쇼핑은 필리핀 최대 민영 방송사인 ABS-CBN과 합자회사 'ACJ'를 설립했다. 수도인 마닐라를 포함한 주요 5대 주요 도시의 가구를 대상으로 24시간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인 2016년엔 말레이시아의 미디어프리마와 손잡고 TV홈쇼핑 'CJ와우샵(CJ WOW SHOP)'을 만들었다. CJ와우샵은 다른 국가에서와 달리 기존의 공중파TV에 홈쇼핑 방송을 송출하는 타임 슬롯 (Time Slot)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TV3, NTV7, TV9, 8TV 등 700만의 가시청가구를 보유한 4개의 공중파 채널을 통해 일일 총 16.5시간(990분)의 방송을 송출 중이다. 각 채널 별 송출 시간은 1시간에서 7시간까지 다양하다.
허민회 CJ오쇼핑 대표는 "CJ오쇼핑은 세계 각국의 파트너사들이 홈쇼핑 사업을 구상할 때, 미국의 QVC와 더불어 최우선적으로 제휴가 고려되고 있는 홈쇼핑 한류의 선두주자"라며 "현재 40%인 해외 비중을 2020년까지 60%로 확대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 신라면세점도 동남아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이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태국 방콕에 이어 3번째 동남아 매장인 베트남 다낭공항점을 오픈했다. 롯데면세점은 이번 베트남 다낭공항점 오픈으로 동남아 시장 공략이 더욱 견고해졌다고 밝혔다. 또 지난 6월 오픈한 태국 시내면세점과 연계한 동남아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는 "베트남은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는 신 시장으로 동남아시아 진출의 교두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향후 베트남 내 주요 지역으로의 확장을 검토할 예정이다. 지속적인 해외 진출을 통해 롯데면세점의 글로벌 브랜드를 더욱 견고하게 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면세점은 다낭공항점을 통해 향후 연간 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최근 급성장 중인 베트남 시장을 고려해, 향후 다낭 시내점 오픈도 면밀히 검토 중이다. 이밖에도 하노이, 나트랑, 호찌민 등 베트남 내 주요 지역들이 진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신라면세점도 오는 12월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에 면세점을 연다. 지난 4월 신라면세점은 첵랍콕 국제공항 면세점에서 향수, 화장품, 패션, 액세서리 분야 사업권을 획득했다. 신라면세점은 오는 2024년까지 첵랍콕 국제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첵랍콕 국제공항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아시아 3대 공항(인천, 홍콩, 창이) 모두에 입점했기 때문에 해외에서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신라면세점은 첵랍콕 국제공항을 통해 연간 5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에 따라 내년 말을 기준으로 연간 해외 매출 1조원을 무난히 초과 달성할 것이라고도 자신했다.
이런 가운데 롯데와 신라면세점은 내년 기존 면세점 사업자들과의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는 대만 국제공항 면세점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입찰 공고 나올 경우 대만 국제공항의 사업성 등을 면밀히 검토한 뒤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동남아 시장은 연 7%에 달하는 경제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온라인시장은 5년간 연평균 22%의 폭발적인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또 동남아 주요 국가들인 6개국의 평균 인터넷 보급률은 53%를 넘어가고 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