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미FTA재협상 압박에…재계 "美에 끌려가선 안 돼"

기사등록 2017/11/07 18:26:28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 충무실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2017.11.07.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 충무실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2017.11.07.  [email protected]
트럼프 "한미FTA, 미국에 좋은 협상 아니었다"
 자동차·철강업계 '긴장'…"특정분야 언급 안한건 다행"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아메리칸 퍼스트'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다시 한 번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재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다만 돌출 발언이나 자동차 등 특정 분야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점은 다행이라는 평가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후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현재 협정은 성공적이지 못했고 미국에 좋은 협상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정한 무역협상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며 "문 대통령이 한국 교역협상단에 조속히 협상할 것을 지시한 것에 감사한다"고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한미 FTA 재협상을 주장했고, 지난 6월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자동차와 철강을 대표적 무역 불균형 사례로 지목했다. 지난달 초에는 한미 FTA 협상을 담당하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이 사람이 너무 미쳐서 당장이라도 손을 뗄 수 있다고 그들(한국인들)에게 말하라"고 지시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FTA 재협상을 개시하기로 협의한 상황에서 모두가 다 알고 있는데 굳이 대통령이 이런 자리에서 그 이야길 꺼내지 않은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돌발 발언을 워낙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인 만큼 걱정이 있었다"며 "다만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실무 협상자들이 알아서 잘 할것으로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재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미국이 전방위적 통상압력에 들어갈 지 주목해야 한다"며 "앞으로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보호주의와 FTA 재협상의 최대 피해 분야로 꼽히는 자동차와 철강 업계 역시 정부가 미국에 끌려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한·미 FTA 개정으로 미국이 자동차·기계·철강업의 관세율을 올리면 앞으로 5년 동안 수출이 최대 170억달러(약 19조원) 감소하고, 일자리는 15만4000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직접적으로 특정 분야의 관세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본다"며 "일본에서도 그런 식의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만큼 조심한 것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도 무조건 미국 입장에 끌려갈 수는 없으니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한국 기업에 유리한 쪽으로 협상을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FTA 개정을 추진하려는 이면에는 보호무역주의가 있다"며 "미국 상무부가 현재 철강제품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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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미FTA재협상 압박에…재계 "美에 끌려가선 안 돼"

기사등록 2017/11/07 18:26:28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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