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강수윤 기자 = 2018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단 한번의 시험으로 미래가 결정된다는 큰 압박감은 수험생들에게 불안감을 야기한다.
약간의 스트레스와 불안감은 오히려 집중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심한 경우 잠도 못자고 입맛도 없어져 컨디션이 악화되기 쉽다.
수능은 제한된 시간내 빠르게 많은 문제를 풀어야 한다. 따라서 긴장감과 불안감이 자연스레 높아진다. 또 시험에 대한 중압감으로 수능 당일 호흡곤란이 오거나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인한 자주 화장실을 가게 되는 학생들이 많다.
이 시기에는 수험생 모두가 긴장하고 불안해한다는 사실과 누구나 공부가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고대 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문수 교수는 "타인과 비교하는 태도는 불면증, 우울증 등 정신적인 문제까지 야기될 수 있으니 자신의 장점에 초점을 맞춰 긍정적으로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심리적 안정을 위해 평상시의 일상적인 행동 패턴들(특별한 행동보다는 조용한 음악을 듣고 가벼운 목욕을 하는 것)을 그대로 유지하기를 권장한다"고 말했다.
또 수험생들의 수능 성적을 좌우 할 수 있는 두통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긴장성 두통이다. 스트레스, 피로, 수면부족, 잘못된 자세 등이 원인이 돼 머리나 어깨, 목 등의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돼 생긴다.
긴장성 두통은 충분한 휴식과 안정을 취하는 것이 치료에 가장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휴식이 어려운 수험생들은 하루의 스케줄을 정리해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운동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증상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세란병원 신경과 뇌신경센터 어지럼증 클리닉 이용주 과장은 "최근 추석으로 인해 10여일간의 연휴를 보낸 수험생들은 생체 리듬이 깨져 더욱 쉽게 두통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학습능률을 고려했을 때 가급적 약을 복용하지 말고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부모들의 자세도 중요하다. 모든 걸 해주고 싶은 부모의 강력한 바람으로 음식이나 특정 행위 등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은데 갑작스런 생활패턴의 변화는 좋지 않다.
대화가 중요하다 생각해 강압적으로 대화를 시작하는 태도는 오히려 아이에게 부담감을 유발한다. 아이를 꾸준히 지켜보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다는 자세가 좋다. 아이는 관심을 받고 있다고 느끼면 먼저 도움을 요청하고 대화도 자연스럽게 시작하게 된다. 언제나 항상 함께하고 있다는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 좋다.
◇수능 후 허탈과 좌절, 우울증 걸리기 쉬워
수능이 끝났다 해서 아이들의 심신의 고단함이 완전히 해방되는 것은 아니다. 시험스트레스 해방감 못지않게 성적에 관계없이 일종의 허탈감에 빠지기 쉽다. 하루 일과를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만한 생활패턴과 일시적인 우울감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우선 부모가 자녀의 하루 일과를 규칙적으로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초조함과 신경과민, 자기비하, 미안함 등이 지속되면 심한 경우 우울증으로 발전해 해마다 수능이 끝난 후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아이들이 나타난다. 오랜 시간 공부에 집중해야한다는 압박감에 숨겨졌던 병이 표출되기도 한다. 부모의 높은 기대와 욕심으로 인해 동기 없이 공부를 한 아이들은 자존감이 낮아 낮은 점수가 나올 경우 우울감과 상실감이 훨씬 크다.
우울증은 수많은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기 때문에 아이의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을 성적 때문이라 당연시 여기지 말고, 일상적인 생활에 문제가 생긴다면 전문의 상담진료를 받는 것도 방법이다.
이 교수는 "아이가 혼자가 아니라 가족들과 함께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평생을 함께해온 부모의 한마디는 언제나 중요하며, 은연중에 자녀들에게 성적과 진학에 대한 부담을 주고 있지 않은지 되돌아 봐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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