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한일의 적대감 유발하고 싶지 않아" 공격 대상에 불포함...핵비확산 약속에는 의문 표명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유명 핵전문가인 한스 블릭스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북한 외무성 북미국장 최선희의 "핵무기가 미국만을 조준하고 있다"는 발언을 믿을 만하다고 밝혔다고 아사히 신문이 22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블릭스 전 사무총장은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7 비확산 국제회의' 참석 도중 아사히와 인터뷰를 갖고 최선희가 지난 20일 북한 핵무기가 오직 미국을 겨냥한다면서 미국이 북한을 향해 언제든지 핵공격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것을 "신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블릭스 전 사무총장은 핵전문가 자격으로 이번 국제회의에 나왔으며 북한 정부 기관 연구원과 함께 등단해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최선희 등 북한 당국자의 발언으로 볼 때 "북한이 한국과 일본에서 (북한에 대한 불필요한)적의를 유발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북한이 진심으로 미국을 주요 대전(전쟁) 상대로 간주하고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최선희는 다른 나라들은 북한의 핵무기 겨냥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블릭스는 최선희가 "핵무기를 다른 나라에 넘기지 않는다"고 강조하면서 핵무기 보유국으로서 불확산을 서약한 것에 관해선 의문을 표시했다.
블릭스는 "시리아 원자로를 북한이 설계했다는 보고가 있었고 그 외에도 과거 이란과 (핵기술 교환 등)소문이 무성했다. (최선희의 말이 진실이라고)검증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북한 정부 고위 당국자가 이번 모스크바 회의에 출석한데 대해서 블릭스는 러시아가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블릭스는 "러시아가 극동의 (긴장)상태를 진정시키고 있다. 영토적으로도 인접하고 있다. 비판적인 언사로 떠드는 것을 피하면서 중재자 입장을 취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블릭스는 "러시아는 미국이 자신의 주도적인 입장을 유지하고자 한반도 문제를 이용하는 것으로 의심하기에 미국에 대항하는 차원에서라도 중재자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블릭스는 북한이 독재체제 유지를 겨냥, 주민을 통솔할 목적으로 '긴장 상태'를 조성할 가능성에 관해서는 "그렇다고 한다면 (북핵을 둘러싼)협상이 시작할 확률이 낮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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