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5일(현지시간) 오후 8시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영국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를 201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한림원은 가즈오 이시구로에 대해 "그의 소설에는 위대한 정서적인 힘이 있다"며 "소설을 통해 세계를 연결하는 우리의 환상적 감각 아래에 있는 심연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1954년 일본 나가사키에서 태어난 가즈오 이시구로는 현재 영어로 글을 쓰는 작가들 가운데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받고 있다. 여섯살때인 1960년 아버지를 따라 영국으로 이주한 일본계 영국인이다. 1970년대 후반 켄트대학교에서 영어학과 철학을 전공한 후 이스트앵글리아 대학교에서 창작을 공부했다.1982년 전업작가로 활동 첫 번째 작품 '창백한 언덕풍경(A Pale View of Hills)'을 발표했다.
1989년에 발표한 세 번째 소설 '남아 있는 나날'로 맨부커 상을 받으면서 세계적인 작가로 떠올랐다. 이 소설은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의 영화로 제작되어 또 한 번 화제가 되었다. 가상의 도시를 배경으로 현대인의 심리를 몽환적으로 그린 '위로받지 못한 사람들'(1995)은 첼튼햄 상을 받았고, ‘고향’의 문제를 천착한 '우리가 고아였을 때'(2000) 역시 맨부커 상 후보에 오르며 화제가 된 바 있다. 2005년에 발표한 '나를 보내지 마'는 복제 인간의 사랑과 슬픈 운명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에 의문을 제기한 화제작이자 작가의 대표작이다. 이 작품은 타임 ‘100대 영문 소설’ 및 ‘2005년 최고의 소설’로 선정되었고, 전미 도서협회 알렉스 상, 독일 코리네 상 등을 받았다.
이외에도 음악과 황혼에 대한 다섯 단편을 모은 '녹턴'(2009)까지 가즈오 이시구로는 인간과 문명에 대한 비판을 작가 특유의 문체로 잘 녹여 낸 작품들로 현대 영미권 문학을 이끌어 가는 거장의 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책은 국내에 1998년 '떠도는 세상의 예술가'가 첫 출간된 후 2009년부터 민음사의 '모던 클래식'을 통해 꾸준히 가즈오 이시구로의 대표작들이 소개됐다.
◇다음은 국내에 출간된 가즈오 이시구로 주요 작품.
부유하는 세상의 예술가(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15년 09월 25일 출간)
파묻힌 거인 (하윤숙 옮김 | 시공사 | 2015년 09월 15일 출간)
우리가 고아였을 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15년 03월 27일 출간)
남아있는 나날(송은경 옮김 | 민음사 | 2014년 01월 28일 출간)
창백한 언덕 풍경(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12년 11월 30일 출간)
위로받지 못한 사람들(김석희 옮김 | 민음사 | 2011년 12월 01일 출간)
녹턴(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10년 11월 12일 출간 )
나를 보내지 마(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09년 11월 20일 출간)
소설의 원제 '네버 렛 미 고'는 팝송 제목으로, 인간의 욕망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 하는 복제 인간의 삶을 통해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