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성환 기자 = #1. 군 복무 중 후임병을 때려 물의를 빚은 남경필 경기지사의 장남이 지난달 17일 오후 11시께 서울 강남구청 인근에서 필로폰 투약 혐의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모바일 채팅 애플리케이션에서 필로폰을 함께 투약할 여성을 물색하다 위장 단속에 나선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남모(26)씨는 지난 13일 중국 유학 시절 알게 된 중국인에게 필로폰 4g을 40만원에 구입했다. 130여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남씨는 중국인 지인과 SNS를 통해 수시로 연락했다.
남씨는 지난 16일 오전 1시 필로폰을 속옷에 숨긴 채 인천공항으로 통해 입국했다. 공항에서 적발되지 않은 남씨는 같은날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필로폰 2g을 투약했다.
'얼음을 갖고 있다. 함께 즐길 여성을 구한다.'
이튿날 남씨는 즉석 만남 앱에 이 같은 글을 올려 필로폰을 함께 투약할 여성을 물색했다. ‘얼음’은 필로폰을 뜻하는 은어다. 남씨의 글에 응답한 사람은 다름 아닌 경찰 수사관이었다. 긴급 체포 후 실시한 소변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남씨는 지난 19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오민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도망의 염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남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남씨는 영장실질심사에서 범행 사실을 대부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남씨의 소변과 모발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검사를 의뢰했다.
유럽 출장 중이던 남 지사는 서둘러 귀국한 뒤 참담한 마음이라며 고개 숙였다. 남씨는 지난 2014년 군 복무 중 후임병을 폭행·추행한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남씨는 지난해 9월로 집행유예 기간이 종료된 지 1년 만에 또다시 이 같은 짓을 저질렀다.
#2. 도심 한복판에서 대마초 재배해 시중에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주 고객은 작곡가와 건축사, 요리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었다.
부산 서부경찰서는 지난달 20일 대마를 재배해 시중에 유통시킨 총책 A(40)씨 등 4명과 상습 흡연자 8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A씨 등은 지난 2015년 8월부터 1년여간 부산 수영구의 한 건물 사무실에서 재배한 대마를 시중에 유통시켜 7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물과 영양분으로 키우는 수경재배 방식으로 대마를 생산한 뒤 알선책 등을 통해 서울과 부산 등에서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의 사무실에서 4000여명이 동시에 피울 수 있는 대마초 2㎏을 압수했다"며 "흡연자 가운데 해외 유학 경험이 있는 전문직 종사자가 많았다"고 말했다.
최근 남경필 경기도지사 장남의 필로폰 투약 파문으로 우리나라 마약 실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과거 범죄 집단이나 특정 계층에 머물렀던 마약이 최근에는 평범한 회사원이나 주부, 심지어 10대 청소년까지 누구나 쉽게 마약을 접할 수 있게 됐다.
마약사범이 꾸준히 늘면서 지난해에는 마약사범 숫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사실상 마약청정국의 지위는 무너진 것이나 다름없다. 이에 따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마약사범 1만4000명 적발…인터넷·SNS 거래 ‘급증’
지난해 적발된 마약사범 숫자가 1만4000명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대검찰청 강력부(부장 배성범)가 발간한 '2016년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마약류사범은 1만421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 1만1916명 대비 19.3% 증가한 수치다.
필로폰 등 주요 마약류 압수량도 늘었다. 지난해 압수된 양은 117.0㎏으로 약 39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지난 2015년 압수된 82.4㎏에 비해 41.8%가 늘었다.
국내 마약사범은 IMF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1999년 처음 연간 1만명을 넘었다 대대적 단속으로 2002년 7000여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지난 2007년 금융위기 이후 다시 연간 1만명을 넘어섰다.
올 상반기 마약류 사범은 755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증가했다. 올해 마약 사범이 1만5000천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인터넷과 SNS를 통한 거래가 급증하면서 마약 사범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지난 6월부터 인터넷을 통한 마약류 광고를 할 경우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법이 개정됐다.
검찰 관계자는 "최근에 인터넷 통신기술 발달 등으로 인해 누구나 쉽게 마약에 접근이 가능해졌다"며 "마약 공급자와 구매자 모두 적발 시 엄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남모(26)씨는 지난 13일 중국 유학 시절 알게 된 중국인에게 필로폰 4g을 40만원에 구입했다. 130여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남씨는 중국인 지인과 SNS를 통해 수시로 연락했다.
남씨는 지난 16일 오전 1시 필로폰을 속옷에 숨긴 채 인천공항으로 통해 입국했다. 공항에서 적발되지 않은 남씨는 같은날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필로폰 2g을 투약했다.
'얼음을 갖고 있다. 함께 즐길 여성을 구한다.'
이튿날 남씨는 즉석 만남 앱에 이 같은 글을 올려 필로폰을 함께 투약할 여성을 물색했다. ‘얼음’은 필로폰을 뜻하는 은어다. 남씨의 글에 응답한 사람은 다름 아닌 경찰 수사관이었다. 긴급 체포 후 실시한 소변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남씨는 지난 19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오민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도망의 염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남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남씨는 영장실질심사에서 범행 사실을 대부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남씨의 소변과 모발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검사를 의뢰했다.
유럽 출장 중이던 남 지사는 서둘러 귀국한 뒤 참담한 마음이라며 고개 숙였다. 남씨는 지난 2014년 군 복무 중 후임병을 폭행·추행한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남씨는 지난해 9월로 집행유예 기간이 종료된 지 1년 만에 또다시 이 같은 짓을 저질렀다.
#2. 도심 한복판에서 대마초 재배해 시중에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주 고객은 작곡가와 건축사, 요리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었다.
부산 서부경찰서는 지난달 20일 대마를 재배해 시중에 유통시킨 총책 A(40)씨 등 4명과 상습 흡연자 8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A씨 등은 지난 2015년 8월부터 1년여간 부산 수영구의 한 건물 사무실에서 재배한 대마를 시중에 유통시켜 7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물과 영양분으로 키우는 수경재배 방식으로 대마를 생산한 뒤 알선책 등을 통해 서울과 부산 등에서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의 사무실에서 4000여명이 동시에 피울 수 있는 대마초 2㎏을 압수했다"며 "흡연자 가운데 해외 유학 경험이 있는 전문직 종사자가 많았다"고 말했다.
최근 남경필 경기도지사 장남의 필로폰 투약 파문으로 우리나라 마약 실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과거 범죄 집단이나 특정 계층에 머물렀던 마약이 최근에는 평범한 회사원이나 주부, 심지어 10대 청소년까지 누구나 쉽게 마약을 접할 수 있게 됐다.
마약사범이 꾸준히 늘면서 지난해에는 마약사범 숫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사실상 마약청정국의 지위는 무너진 것이나 다름없다. 이에 따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마약사범 1만4000명 적발…인터넷·SNS 거래 ‘급증’
지난해 적발된 마약사범 숫자가 1만4000명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대검찰청 강력부(부장 배성범)가 발간한 '2016년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마약류사범은 1만421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 1만1916명 대비 19.3% 증가한 수치다.
필로폰 등 주요 마약류 압수량도 늘었다. 지난해 압수된 양은 117.0㎏으로 약 39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지난 2015년 압수된 82.4㎏에 비해 41.8%가 늘었다.
국내 마약사범은 IMF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1999년 처음 연간 1만명을 넘었다 대대적 단속으로 2002년 7000여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지난 2007년 금융위기 이후 다시 연간 1만명을 넘어섰다.
올 상반기 마약류 사범은 755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증가했다. 올해 마약 사범이 1만5000천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인터넷과 SNS를 통한 거래가 급증하면서 마약 사범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지난 6월부터 인터넷을 통한 마약류 광고를 할 경우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법이 개정됐다.
검찰 관계자는 "최근에 인터넷 통신기술 발달 등으로 인해 누구나 쉽게 마약에 접근이 가능해졌다"며 "마약 공급자와 구매자 모두 적발 시 엄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속옷부터 국제 우편까지'…해외 밀반입 ‘급증’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마약은 상당수가 해외에서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마약 단속 적발 가운데 항공여행자, 국제우편, 특송화물 등 항공운송을 통한 적발이 90%를 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달 19일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 마약 가운데 국제우편을 통한 적발이 240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항공여행자(63건) ▲해외 직구 등을 통한 특송화물(60건) ▲해상여행자(11건) 순으로 집계됐다.
적발된 마약 중 필로폰으로 알려진 메스암페타민(1만9611g)이 가장 많았고, 코카인(1만1000g), 대마(8464g), 합성대마(348g) 등이 뒤를 이었다. 항공여행자·국제우편·특송화물 등 항공운송으로 마약을 들여오려다 적발된 규모는 금액 기준 전체의 94%(830억 원)에 달한다.
연도별로 보면 2012년 232건(3만3천757g), 2013년 254건(4만6천438g), 2014년 308건(7만1천691g), 2015년 325건(9만1천597g)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마약류 적발 건수는 모두 382건으로 총 중량은 5만36g, 금액으로는 887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심재철 의원은 "해외여행이 보편화되고 유학생,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신종 마약의 유입이 증가하는 등 밀수 루트와 신종마약 종류가 다양하게 진화되고 있다"며 "특히 마약에 하늘이 계속 뚫리고 있는 만큼 단속기관인 관세청과 경찰청의 체계적인 마약근절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교묘한 마약 거래···근절 대책은?
마약 거래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최근 인터넷과 SNS가 마약 거래 창구로 버젓이 이용되고 있다. 특히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대화 기록이 남지 않는 해외 메신저가 거래에 주로 이용되면서 마약 범죄를 부추기고 있다. 결제 방식도 달라졌다. 온라인 가상 화폐인 비트코인을 통해 거래가 이뤄지다보니 추적이 쉽지 않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손쉽게 마약을 구할 수 있어 10대 청소년들이 적발되는 사례도 점차 늘고 있다. 지난 2012년 27명에 불과하던 10대 마약사범이 지난 2015년 94명으로, 지난해에는 81명을 증가했다.
인터넷과 SNS를 통해 마약을 손쉽게 구할 수 있게 되면서 마약 확산 방지에 빨간불이 커졌다.
전문가들을 마약 환산 방지를 위해 인터넷이나 SNS의 불법 정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해외 밀반입 고리를 끊기 위한 외국기관들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관계자는 "최근에 인터넷과 SNS으로 누구나 쉽게 마약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며 "마약류를 용인하는 문화가 만들어진다면 건강문제를 비롯한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국제 택배나 화물 등 유통망이 점점 발달해 마약류의 밀반입이 급증하고 있고, 인터넷과 SNS 통해서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며 "마약 확산 방지를 위해 외국기관들과 협력과 불법 정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마약류 퇴치를 위한 예방 교육과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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