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영국 경찰이 15일(현지시간) 오전 남서부 파슨스그린 역에서 발생한 지하철 폭발 사건을 즉석 폭발 장치(IED)에 의한 테러로 규정하고 시민들을 향해 경계를 요구했다.
영국 대테러 당국의 마크 롤리 치안감은 이날 "파슨스그린 역에서 IED의 폭발로 인한 지하철 테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특수정보국 M15와 협력해 수백명의 경찰을 투입해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며 "현장은 보존 돼 있고 수사는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교통 시스템 전반에 경찰의 경계를 강화할 것"이라며 "긴장할 필요는 없지만 경계를 늦추지는 말라"고 덧붙였다. 롤리 치안감은 그러나 사건과 관련해 체포된 용의자가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에 따르면 22명이 화상을 입고 긴급 구조 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NHS는 18명이 구급차에 실려 왔고, 다른 4명은 이후 직접 센터로 찾아왔다고 밝혔다.
이 테러는 이날 오전 런던 지하철의 혼잡한 러시아워를 틈타 발생했다. 트위터를 통해 시민들이 공유한 사진에 따르면 불에 타고 있는 검정색 비닐봉지가 담긴 흰색 바구니가 지하철 안에 놓여 있고 여기에 달린 와이어가 지하철 바닥까지 이어져 있었다.
테러 발생 당시 자리에 앉아 있었다는 승객 피터 크롤리는 "머리가 불타는 것 같았다"며 "나보다 상태가 심각한 사람들도 매우 많았다"고 했다. 또 다른 승객 크리스 월디시는 BBC에 "낮은 불꽃이 나오는 비닐봉지가 담긴 바구니를 봤다"고 말했다.
BBC는 장치에 타이머가 장착 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BBC의 보안전문기자 프랭크 가드너는 "이번 사건이 훨씬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며 "폭발이 부분적으로 실패해 이 정도라는 지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가드너는 보안당국이 테러 경보 수준을 현재 두 번째로 높은 단계인 '심각(severe)' 수준에서 가장 위험한 '치명적(critical)' 수준으로 올릴지 검토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치명적’인 수준은 즉각적인 추가 공격이 우려되는 정도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즉각 비상대책회의(코브라 회의)를 소집하고 트위터를 통해 "부상자들과 응급서비스 당국이 이번 테러에 용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테러에 패배하지 않을 것"이라며 시민들을 향해 평온함을 유지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번 테러는 올해 들어 영국에서 발생한 다섯 번째 테러다.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은 유일한 테러이기도 하다. 영국에서는 앞선 네 번의 테러로 36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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