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수수 의혹 진천군의원, 필리핀서 브로커와 호화 여행

기사등록 2017/09/10 09:04:45

의장재직시절 일주일간 세부, 마닐라 경유 여행
회계자료에 거액 사용 정황 기록···사용처 관심

【청주=뉴시스】김재광 기자 = 충북 진천군 정밀기계산업단지 조성에 관여한 브로커에게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진천군 의원이 의장 재직시절 국외로 호화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뉴시스가 단독 입수한 J사 회계자료 등에 따르면 이 회사 대표 A(52)씨는 지난해 2월 말 군 의원 B(66)씨가 군의회 의장 재직 당시 필리핀 세부와 마닐라를 거치는 일주일 코스의 여행을 다녀왔다.

 항공권과 숙박비, 체류비 등 여행 경비 수천만원은 A씨가 모두 냈다. 이들은 세부에 객실과 수영장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춘 일명 '풀빌라(Pool Villa)'를 빌려 며칠을 묵었고, 다시 마닐라로 이동해 나머지 일정을 소화했다.

 신혼여행객이나 골프여행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풀빌라는 일반 호텔보다 사용료가 2~3배 비싸다.

 회계자료에도 A씨가 필리핀 여행 기간 10여 차례에 걸쳐 1000만원 이상의 돈을 사용한 기록이 있다. 단둘이서 비밀이 보장되는 공간에서 지내며, 거액의 돈을 어디다 썼는지 궁금증을 낳는 이유다.
 
 B씨는 정밀기계산단 조성과 관련,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A씨에게 3500만원 상당의 K7 승용차를 받거나 해외여행 경비를 수차례 상납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B씨는 경찰에서 "승용차는 딸 결혼자금으로 구입했고, 여행 경비도 직접 부담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충북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A씨와 B씨의 국내 출·입국 기록과 여행사 경비 납부 내역, 풀빌라 사용 기록 등을 입수해 이 같은 사실을 모두 확인했다.
 
 A씨는 평소 B씨를 '형님'이라고 부를 정도로 돈독한 친분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경기도 화성의 본사와 자회사를 정밀기계산단으로 이전하려는 C사의 경영에 깊숙이 관여해 회삿돈 수십억원을 횡령한 의혹을 받는다.

 2산단을 조성한다며 가지급금 형태로 회사 자금을 빼돌려 일부를 지역 정·관계 인사와 공무원 등에게 '관리형 로비자금'으로 전달한 의혹도 사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A씨 회사와 차량을 압수수색해 회계 장부 등을 확보해 분석했다. 이 장부에는 지방의원과 공무원에게 뭉칫돈이 오간 정황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낱낱이 기록돼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됐다.

 경찰은 A씨와 군 의원에 대해 뇌물 공여,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재신청할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A씨에게 1000만원 상당의 대가성 뇌물을 받은 양양군 의회 D(53)의원도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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