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불허' 통상임금 판결···노사 상생 해법은?

기사등록 2017/08/31 17:05:29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기아자동차 노동자들이 통상임금 소송 1심에서 일부 승소한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김성락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지부 지부장이 입장을 밝히고 있다.법원은 노동자 2만7424명이 기아자동차를 상대로 낸 1조926억원의 임금 청구 소송에서 "2011년 사건의 노동자 2만7000여명에게 원금 3126억원과 이자 1097억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2017.08.31.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기아자동차 노동자들이 통상임금 소송 1심에서 일부 승소한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김성락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지부 지부장이 입장을 밝히고 있다.법원은 노동자 2만7424명이 기아자동차를 상대로 낸 1조926억원의 임금 청구 소송에서 "2011년 사건의 노동자 2만7000여명에게 원금 3126억원과 이자 1097억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2017.08.31. [email protected]
통상임금 범위 근로기준법에 명확히 규정해야
 임금체계 개편·근로시간 단축 '노사합의 필요'
 고용부 행정지침·법원판례 충돌 해소해야

【세종=뉴시스】백영미 기자 = 재판부에 따라 판결이 엇갈리면서 통상임금 소송에서 노사 양측중 누가 승리할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노동전문가들은 정부의 명확한 통상임금 범위 규정과 함께 노사간 합의를 바탕으로 한 임금체계의 합리적인 개편, 연장근로·휴일근로 등 장시간 근로 관행 개선 등을 통해 얽히고 설킨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통상임금을 둘러싼 분쟁은 소송을 제기해 법원의 판단을 받으면 확실해지지만 소송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노사 간 첨예한 대립으로 기아차 사례처럼 소송을 제기한지 6년만에 1심 선고가 내려지는 등 소송이 장기화 되기 쉽고, 노사관계는 불편해지고 노사협력은 더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는 이유다.

 우선 전문가들은 관련 법과 제도 개선을 통해 통상임금 범위를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판례를 보면 통상임금의 판단기준은 정기성, 일률성, 고정성인데 노사간 해석이 달라 논란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홍영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통상임금 혼란의 근본적인 원인은 근로기준법에서 통상임금이 무엇인지 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노사가 통상임금 기준과 범위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통상임금을 근로기준법에서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형적인 임금구성 체계를 단순화·합리화하는 작업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계속 나오고 있다. 기업은 관리비용을 줄이고 근로자는 임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임금구성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기업에서는 초과근로에 따른 임금상승을 피하기 위해 각종 수당을 신설하거나 상여금을 인상하는 방식으로 인건비를 조절해왔고 이에따라 임금구성 체계는 복잡해졌다.

 김 교수는 "과도한 비중의 정기상여금을 기본급, 명절상여금, 성과에 따른 보수인 성과급상여금이나 경영성과금으로 나눠 임금의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면서 "다만 기본급 등 고정적인 급여에 비교해 성과급상여금이나 경영성과금이 지나치게 높으면 오히려 임금 안정성이 약화돼 근로의욕이 감소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상임금 갈등을 해소하려면 연장근로, 휴일근로 등 장시간 근로 관행을 개선, 근로시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상여금을 기본급에 포함하는 등 기본급을 대폭 확대하는 방향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하면 각종 수당의 비중이 줄어든다. 이런 가운데 연장근로 등 장시간 근로가 계속되면 실질 임금은 낮아질 수 있다.

 고용노동부가 통상임금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적은 기본급에 추가 근무수당 등 각종 수당이 붙는 기형적 임금체계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은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가 기업에 제시한 '통상임금 행정지침'이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지난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도록 판결했지만 노동부는 '재직중인 근로자에게만 지급하는 정기상여금은 고정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통상임금에서 제외된다'는 행정지침을 고수하고 있다. 통상임금 기준에 관한 ‘법원 판례’와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이 어긋나다보니 임금문제를 둘러싼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근로기준법 제56조(연장·야간 및 휴일근로)는 ‘연장, 야간, 휴일근로에 대해 통상임금의 100분의 50이상을 가산 지급’하도록 함으로써 장시간 노동을 억제하는데 목적이 있었지만 고용부는 행정지침에서 통상임금 범위를 대폭 축소해 사용자에게 장시간 노동 인센티브를 제공해왔다"며 개선 필요성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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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7/08/31 17:05:29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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