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순실 뇌물' 관련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승계작업 자체가 실체가 없는 것"
【서울=뉴시스】이연춘 기자 =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7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433억원의 뇌물을 공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12년형을 구형했다.
이날 이재용 부회장은 "공소사실을 이해할수 없으나 모두 제탓"이라고 눈물을 흘리며 최후진술을 했다.
이 부회장 측은 "정유라 승마지원은 최순실의 강요·공갈로 뇌물은 아니다"라며 "정황증거·간접사실이 무죄추정원칙을 넘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변호인단은 역시 "특검은 소위 '승계작업'이라는 프레임을 만들면서 각 계열사들의 현안을 개인(이재용) 승계작업이라고 주장한다"면서 "승계작업 자체가 실체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3자 뇌물수수에 대해 "특검은 각 사건의 지원 대가가 승계작업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대통령이 각 계열사 현안 등을 인식할 수 없었으며 아무런 증거도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삼성이 최순실씨 측에 건넨 재물이 대통령에게 단 1원도 안갔다"면서 "갑자기 죄명이 제3자 뇌물죄에서 단순수수죄로 변경됐는데 이는 비논리적이고 형법상 성립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검이 '세기의 재판'이라거나, '공소사실 증거가 차고 넘친다'고 공언했지만, 정작 공소장엔 범죄사실과 아무 관여가 없고 피고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만 있었다고 변호인단은 주장했다.
앞서 지난 2~3일 피고인 신문에 나선 이 부회장은 부친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와병 이후 경영권 승계 작업을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진행됐다는 데 대해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삼성의 경영권 승계 문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밝혔다.
사업에 대한 의사 결정은 지분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그 사업을 고민하고 그 회사의 미래를 위해 발전시킬 수 있는 방향을 아는 사람이 하는 것이라며 자신의 경영관을 설명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나 삼성생명처럼 규모가 큰 회사는 지분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느냐가 중요하지 않고 지분으로 경영권을 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은 리더의 역할에 대해서는 "리더가 되려면 사업을 이해하고 비전을 제시해 좋은 인재들이 오게하고 신바람 나게 일하게 해 경쟁력을 강화시켜 경쟁에서 생존하도록 해야 한다"며 "그런 (리더로서의) 능력을 갖추는 게 경영권"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국회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에 출석해 "언제든지 훌륭한 분이 있으면 경영권을 넘기겠다"고 언급 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그는 "제가 하는 일 중에 가장 중요한 게 저보다 우수한 분을 찾아서 회사로 모시고 오는 일이다"며 "저보다 우수한 분 계시면 다 넘기겠다"고 말했다.
당시 그동안 삼성그룹의 사업 조정과 경영권 승계 과정이 모두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진행된 상태에서 자신이 경영권을 맡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직접 언급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저보다 지분도 많고 삼성생명을 오래 경영한 이건희 회장이 건강했더라도 아마 (사업을 전문경영인에게) 다 맡겼을 것"이라며 "사업 결정은 회사 사장들과 미전실에서 검토하면 그렇게 하는 것이 우리 회사의 관례"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 부회장에 대한 1심 선고일이 오는 25일 오후 2시 30분으로 확정됐다.
이날 박영수 특별검사는 결심 공판에서 이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 함께 기소된 삼성 미래전략실 최지성 전 실장과 장충기 전 차장, 삼성전자 박상진 전 사장에게는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또 황성수 전 전무에게는 징역 7년을 구형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