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C "애플, VPN 앱 차단 등 중국서 끔찍한 실수"

기사등록 2017/08/02 11:03:15

【베이징=신화/뉴시스】CNBC뉴스는 1일(현지시간) 애플이 중국정부의 압력에 굴복해 아이튠즈 앱스토어에서 가상사설망(Virtual Private Network, VPN) 앱을 삭제함으로써 중국 내 거주자들이 세계 뉴스 등 인터넷 컨텐츠에 접근하는 것을 막았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월 18일 중국 국무원발전연구중심이 베이징에서 주최한 중국발전고위층포럼의 ‘ 글로벌 신 환경에서 혁신과 창업’ 주제 토론회에 참가해 발언하는  모습. 2017.08.01.
【베이징=신화/뉴시스】CNBC뉴스는 1일(현지시간) 애플이 중국정부의 압력에 굴복해 아이튠즈 앱스토어에서 가상사설망(Virtual Private Network, VPN) 앱을 삭제함으로써 중국 내 거주자들이 세계 뉴스 등 인터넷 컨텐츠에 접근하는 것을 막았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월 18일 중국 국무원발전연구중심이 베이징에서 주최한 중국발전고위층포럼의 ‘ 글로벌 신 환경에서 혁신과 창업’ 주제 토론회에 참가해 발언하는  모습. 2017.08.01.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시가총액 세계 1위 기업인 애플이 중국 시장 확보를 위해 “끔찍한 실수(terrible mistake)”를 저지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애플이 중국 시장의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중국의 요구사항을 너무 고분고분 들어주고 있다는 것이다.

 CNBC뉴스는 1일(현지시간) 애플이 중국정부의 압력에 굴복해 아이튠즈 앱스토어에서 가상사설망(Virtual Private Network, VPN) 앱을 삭제함으로써 중국 내 거주자들이 세계 뉴스 등 인터넷 컨텐츠에 접근하는 것을 막았다고 보도했다. CNBC뉴스는 특히 애플의 이런 움직임이 중국 내 거주자들이 구글과 트위터, 페이스북 등 자유로운 정보 흐름에 필수적인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CNBC뉴스는 이와 관련해 애플 측의 입장을 들으려 했으나 대변인과 접촉을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CNBC뉴스는 그러나 애플이 북미 최대 정보기술(IT) 온라인 매체인 '테크크런치' 측에 “올해 초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가 VPN을 제공하는 모든 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허가를 얻어야 한다고 발표했다. 우리는 새로운 규정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중국 내 VPN 앱을 삭제할 필요가 있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CNBC뉴스는 애플이 중국 시장을 필요로 하는 점을 인정은 하지만 중국 내 아이폰 사용자들의 사생활 보호를 어렵게 하고, 자유로운 정보 접근을 막는 애플의 전략은 잘못된 것이라고 우려했다.

 낮은 자세를 취하면서까지 중국 시장을 붙잡으려는 애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 판매 실적은 저조했다. 애플의 3분기(미국 회계연도 기준, 4~7월) 중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떨어졌다. 지난 2분기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4% 떨어졌다. CNBC뉴스는 애플이 중국 당국의 규제 압박을 받고 있는 사이 화웨이나 샤오미 등 현지 라이벌들이 애플의 시장 점유율을 잠식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3분기 중국 내 실적에 대해 "환율을 고려하면 매우 훌륭하다"라고 자평했다. 쿡은 1일 C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4100만대의 아이폰을 판매했다. 그러나 솔직히 실제로는 그것보다도 많았다. 330만대의 재고가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미, 아시아, 중동 등 일부 시장이 1년 전에 비해 25% 이상 성장했다.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의 매출은 1년 전 아이폰6S플러스에 비해 두 자릿수로 늘었다. 아이폰은 정말 엄청났다(terrific)"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29일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VPN 서비스 업체 '익스프레스VPN(expressvpn)'은 자사의 VPN 앱 삭제 사실을 통보하는 애플의 서한을 공개했다. 익스프레스VPN이 자사 블로그를 통해 공개한 이 서한에 따르면 애플은 “익스프레스VPN 앱이 중국에서는 불법인 콘텐츠를 포함하고 있어 중국 앱스토어에서 삭제했다. 익스프레스VPN 앱은 앱스토어 리뷰 가이드라인에 따르지 않고 있다”라고 밝혔다.

 익스프레스VPN 측은 "지금까지 중국 정부가 VPN 사용을 막기 위해 해왔던 급격한 조치들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 같은 조치에 실망했다. 애플이 중국 검열 노력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게 돼 곤혹스럽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정부는 이른바 '만리장성 방화벽(Great Firewall)'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구글의 검색 서비스와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해외 정보망과의 접속을 차단하는 장치다. 하지만 중국의 애플 제품 사용자들은 VPN 앱을 이용해 만리장성 방화벽을 우회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러나 애플이 VPN 앱을 삭제함으로써 이런 우회로마저 차단된 것이다. 애플이 중국 정부의 압박에 굴복한 것은 그렇게 해서라도 중국시장을 붙잡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29일 "애플에게 중국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2016년 기준 중국 앱스토어 매출은 미국을 추월하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중국은 갈수록 ‘만리장성 방화벽’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6월 1일부터는 인터넷 안전법이 발효됐다. 인터넷 안전법의 핵심은 중국 내 기업들이 자사 데이터를 중국 내 서버에만 저장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외국 기업들도 중국 밖으로 자사의 자료를 옮길 수 없도록 했다.

 애플은 중국 정부의 인터넷 안전법에도 충실하게 따랐다. 지난달 12일 애플은 중국 아이폰 및 아이패드 사용자의 메시지·사진 등 아이클라우드(iCloud)에 저장될 정보를 저장하는 데이터 센터를 중국 현지에 마련한다고 밝혔다.

 애플은 지난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7% 늘어난 454억 달러(약 51조원)의 분기 매출을 올렸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 컴퓨터 등이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올렸기 때문이다.

  애플은 1일 지난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 오른 87억 달러(약 9조8000억 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실적 발표 후 애플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6% 이상 급등한 159달러대로 치솟으면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애플은 또 지난 3분기 동안 4100만대의 아이폰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 4070만대를 상회한 규모다. 주당순이익은 1.68달러로 이 역시 시장 예상치인 1.57 달러를 뛰어넘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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