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형식 '호프 회담'에 담긴 文 메시지는?

기사등록 2017/07/27 16:40:00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수석 보좌관회의가 열린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7.07.27.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수석 보좌관회의가 열린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7.07.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홍지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저녁에 갖는 재계 총수와의 간담회에서의 키워드는 '파격'과 '소탈함'이다. 파격적인 형식의 이번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이 전하는 메시지는 가볍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번 간담회는)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그에 따라야만 했던 과거 정부와는 달리 이번 정부는 다르다는 모습을 확실히 보여줄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이번 간담회 준비 과정에서 파격적인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먼저 '맥주회동'에 주목해볼 수 있다. 역대 정권에서 재계와의 첫 회동 때 택한 메뉴로는 김영삼 정권 때 칼국수, 노무현 정권 때 삼계탕이었다. 문재인 정권이 딱딱한 분위기를 탈피할 맥주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탈권위적이고 소탈한 간담회를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은 실질적이고 진솔한 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기존의 형식을 탈피한 호프타임 방식의 만남으로 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실제 맥주회동 아이디어는 문 대통령이 직접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간담회 방식은 시나리오·자료·순서·시간제한이 없는 4무(無)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날 문 대통령은 형식적인 것에서 탈피해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위해 넥타이는 없이 비즈니스 캐쥬얼 복장을 입고 올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 때 맥주로 채택된 소상공인 수제 맥주가 전하는 메시지도 결코 가볍지 않다. 일각에선 15대 대기업과의 재계 회동에서 소상공인이 만든 맥주를 택한 것엔 문재인 정부의 서민 중심 경제 정책의 신호탄을 주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실제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전속고발권 폐지, 중소가맹점 카드 수수로 1% 인하 등의 정책을 주장해온 바 있다. 최근엔 지역상권 내몰림 방지 법안 제도화를 추진하며 소상공인 생업 터전`을 보전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이날 유일하게 참석하는 중견기업 오뚜기는 정규직 사원 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으로 착한 기업으로 불린다. 2015년 대형 마트에서 일하는 시식 사원 1800명을 정규직으로 고용해 사회적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결국 이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려는 문 대통령의 경제정책 기조를 보여주려는 의도에서 오뚜기 기업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자산순위를 기준으로 해서 했다"며 "이번에 참여하지 못한 나머지 기업들에 대해선 다음번에 중견 중소기업 간의 모임 때 초청해서 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한가지 주목되는 것은 이날 식사 제공에 친환경 요리가로 알려진 임지호 셰프가 나선다는 점이다. 임지호 셰프는 '방랑식객'이란 별명으로 인공 조미료를 최소화 한 자연 요리 연구가로 알려져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임 셰프의 음식과 재료 각각에 의미와 뜻이 담겨져 있다"며 "여러 가지 의미가 부여돼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담백한 자연 본연의 맛을 살린 음식으로 정부와 재계 관계도 자연스럽게 가자는 문 대통령의 뜻으로 읽힌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이같은 파격적인 형식의 간담회는 문 대통령이 그간 탈권위적이고 소탈한 이미지를 내세워 온 것의 연장선상이자 향후 펼칠 경제 정책과 나아갈 관계에 대한 시그널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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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 형식 '호프 회담'에 담긴 文 메시지는?

기사등록 2017/07/27 16:4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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