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사용설명서, 어떤 잡초와 화초의 한계 성찰

기사등록 2017/07/18 11:00:00

【서울=뉴시스】 바다쓰레기 재활용 액세서리, 재주도좋아 작. 바다쓰레기를 모으는 ‘비치코밍(beach combing)’ 축전을 열어 수집한 쓰레기로 만들었다.
【서울=뉴시스】 바다쓰레기 재활용 액세서리, 재주도좋아 작. 바다쓰레기를 모으는 ‘비치코밍(beach combing)’ 축전을 열어 수집한 쓰레기로 만들었다.
【서울=뉴시스】 신동립 기자 = ‘쓰레기 × 사용설명서’ 특별전이 19일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 Ⅰ·Ⅱ에서 개막한다. ‘쓰레기를 만들다’로 출발, ‘쓰레기를 처리하다’를 거쳐 ‘쓰레기를 활용하다’로 이어지는 전시코스다.

 ‘유리병 등잔’, ‘포탄피 재떨이’ 등 쓰레기 활용의 역사가 깃든 300점을 선보인다.

 ‘하피첩’(보물 1683-2), ‘영조대왕태실석난간조배의궤’(보물 1901-11), ‘미인도’ 등 쓰레기로 처리될뻔 한 문화재, 물건을 오래 쓰고 재활용하는 사람들을 인터뷰한 조사자료도 볼 수 있다.

【서울=뉴시스】 미인도(고산윤선도유물전시관), 조선후기. 윤두서(1668~1715)의 손자 윤용(1708~1740)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못 쓰는 집안물건을 정리하다가 책장 안 밑바닥에 깔린 까만 종이를 쓰레기 더미에 던졌는데, 그 종이에서 ‘미인도’가 발견됐다.
【서울=뉴시스】 미인도(고산윤선도유물전시관), 조선후기. 윤두서(1668~1715)의 손자 윤용(1708~1740)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못 쓰는 집안물건을 정리하다가 책장 안 밑바닥에 깔린 까만 종이를 쓰레기 더미에 던졌는데, 그 종이에서 ‘미인도’가 발견됐다.
국립민속박물관이 프랑스 국립 유럽지중해문명박물관(MuCEM)과 ‘쓰레기’를 공동주제로 선정, 발굴한 것들이다.

 인간이 남긴 쓰레기와 그 쓰레기 활용사, 쓰레기 문제에 대응하는 이웃들의 모습을 소개한다. 쓰레기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소기업, 폐품을 활용한 생활소품 제작자, 물건과 교감을 소중히 여기는 이들에 이르기까지, 소모된 물건의 가치를 찾는 데 익숙한 남녀들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서울=뉴시스】 하피첩(국립민속박물관), 1810년. 정약용(1762~1836)이 두 아들에게 전하는 당부를 적은 서첩이다. 부인 홍씨가 강진 유배지로 부쳐온 빛 바랜 혼례복인 붉은치마(紅裙)를 재활용했다. 2004년 경기 수원에서 폐지 줍는 할머니의 수레에서 이를 발견한 사람이 유물감정 프로그램에 의뢰, 세상에 알려졌다. 2010년 보물로 지정됐다.
【서울=뉴시스】 하피첩(국립민속박물관), 1810년. 정약용(1762~1836)이 두 아들에게 전하는 당부를 적은 서첩이다. 부인 홍씨가 강진 유배지로 부쳐온 빛 바랜 혼례복인 붉은치마(紅裙)를 재활용했다. 2004년 경기 수원에서 폐지 줍는 할머니의 수레에서 이를 발견한 사람이 유물감정 프로그램에 의뢰, 세상에 알려졌다. 2010년 보물로 지정됐다.
전시장을 찾는 어린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재활용 놀이터, 사용하지 않는 장난감을 다른 장난감으로 교환하는 공간, 우산수리 코너도 운영한다.

 썩지 않는 소재가 전통의 10장생을 대신하는 현실을 풍자한 대학생들의 작품 ‘신(新) 십장생’, 대학원생들의 ‘쓰레기산’, 설치미술가 최정화와 김종인 서울여대 미대 교수의 재활용 작품(정크-아트)는 쓰레기는 쓰레기가 아님을 역설한다.

【서울=뉴시스】 재활용 등잔(국립민속박물관)과 재활용 등잔가게(부경근대사료연구소), 20세기. 용도를 다 한 생활용품은 솜씨 좋은 사람의 손에서 또 다른 제품으로 되살아난다. 폐품에 가치를 더해 재생시키는 ‘새 사용’(업-사이클)은 이미 현 부모세대 때 시작됐다.
【서울=뉴시스】 재활용 등잔(국립민속박물관)과 재활용 등잔가게(부경근대사료연구소), 20세기. 용도를 다 한 생활용품은 솜씨 좋은 사람의 손에서 또 다른 제품으로 되살아난다. 폐품에 가치를 더해 재생시키는 ‘새 사용’(업-사이클)은 이미 현 부모세대 때 시작됐다.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은 “산업화 이후 대량 생산·소비를 통해 유지되는 사회·경제 체제는 무엇이든 쉽게 버리고 쉽게 새 것을 취하는 데 익숙한 생활을 가져왔다. 그 결과 버려진 쓰레기는 개인과 국가를 넘어 지구의 문제로까지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인류 공통 문제로 부각된 쓰레기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이끌고, 우리 이웃들이 실천하고 있는 다양한 대안을 공유함으로써 관람객 스스로 문제와 해법을 생각해보는 자리를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 쓰레기가 개인과 공동체, 미래를 위해 풀어야 할 화두가 된 지금, 이번 전시가 자신의 생활을 돌아보고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서울=뉴시스】 특별전 ‘쓰레기×사용설명서’
【서울=뉴시스】 특별전 ‘쓰레기×사용설명서’
‘쓰레기 × 사용설명서’는 10월31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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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사용설명서, 어떤 잡초와 화초의 한계 성찰

기사등록 2017/07/18 11: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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