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선화랑서 제 35회 개인전
10호 회화·드로잉·오브제 75점 전시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그대는 이미 다이아몬드
맑고 영롱한 다이아몬드
깨트릴 수 없는 다이아몬드
사라지지 않은 영원한 다이아몬드'
이효리가 4년만에 발표한 신곡 '다이아몬드'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노래라고 알려지면서 반응이 뜨겁다. 손석희 앵커가 "가사를 보니 뭉클하다"고 말해 더욱 주목받고 있는 노래다.
예술가들의 텔레파시일까. 이 노래를 압축한 듯한 그림이 전시장에 걸려 주목받고 있다.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35회 개인전을 열고 있는 문형태(43)의 '다이아몬드' 작품이다. 미술시장 스타작가답게 이 그림은 걸리자 마자 팔렸다. 동그란 빨간 딱지를 붙이고 전시되어 한발 늦은 컬렉터들의 속을 쓰리게 하고 있다.
'다이아몬드' 작품은 보는 순간 마음을 부풀게 한다. 그깟 손가락이 아니라 보름달같은 여자 얼굴에 '다이아 반지'를 왕관을 씌우듯 끼워준다. 남자의 얼굴에는 뿌듯함과 경건함마저 감돈다.
기분을 좋아지게 그림이지만 '낭중유추(囊中有錐·주머니에 든 송 곳)'다. 그림은 상처와 고통, 모든 결핍된 것들의 이야기다.
작가는 "왕관과 머리를 쓰다듬는 뾰족한 다섯 손가락, 별과,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모든 것들은 날카로운 끝을 가지고 있었다"며 "반짝이면서도 날카로운 것들, 선과 악을 동시에 상징하는 것들은 내게 친구, 연인, 가족의 모습이기도 하다"고 했다.
만화같고, 동화처럼 보이는 문형태의 그림은 미술시장의 '다이아몬드'같은 존재감이 있다. 여자들의 욕망을 자극하는 다이아몬드처럼 컬렉터들의 욕망을 건드린다. '보기만 해도 사고 싶다'는 마법이 걸릴 정도로 전시만 열면 그림은 순식간에 팔려나간다.
조지콘도, 피카소 같은 입체파의 탈을 쓴 듯한 만화같은 그림은 묘한 마력을 풍긴다. 어른같기도 아이같기도 한 캐릭터들의 천진난만함과 생동감이 돋보인다. 살펴보면 눈코입이 세로로 달리고 몸통이 분리되어 기괴하지만 유쾌하게 마음을 터지게 하는 건 기발한 상상력이다.
10호 회화·드로잉·오브제 75점 전시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그대는 이미 다이아몬드
맑고 영롱한 다이아몬드
깨트릴 수 없는 다이아몬드
사라지지 않은 영원한 다이아몬드'
이효리가 4년만에 발표한 신곡 '다이아몬드'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노래라고 알려지면서 반응이 뜨겁다. 손석희 앵커가 "가사를 보니 뭉클하다"고 말해 더욱 주목받고 있는 노래다.
예술가들의 텔레파시일까. 이 노래를 압축한 듯한 그림이 전시장에 걸려 주목받고 있다.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35회 개인전을 열고 있는 문형태(43)의 '다이아몬드' 작품이다. 미술시장 스타작가답게 이 그림은 걸리자 마자 팔렸다. 동그란 빨간 딱지를 붙이고 전시되어 한발 늦은 컬렉터들의 속을 쓰리게 하고 있다.
'다이아몬드' 작품은 보는 순간 마음을 부풀게 한다. 그깟 손가락이 아니라 보름달같은 여자 얼굴에 '다이아 반지'를 왕관을 씌우듯 끼워준다. 남자의 얼굴에는 뿌듯함과 경건함마저 감돈다.
기분을 좋아지게 그림이지만 '낭중유추(囊中有錐·주머니에 든 송 곳)'다. 그림은 상처와 고통, 모든 결핍된 것들의 이야기다.
작가는 "왕관과 머리를 쓰다듬는 뾰족한 다섯 손가락, 별과,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모든 것들은 날카로운 끝을 가지고 있었다"며 "반짝이면서도 날카로운 것들, 선과 악을 동시에 상징하는 것들은 내게 친구, 연인, 가족의 모습이기도 하다"고 했다.
만화같고, 동화처럼 보이는 문형태의 그림은 미술시장의 '다이아몬드'같은 존재감이 있다. 여자들의 욕망을 자극하는 다이아몬드처럼 컬렉터들의 욕망을 건드린다. '보기만 해도 사고 싶다'는 마법이 걸릴 정도로 전시만 열면 그림은 순식간에 팔려나간다.
조지콘도, 피카소 같은 입체파의 탈을 쓴 듯한 만화같은 그림은 묘한 마력을 풍긴다. 어른같기도 아이같기도 한 캐릭터들의 천진난만함과 생동감이 돋보인다. 살펴보면 눈코입이 세로로 달리고 몸통이 분리되어 기괴하지만 유쾌하게 마음을 터지게 하는 건 기발한 상상력이다.
이번 전시 타이틀은 유니콘(Unicorn)이다. 반짝거리면서 날카롭고, 온순함과 포악함이 공존하는 선과 악을 동시에 상징하는 의미로 작가의 복잡한 생각을 '유니콘'으로 묶었다.
작가는 "모든 종류의 기억이란 상처였고 우리를 자라게 한다"며 "가족이, 친구가, 당신이, 제게는 제가 만드는 작업들이 저를 아프게 하는 동시에 튼튼히 자라게 하는 유니콘들"이라고 했다.
"저는 작업을 할 때 '가난'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에 대해 자주 생각합니다. 경제적인 것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모두가 느끼는 쌀쌀한 추위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을 겸손하게 만들고 고독하게 만들며 때로 그래서 더 다정하고 사랑하게 만듭니다. 본능적인 감정을 이해받는 기분이라고나 할까요."
미술시장에 데뷔한지 10년. 무명에서 '완판작가'로 등극했다. 조선대 서양화과를 졸업후 서울로 올라와 그림을 그리기 위해 딴짓을 했다. 홍대 놀이터 앞에서 직접 디자인한 액세서리를 팔았고, 웹디자이너, 그래픽디자이너로도 살았다. 2007년 기회를 잡았다. 첫 개인전을 연 후 '문형태' 이름이 떠올랐다. 어둡고 거칠지만 묘한 그림, 극사실화가 판을 치던 미술시장에 균열을 내며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비닐하우스에서 작업하던 그의 살림살이도 나아졌다. 그림이 팔려나가면서 작업실은 커졌고 쾌적해졌다.
"저는 항상 작업만큼 쉬운 것은 없다고 말해왔습니다. 화가에게 그림만큼 쉬운 일은 없습니다. 허세의 말이 아니라 진심입니다. "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전업 작가로 살면서 매일 한 점 이상의 작업을 했다. 해매다 개인전을 열었고 러브콜 오는 기획전 그룹전(150여회)을 마다하지 않고 참여했다. "마치 국내 컬랙터에게 모두 소품 하나씩을 소장하게 만들자는 오기"였다. 마르기도 전에 팔려나가 화랑가에서 '마팔'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그림은 변한듯 안변한듯 썸을 탔다. 10년동안 늘 작업이 한결 같을수도 없는일이다. 하지만 "작업이 어두울때도 밝을때도 더하거나 모자랄때도 변함없이 사랑받았다"며 "작가가 사랑하는 작가라는 칭찬도 들었고, 유행을 따르지 않고 스스로 강력한 주류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은 가장 큰 자랑"이라는 자부심도 있다.
"영감은 어디에서 얻느냐는 질문을 던진다면, '너에게'라는 완벽한 답변을 드릴 수 있다"는 작가는 "내가 그리는 것이 무엇이며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까지 단언하기란 힘이 들지만 결국 저에게 영감을 주고 경험을 주는 수많은 타인들에 의한 얘기"라고 했다.
"고민은 늘 작업실 밖으로부터 오며 그것들은 결국 '관계'에 대한 것들입니다. 저는 한달에 한 두 번도 외출하지 않는 집돌이입니다. 가끔 외부로 나오면 인지도나 인기에 기분이 좋기도 하지만 어색하기도 합니다. 그런 것에 흔들리는 시기는 지났다지만 외부에서 건드리는 손짓들에 늘 무감각할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는 견뎌왔고, 살아내며 단단해졌다. 강산도 변하게 하는 10년 세월은 힘이 세다. 무언가 도사리는 듯 거칠고 오싹한 화폭은 이제 부드러워졌다. 색감도 밝아지고 깊어졌다. "살이 쪘다고들 하더군요."
화려하면서도 무거운 독특한 색감은 흙물 덕분이다. 황토를 섞은 물을 먼저 캔버스에 바른 뒤 마르면 흙을 걷어내고 흙물이 노랗게 든 캔버스에 크레파스로 밑바탕을 그린다. 캔버스에 흙물을 바르는 이유는 알고보면 비장하다. 작품들과 미리 작별 인사를 나눈다는 의미가 있다. 이모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그는 ‘죽으면 흙으로 돌아간다’는 기본 명제를 떠올려 자신이 죽은 뒤 곳곳에 남아 떠돌아다니게 될 작품과 미리 인사를 하려고 이런 작업 방식을 택했다고 한다.
'혼돈은 질서의 분신'이다. 인물과 풍경이 풍경이 합체된듯 복잡하게 엮여진 작품은 허공에서 시작된다. 무엇을 그릴지, 계획하지 않고 의도하지 않는다. 연필로 끼적이다가 새로운 형태를 발견하고 구체화된 그림은 기괴하면서도 익살스러운 강렬한 이미지로 드러난다.
보는 순간 그림맛에 빠지게 하는 '문형태표 그림'은 동심을 넘어 '일상의 위대함'을 전한다.
"작품의 메시지요? 간단합니다. '사랑'입니다. 우주를 이해할 수 있는 인간이 되는 길은 오직 사랑뿐이기 때문입니다. 지나치게 가볍거나 즐겁거나 그로데스크한 그림들은 모질게 짜증내는, 진짜 가족같은 사랑의 오묘함을 표현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딱 소장하기 좋은 10호(310만원)크기 회화와 드로잉 오브제 등 75점이 전시됐다. 8월 1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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