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만원 방침'에···소상공인업계 "걱정 태산"

기사등록 2017/06/08 05:00:00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시급 1만원 방침'이 점차 굳어지자 소상공인업계가 울상이다.

정부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 시급 1만원 인상'을 기본으로 현재 시간당 6470원인 최저시급을 내년 7481원, 2019년 8649원으로 단계적으로 올려 2020년에 1만원까지 올린다는 계획이다.

오랜 내수 불황 속에서 근근이 버티고 있는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들은 추가로 부담할 인건비 상승으로 경영이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서울 중구에서 숙박업을 하는 박모씨는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건비가 오르면 자연스럽게 물가가 오르는 법이다"며 "경기가 좋을 때라면 모르겠지만 요즘 같은 불경기라면 자영업자들에게 모두 문 닫으라는 말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인 등 외국인을 주로 상대하는 명동이나 동대문 등의 게스트하우스, 숙박업자들은 사드와 불경기 탓에 단가를 오히려 내린 곳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 상승은 역행하는 것이다"고 하소연했다.

편의점, 제과점, PC방, 당구장 등 최저시급 근로자가 많은 업장은 보통 영세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이미 인건비를 부담할 여력이 없어 아르바이트생을 쓰지 않고, 주인이 직접 운영하는 곳도 많다고 한다.

이와 동시에 업종 특수성에 대한 목소리도 있다. 흔히 '총무'로 불리는, 고시원이나 독서실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이 그렇다.

이들은 보통 고시나 공무원 등 시험을 준비하는 20~30대 젊은 층으로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하면서 일을 한다. 최저시급보다 훨씬 낮은 보수를 받고 일하면서도 숙식이나 공부할 공간을 제공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총무를 한다.

사업장마다 차이가 크지만 이들의 월급은 대부분 50~7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시급 개념은 아예 없는 곳이 태반이다.

마포구에서 독서실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독서실은 식당과 달리 '회전'이라는 개념이 없다. 좌석수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매출이 정해져 있다"며 "시급 1만원은 고사하고 현행 최저임금을 주기도 어려운 상황이다"고 했다.

중소기업청은 지난 5일 소상공인연합회와 함께 13개 소상공인단체의 애로사항을 듣고 토론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들은 "최저임금을 1만원까지 인상하는 것은 과잉창업과 과당경쟁 구조에서 취약한 수익구조를 더욱 악화시키는 너무 가혹한 정책"이라며 단계별 소폭인상을 주장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와 관련해 "(실행) 해야 할 필요성과 자영업자 및 중소기업 (문제를) 균형 잡히게 보면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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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1만원 방침'에···소상공인업계 "걱정 태산"

기사등록 2017/06/08 05: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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