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쉽고 편리한 것만 추구하는 인스턴트 시대, 사서 고생하는 화가들이 있다.
'일상이 미술' 팝아트 대세속에 미술시장은 더욱 치열해졌다. 이젠 변기를 전시장에 가져다놓아도 이색적인 일이 아니듯, 이젠 붓이나 물감을 떠난 그림들이 미술을 지배한다. 그림같지 않은 그림이거나, 진짜 그림같은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지난 2000년대 후반 국내미술시장 호황기때 떠오른 스타작가 이동재(43)와 김남표(48)의 신작전이 치열한 미술시장을 증명한다. 수많은 그림속 이들 작품이 주목받는 이유는 전통적인 회화의 위엄을 고수하면서 재료와 기법의 차별화로 놀라움을 선사한다. 특히 노동집약적인 행위로 현 시대에 가벼워진 회화의 맛을 진중하고 묵직하게 올려놓는다는 점이다.
◇ 이동재: 텍스트와 텍스쳐가 만드는 ‘봄’의 낭만
경기 장흥 가나아트파크 레드스페이스에서 선보이는 이동재의 개인전 'Text, Texured_봄'은 2012년 이후 5년만에 열린 개인전이다.
쌀, 콩, 녹두등으로 유명인물을 그려 화제가 됐던 그는 2011년부터 ‘Text, Textured' 시리즈를 작업해왔다. 영화 속 한 장면(scene)을 알파벳 유닛으로 재현했고, 암호처럼 보이는 텍스트는 해당 영화와 관련된 내용을 담았다. 2012년에는 비틀즈와 마돈나 등 뮤지션의 모습을 그들의 노래 가사를 바탕으로 알파벳을 붙여 캔버스에 형상화했다. 그러니까 일명 '깨알같은 작품'이었다.
이번 신작 'Text, Textured_봄' 시리즈는 알파벳 문자가 어떠한 형상도 만들어내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존 작품과 큰 변화를 보인다. 일단, 띄어쓰기가 없고 레진(resin)으로 제작한 알파벳은 동일한 크기로 균일하게 부착되어 있어, 작품의 형식은 문자를 의미하는 텍스트(text)와 “(밋밋하지 않고) 특별한 질감”을 의미하는 텍스쳐드(textured)라는 사전적 의미에 충실히 부합한다.
'일상이 미술' 팝아트 대세속에 미술시장은 더욱 치열해졌다. 이젠 변기를 전시장에 가져다놓아도 이색적인 일이 아니듯, 이젠 붓이나 물감을 떠난 그림들이 미술을 지배한다. 그림같지 않은 그림이거나, 진짜 그림같은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지난 2000년대 후반 국내미술시장 호황기때 떠오른 스타작가 이동재(43)와 김남표(48)의 신작전이 치열한 미술시장을 증명한다. 수많은 그림속 이들 작품이 주목받는 이유는 전통적인 회화의 위엄을 고수하면서 재료와 기법의 차별화로 놀라움을 선사한다. 특히 노동집약적인 행위로 현 시대에 가벼워진 회화의 맛을 진중하고 묵직하게 올려놓는다는 점이다.
◇ 이동재: 텍스트와 텍스쳐가 만드는 ‘봄’의 낭만
경기 장흥 가나아트파크 레드스페이스에서 선보이는 이동재의 개인전 'Text, Texured_봄'은 2012년 이후 5년만에 열린 개인전이다.
쌀, 콩, 녹두등으로 유명인물을 그려 화제가 됐던 그는 2011년부터 ‘Text, Textured' 시리즈를 작업해왔다. 영화 속 한 장면(scene)을 알파벳 유닛으로 재현했고, 암호처럼 보이는 텍스트는 해당 영화와 관련된 내용을 담았다. 2012년에는 비틀즈와 마돈나 등 뮤지션의 모습을 그들의 노래 가사를 바탕으로 알파벳을 붙여 캔버스에 형상화했다. 그러니까 일명 '깨알같은 작품'이었다.
이번 신작 'Text, Textured_봄' 시리즈는 알파벳 문자가 어떠한 형상도 만들어내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존 작품과 큰 변화를 보인다. 일단, 띄어쓰기가 없고 레진(resin)으로 제작한 알파벳은 동일한 크기로 균일하게 부착되어 있어, 작품의 형식은 문자를 의미하는 텍스트(text)와 “(밋밋하지 않고) 특별한 질감”을 의미하는 텍스쳐드(textured)라는 사전적 의미에 충실히 부합한다.
이는 2003년부터 진행된 콩과 팥이 신체기관 ‘콩팥’이 되고 쌀로 ‘라이스 장군’을 표현하는 등 개별 작품에 대한 의미가 부각되는 직접적인 언어유희 작업을 넘어서는 것이다.
입체적인 작품의 배경에는 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한 이력 덕분이다. 하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의도가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 형상이 사라진 화면은 레진으로 직접 제작한 알파벳 문자들의 ‘질감(texture)’이 돋보이면서 이번 전시의 소주제인 ‘봄’ 즉, ‘본다(watching)’라는 행위가 양감과 촉감을 가늠할 수 있다. 특히 문자의 나열은 독해가 가능한 어떤 주제와 대상에 대한 본문이라는 점에서 여타 회화와는 다르게 특별한 오브제(마티에르)로 존재감을 보인다.
전시는 모든 공간에 디자이너 가구 일부가 함께 연출됐다.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외부와 직접 연결되는 1층은 대중성의 상징처럼 남아있는 비틀즈의 노래 가사를 담은 1호 소품들이 전시된다. 2층은 매란국죽(梅蘭菊竹)을 비롯하여, 믿음·소망·사랑 등을 주제로 연상되는 색과 그에 대한 영문 번역본을 실은 작품들이 함축된 시학의 미를 강조한다. 3층은 금강경과 반야심경 등 명상을 통한 정신적인 시공간으로 꾸며졌다.
가나아트파크 박정원 큐레이터는 "문학을 ‘시각적·입체적으로 표현’한 작가의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의 회화와 조각의 작업 범위가 확장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전시는 7월2일까지.
입체적인 작품의 배경에는 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한 이력 덕분이다. 하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의도가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 형상이 사라진 화면은 레진으로 직접 제작한 알파벳 문자들의 ‘질감(texture)’이 돋보이면서 이번 전시의 소주제인 ‘봄’ 즉, ‘본다(watching)’라는 행위가 양감과 촉감을 가늠할 수 있다. 특히 문자의 나열은 독해가 가능한 어떤 주제와 대상에 대한 본문이라는 점에서 여타 회화와는 다르게 특별한 오브제(마티에르)로 존재감을 보인다.
전시는 모든 공간에 디자이너 가구 일부가 함께 연출됐다.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외부와 직접 연결되는 1층은 대중성의 상징처럼 남아있는 비틀즈의 노래 가사를 담은 1호 소품들이 전시된다. 2층은 매란국죽(梅蘭菊竹)을 비롯하여, 믿음·소망·사랑 등을 주제로 연상되는 색과 그에 대한 영문 번역본을 실은 작품들이 함축된 시학의 미를 강조한다. 3층은 금강경과 반야심경 등 명상을 통한 정신적인 시공간으로 꾸며졌다.
가나아트파크 박정원 큐레이터는 "문학을 ‘시각적·입체적으로 표현’한 작가의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의 회화와 조각의 작업 범위가 확장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전시는 7월2일까지.
◇김남표 '순간적 풍경-닭살돋다'전
인조털, 목탄 등의 오브제를 캔버스에 붙여 초현실적인 작품을 해온 김남표는 이번 작품에서는 오브제를 버렸다.
가나아트에서 '순간적 풍경-닭살돋다'를 전시타이틀로 열고 있는 개인전은 '김남표 작품'이 맞나 할 정도다. 일명 '얼룩말 작가'로도 알려졌는데 이번 작품은 얼룩말은 커녕, 인조털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극사실화를 뛰어넘고 유화의 질척한 느낌마저 풍기는 그림은 알고보면, 듬직한 풍모의 작가를 다시 보게 한다.
그림은 면봉과 나이프만을 이용해 그렸다. 붓이 아닌 면봉으로 그려진 그림은 면봉의 누에고치같은 가느다란 실이 흘러나와 이어진 분위기다.
팔레트에서 색을 완전히 섞지 않고 마블링 단계 정도로 섞인 색을 화면에서 버무려가며 그림을 그렸다. 캔버스가 제2의 팔레트가 되어 작가의 직접성과 즉흥성을 담아냈는데, 이는 작가의 몰입 그대로가 작품을 바라보는 이에게 전달된다.
이전 작업도 작가의 머리에서 나오는 것이 순간적인 즉흥성, 손끝에서 이루어진 비계획적인 표현처럼 이번 신작도 제목처럼 '순간적 풍경'과 맞닿아 있다.
이전 작업에서처럼 호랑이나 고릴라 같은 동물들의 모습이 나타나는데, 작가는 "단순히 작품의 소재로서가 아니라, 감각적이고 에너지가 가득한 ‘어느 한 순간’의 동물적인 느낌, 그리고 순간적으로 스치고 지나가는 느낌을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했다.
묘한 긴장감과 함께 닭살 돋는 기분까지 느끼게 하는 촉각적 그림이다. 전시타이틀을 '닭살돋다'로 쓴 작가는 이런말을 했다. 자신의 작품에 자부심과 자신감이 전해진다.
"goosebumps. ‘닭살 돋다’라는 뜻. 사람의 감각이 최대치가 되면 소름끼치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그런 순간을 그리려고 했어요. 지각 이전의 세계 혹은 상징 이전의 감각을 통한 사유가 주제죠. 감각(感覺)이라는 말에서 각(覺)자가 깨닫는다는 말인데, 감각을 통해서 깨달음에 도달하는 순간이 한순간에 발현하면 닭살이 돋는 것이고, 미술에서는 그것이 깨달음이 아닐까요?" 전시는 6월 18일까지.
[email protected]
묘한 긴장감과 함께 닭살 돋는 기분까지 느끼게 하는 촉각적 그림이다. 전시타이틀을 '닭살돋다'로 쓴 작가는 이런말을 했다. 자신의 작품에 자부심과 자신감이 전해진다.
"goosebumps. ‘닭살 돋다’라는 뜻. 사람의 감각이 최대치가 되면 소름끼치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그런 순간을 그리려고 했어요. 지각 이전의 세계 혹은 상징 이전의 감각을 통한 사유가 주제죠. 감각(感覺)이라는 말에서 각(覺)자가 깨닫는다는 말인데, 감각을 통해서 깨달음에 도달하는 순간이 한순간에 발현하면 닭살이 돋는 것이고, 미술에서는 그것이 깨달음이 아닐까요?" 전시는 6월 1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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