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 對 '겁없는 소녀'…미 월가 동상싸움에 '오줌누는 개' 가세

기사등록 2017/05/31 10:38:42

【뉴욕=AP/뉴시스】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에 8일(현지시간) '겁없는 소녀상'이 황소상을 마주보고 서있다. 2017.03.09
【뉴욕=AP/뉴시스】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에 8일(현지시간) '겁없는 소녀상'이 황소상을 마주보고 서있다. 2017.03.09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세계 금융의 중심지 미국 뉴욕 월가에서 '황소'와 '소녀'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 전쟁에 '오줌누는 개'까지 가세하면서, 뉴요커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주말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 알렉스 가드가는 '겁없는 소녀상' 옆에 '오줌누는 개'라는 조각상을 '기습' 설치했다. 조각상은 소녀상의 왼발 옆에 설치 됐는데, 오른쪽 뒷발을 든 채 소녀의 다리에 오줌을 누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오줌누는 개'를 설치한 가드가는 "내 작품 개는 소녀상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는데, 이는 소녀상이 황소상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며 "황소상을 만든 작가는 자비 35만달러를 들여 작품을 만들었지만 소녀상이 그 의미를 변화시켰다"며 설치 이유를 설명했다. 

 소녀상은 지난 3월 세계 여성의 날을 하루 앞둔 7일 새벽 월가 증권거래소 앞 황소상 정면에 기습 설치됐다. 키 121.92cm의 키에 양 다리를 벌리고 양 손을 허리춤에 얹어 고개를 쳐든 소녀상은 여성의 리더십과 힘을 상징한다. 더욱이 황소와 마주하고 있으면서도 당찬 표정 때문에 그 의미가 부각됐다.

 소녀상은 많은 관광객과 시민의 지지를 받으며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인스타그램에는 소녀상을 태그(#fearlessgirl)한 2만5000건 이상의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러한 인기에 빌 드 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내년 2월까지 소녀상을 유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황소상의 작가인 이탈리아 출신 조각가 아르투로 디 모디카가 소녀상 설치는 자신이 의도한 표현을 유린한다면서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고 나서 논란이 시작됐다.

 디 모디카는 소녀상 설치를 추진한 기업이 전 세계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동상을 황소상 맞은 편에 세웠다며, 이는 '광고 꼼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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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시스】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에 조각가 알렉스 가드가가 '겁없는 소녀상' 옆에 '오줌누는 개' 조각상을 설치했다. 2017.5.29 (출처 = 뉴욕포스트)
 소녀상은 투자업체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가 기업 내 여성 리더십 증진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제작비 전액을 부담해 제작됐다.

 한편 '오줌누는 개' 조각상 설치를 두고 가드가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트위터 유저 @RedTRac***은 "소녀상 옆에 '오줌누는 개'를 설치한 것은 가드가의 말과는 상관없이 여성혐오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트윗했다.

 @GregAndre***은 "가드가는 유독성의 예술가이며 어리석고 여성혐오자이다"라고 일갈했다.

 가드가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부정적인 메일을 많이 받고 있다"며 "그러나 나는 '오줌누는 개'에 부여한 나의 생각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줌누는 개'가 아직 할 일이 남았다며 조각상을 수정해 다음 주께 다시 설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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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 對 '겁없는 소녀'…미 월가 동상싸움에 '오줌누는 개' 가세

기사등록 2017/05/31 10:38:4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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