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 서울국제문학포럼' 기자간담회
"인류는 새로운 형태 전쟁에 준비 안돼" 지적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체르노빌 원전사고, 후쿠시마 사태는 새로운 형태의 전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전에 알고 있던 소란스러운 전쟁이 아니다."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스베틀라나 알렉세예비치(69)는 19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23층에서 열린 '2017 서울국제문학포럼'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벨라루스 태생의 그녀는 소설가도, 시인도 아니다. 기자 출신의 그녀는 자기만의 독특한 문학 장르를 창시했다. 일명 ‘목소리 소설(Novels of Voices)’, 작가 자신은 ‘소설-코러스’라고 부르는 장르이다.
"인류는 새로운 형태 전쟁에 준비 안돼" 지적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체르노빌 원전사고, 후쿠시마 사태는 새로운 형태의 전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전에 알고 있던 소란스러운 전쟁이 아니다."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스베틀라나 알렉세예비치(69)는 19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23층에서 열린 '2017 서울국제문학포럼'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벨라루스 태생의 그녀는 소설가도, 시인도 아니다. 기자 출신의 그녀는 자기만의 독특한 문학 장르를 창시했다. 일명 ‘목소리 소설(Novels of Voices)’, 작가 자신은 ‘소설-코러스’라고 부르는 장르이다.
다년간 수백 명의 사람들을 인터뷰해 모은 이야기를 Q&A 형식이 아니라 일반 논픽션의 형식으로 썼다. 정치 이데올로기의 의미를 논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담고 있다.
알렉세예비치는 "매번 작품을 쓰는데 보통 5년에서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며 "책마다 등장한 인터뷰이가 200명에서 500명 정도 된다. 기억 조작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최대한 상세히 인터뷰를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항상 진실을 중점에 두고 썼다. 매번 인터뷰를 할 때마다 한 사람을 5번, 7번씩 찾아갔다"며 "체르노빌 참사가 발생한 지역 인근에 사는 한 여인이 떠나고 싶지 않아했던 것을 잊을 수 없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방사능은 보이지 않고 냄새를 맡을 수도 없고 자연에 있기 때문에 사람이 전혀 느낄 수 없다"며 "인류는 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전쟁에 전혀 준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알렉세예비치는 "매번 작품을 쓰는데 보통 5년에서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며 "책마다 등장한 인터뷰이가 200명에서 500명 정도 된다. 기억 조작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최대한 상세히 인터뷰를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항상 진실을 중점에 두고 썼다. 매번 인터뷰를 할 때마다 한 사람을 5번, 7번씩 찾아갔다"며 "체르노빌 참사가 발생한 지역 인근에 사는 한 여인이 떠나고 싶지 않아했던 것을 잊을 수 없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방사능은 보이지 않고 냄새를 맡을 수도 없고 자연에 있기 때문에 사람이 전혀 느낄 수 없다"며 "인류는 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전쟁에 전혀 준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알렉세예비치는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War's Unwomanly Face), '체르노빌의 목소리'(Voices from Chernobyl) 등 사회주의 체제의 몰락과 전쟁를 다룬 작품을 통해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그녀는 "40년동안 소련시대 사람들의 역사를 써왔다"며 "소련만큼 공산주의 이념을 실험해본 국가는 없다고 생각한다. 공산주의 민낯이 어떤 것인지 말하고 싶어서 이 장르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님이 책을 좋아해서 집에 많은 장서가 있다"며 "책에 나온 지식도 좋았지만 길에서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서민들의 이야기도 대단히 흥미로웠다. 이들의 놀라운 이야기가 사라져버리면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한국 작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알렉세예비치는 "세월호에 관련된 작품이 안 나온 것이 안타깝다"며 "이런 비극적인 주제를 다루는 것이 쉽지는 않다. 사회학적인 접근방식, 문학적 접근 방식 등 여러가지 능력이 필요한데, 정말 세월호를 주제로 쓴다면 철학자와 같은 마인드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녀는 "40년동안 소련시대 사람들의 역사를 써왔다"며 "소련만큼 공산주의 이념을 실험해본 국가는 없다고 생각한다. 공산주의 민낯이 어떤 것인지 말하고 싶어서 이 장르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님이 책을 좋아해서 집에 많은 장서가 있다"며 "책에 나온 지식도 좋았지만 길에서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서민들의 이야기도 대단히 흥미로웠다. 이들의 놀라운 이야기가 사라져버리면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한국 작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알렉세예비치는 "세월호에 관련된 작품이 안 나온 것이 안타깝다"며 "이런 비극적인 주제를 다루는 것이 쉽지는 않다. 사회학적인 접근방식, 문학적 접근 방식 등 여러가지 능력이 필요한데, 정말 세월호를 주제로 쓴다면 철학자와 같은 마인드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알렉세예비치는 "독자들을 즐겁게 하려는 게 저술의 목적이 아니다"며 "나와 같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아는 것에 많은 흥미를 가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조명할 때도 탱크 몇 대 투입, 부대 규모 등 팩트, 수치에는 별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철저히 인간의 정신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알렉세예비치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노벨문학상을 받으러 갔을 때 '앞으로 어떤 것을 쓰고 싶냐'고 물었을 때 사랑을 주제로 쓰고 싶다고 했다. 소련이나 공산주의에 대해서는 충분히 쓸만큼 썼다고 생각해서다. 사랑은 희극적 관점에서 다룰 수 있다. 하지만 사랑은 진지하게 바라본다면 애통하고 비극적인 주제가 될 수 있다."
[email protected]
그러면서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조명할 때도 탱크 몇 대 투입, 부대 규모 등 팩트, 수치에는 별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철저히 인간의 정신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알렉세예비치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노벨문학상을 받으러 갔을 때 '앞으로 어떤 것을 쓰고 싶냐'고 물었을 때 사랑을 주제로 쓰고 싶다고 했다. 소련이나 공산주의에 대해서는 충분히 쓸만큼 썼다고 생각해서다. 사랑은 희극적 관점에서 다룰 수 있다. 하지만 사랑은 진지하게 바라본다면 애통하고 비극적인 주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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