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거리두라"…JP모건 회장, 주주 공세에 '혼쭐'

기사등록 2017/05/17 17:32:03

【워싱턴=JP모건체이스 ·AP/뉴시스】제이미 다이먼 모건체이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가 4일(현지시간) 워싱턴 미국상공회의소에서 투자자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다이먼 회장은 이날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워싱턴=JP모건체이스 ·AP/뉴시스】제이미 다이먼 모건체이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가 4일(현지시간) 워싱턴 미국상공회의소에서 투자자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다이먼 회장은 이날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미국이 잘못 돼 가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2017.04.05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체이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세계화·인권 정책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라는 주주들의 훈계에 혼쭐이 났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다이먼 회장은 이날 델라웨어 주(州) 윌밍턴에서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트럼프 행정부와의 밀월관계를 추긍하며 날선 발언을 쏟아내는 주주들의 비판에 곤욕을 치렀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돕는 경제자문단인 전략정책포럼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때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됐다.

 주주들은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해온 ▲일부 무슬림 국가를 겨냥한 반이민 정책 ▲멕시코 국경 장벽 등을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혐오스러운 정책으로 규정했다. 또 다이먼 회장을 상대로 이러한 정책을 공개적으로 반박할(disavow) 것을 요구했다고 FT는 전했다.

 한 주주는 배커스오브해이트(backersofhate.org)라는 웹사이트에 트럼프의 이러한 반(反)세계화·인권 정책과 거리를 둘 것을 다이먼 회장에게 촉구하는 메시지가 무려 4000건 이상이 도착했다고 주장했다.

 다이먼 회장은 이에 대해 레즈비언이나 게이, 양성애자 등을 지지하는 JP모건의 소수자 정책을 설명했다.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을 돕는 전략정책포럼에서 활동한다고 해서 무슬림을 차별하는 반이민 정책이나, 멕시코인들을 겨냥해 만리장성을 쌓는 반세계화 정책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을 에둘러 피력한 것이다. 

 그는 이어 “트럼프는 미국의 대통령이다. (미국이라는) 비행기를 조종하는 파일럿격”이라며 “나는 애국자이기 때문에 대통령은 그 누구든 돕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통령이 실행하는 모든 정책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주주들은 다이먼 회장의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날선 발언을 쏟아내며 물러서지 않았고, 그는 이에 대해 “당신들은 내 감정을 상하게 하고 있다”면서도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고 FT는 전했다.

 JP모건의 이날 주주 모임은 지난달 골드만삭스 주주 모임과는 분위기가 대조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이 자리에서 질문을 단 두건 받았으며, 이 질문들은 모두 그에게 우호적이었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 연레 주주 총회는 시작한 지 불과 24분만에 종료됐다고 FT는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현정부 들어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을 배출했다.

 대중민주주의센터(CPD)의 애너 마리아 아퀼라 공동대표는 이날 주총 직후 “다이먼 회장이 더 강력한 입장을 취할 때 까지 센터측은 계속해서 JP모건측이 트럼프의 반이민 아젠다와 연관이 있다는 의혹을 거둬들이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또 “그들이 과연 누구편에 있는 지 분명히 할 것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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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거리두라"…JP모건 회장, 주주 공세에 '혼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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