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미래다①]사시사철 가고픈 어촌마을…"체험·관광·해양문화 한 번에"

기사등록 2017/05/17 05:50:00

해양이 중요한 시대다.

 세계적인 석학인 폴 케네디 예일대 교수는 "21세기는 해양의 시대"라며 "모든 나라의 운명은 해양력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수산양식을 포함한 해양산업이 정보화 시대의 4대 주력산업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역사적으로도 바다를 지배한 국가가 세계를 지배했다. 강대국들은 앞다퉈 해양 중심 정책을 펴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과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통해 주변 60여 개 국가와의 경제권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달리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해양국가이면서도 해양의 중요성에 관한 인식이 낮은 편이다. 이제야 관심을 두고 뛰어들었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다.  

 해양 개척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일이다. 정부 정책을 국민적 관심으로 뒷받침할 때 우리나라도 해양 강국 반열에 오를 수 있다.

 뉴시스는 바다의 중요성과 가치를 알리기 위해 '바다가 미래다'라는 주제로 총 5편의 기획 기사를 싣는다. [편집자주]

【서울=뉴시스】최희정 기자 = "이번 방학에도 가까운 바닷가에서 어촌 생활도 구경하고, 가족과 좋은 추억 만들고 싶어요.”

 주부 정혜경(38)씨는 벌써 여름 휴가 계획을 세웠다. 별다른 고민 없이 지난해 여름 찾았던 충남 서천군 월하성 갯벌 체험마을을 다시 찾기로 했다.

 물이 빠져나간 갯벌에서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바지락과 고둥 등 각종 조개를 잡고, 낚시도 하며 보낸 여름날의 추억을 잊을 수 없어서다.

 8살, 10살 두 아들을 키우는 정씨는 "넓은 갯벌에서 두 아들이 마음껏 소리를 지르며 뛰어놀고, 흙장난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흐뭇했다"면서 "풍요로움을 한 번 느끼면 누구라도 다시 찾게 되는 것이 어촌의 특별한 매력"이라고 말했다.

 어촌이 관광과 체험은 물론, 해양문화까지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변모하고 있다. 바로 '어촌체험마을'이다.

 어촌의 자연환경, 생활문화 등과 연계된 체험 중심 관광기반 시설이 조성된 마을로 2001년 도입 당시 전국적으로 9개에 불과했으나 현재 전국 11개 권역에서 총 112개가 운영 중이다.

 최근 5년 사이 관광객은 1.6배 늘었고, 체험마을 주민 소득도 1.7배  증가했다. 수산물만 생산하던 어촌이 온 국민의 여가 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 어민에게 새로운 소득 창구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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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선재·제주 법환마을…5월의 어촌체험마을 선정 

 해양수산부는 '5월의 어촌체험마을'로 인천 ‘선재마을’과 제주 ‘법환마을’을 선정했다. 해수부는 매월 지역 축제와 제철 수산물을 즐길 수 있거나 계절에 맞는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마을을 '이달의 어촌마을'로 선정해 소개한다.

 선재어촌체험마을은 인천 옹진군 영흥면 선재로에 있다. 영흥도로 들어가는 길목인 선재도에 있는 목섬은 2012년 미국 CNN방송이 선정한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섬 33' 중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비경을 자랑한다. 

 물때에 따라 섬이 되기도 하고, 뭍으로 변하기도 하는 '신비의 바닷길'은 사진가들에게는 '성지'로 통한다. '바지락의 고장'이라 불리는 이 마을에서는 바지락 칼국수와 낙지요리 등 다양한 먹거리도 즐길 수 있다.

 제주 서귀포시에 자리한 법환어촌체험마을은 범섬을 배경으로 보이는 너울파도가 아름다운 곳이다.

 마을의 법환포구에 남아있는 '막숙'이라는 지명은 고려 말 최영 장군이 군영을 설치한 데서 유래했다. 법환리에서 최영 장군이 범섬에 있던 목호(牧胡: 몽골의 목자)들과 전투를 벌였다는 사실은 이 마을을 더욱 유서 깊게 한다.

 이 마을은 홍해삼, 소라 등 해산물이 풍부하다. 지난 2015년 해녀학교를 개설, 해녀 문화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귀로 듣는 생생 바다 이야기 '풍덩'

 전국의 어촌체험마을은 다양한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관광객들을 맞는다.

 일몰·일출과 같은 어촌자연경관을 비롯해 어항, 수산연구기관, 어촌민속전시관 등 볼거리를 제공한다. 수산물 시식과 직거래, 수산물 요리체험 등도 가능하다. 어법과 어로 체험, 생태·수산·해양과학 체험, 수산물 축제, 양식장 체험, 어촌 전통문화 체험 등도 할 수 있다.

 최근 관광객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는 ‘바다해설사’에게 듣는 생생한 바다 이야기다. 바다해설사는 한국어촌어항협회가 지난 2010년부터 어촌마을 관광 활성화를 위해 양성하는 바다 해설 전문가다. 

 바다해설사는 어촌·어항과 해양과학 지식을 바탕으로 어촌의 역사와 문화, 생태체험, 싱싱한 수산물 등을 재미있는 스토리와 엮어 생생한 바다 이야기를 풀어낸다. 현재까지 총 201명의 바다해설사가 양성돼 바다와 어촌관광 현장에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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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해설사 신청은 한국어촌어항협회 바다여행 홈페이지 또는 인터넷 카페로 하면 된다.

 ◇방문객 느니 어촌 수입도 '쏠쏠' 

 한국어촌어항협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어촌체험마을 방문객 수는 2012년 89만8375명에서 2016년 말 기준 117만9214명으로 약 31% 증가했다. 어업인의 체험관광 수입은 2012년 178억8400만원에서 2016년 299억800만원으로 약 20% 늘었다. 연평균 5%의 성장률이다. 어촌체험휴양마을정보를 제공하는 해양관광 포털사이트 ' 바다여행' 방문자 수도 980만 건에 달한다.

 이에 따라 해수부는 체험마을의 운영 노하우를 일반 마을에 전수해주는 멘토링 제도를 운영하는 등 성공노하우를 공유한다. 지난 3월 멘토링 그룹을 구성한 데 이어 분기별 '멘토링 데이'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84개 마을을 대상으로 사무장 채용비 월 120만원(국고 50%)을 지원하고 있다.

◇해수부, 매년 체험마을 운영실태 및 등급평가

 해수부는 양질의 어촌생태관광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 2010년부터 어촌체험휴양마을 운영 실태를 매년 평가하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는 도시와 농어촌 간 교류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경관과 서비스, 어촌생활 체험, 숙박, 음식 등의 부문으로 나눠 등급평가를 한다.

 이와 함께 해수부는 사라져가는 어촌의 유·무형자원을 발굴, 보전하기 위한 국가어업유산도 지정·관리해 체험상품으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제주 해녀 어업, 보성 뻘배 어업, 남해 죽방렴 어업, 신안 천일염 총 4개 국가어업유산을 지정, 완료했다.

 올해부터 생태체험 관광상품 개발을 통해 어촌방문객 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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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미래다①]사시사철 가고픈 어촌마을…"체험·관광·해양문화 한 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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