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러시아 G8 복귀' 시리아 사태 당근으로 활용하나

기사등록 2017/04/10 11:39:20

【모스크바=AP/뉴시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크렘린궁에서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동하고 있다. 2017.4.10.
【모스크바=AP/뉴시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크렘린궁에서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동하고 있다. 2017.4.10.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미국 등 서방이 러시아의 주요 8개국(G8) 복귀를 '당근'으로 삼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시리아 정권 지지 철회를 종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9일(현지시간)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11~12일 러시아를 방문해 시리아 주둔 러시아군의 철군 및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 지지 철회를 요구하는 G7의 최후통첩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서방은 푸틴 대통령이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대러 추가 제재를 검토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 뒤 대러 경제 제재를 실시 중이다.

 미국과 서구 동맹들은 이 같은 강경한 접근법을 취하는 동시에 막후에서는 푸틴 대통령에게 G8에 복귀할 길을 열어 주겠다는 '당근'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알려졌다.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 G7 체제는 1997년 러시아가 가입하면서 G8로 재출범했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 합병 사태로 G8에서 퇴출됐다.

 미국과 영국 외교가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G8 복귀를 내심 갈망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시리아 내전 장기화로 러시아의 아사드 정권 옹호 의지가 줄어들었고 푸틴 역시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영국 정부 소식통은 "틸러슨 장관이 러시아에 가서 푸틴이 국제 문제를 위한 핵심 테이블에 복귀하고 싶다면 아사드를 제거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전할 거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체면치레를 할 수 있도록 그(푸틴)에게 출구전략을 제시해야 한다"며 "최후통첩은 러시아에 잘 통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역시 시리아가 점점 자산이 아니라 짐이 되고 있음이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지난 주 시리아 이들리브 화학무기 사태와 직접 연관이 볼 수 있다고 할 순 없지만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시리아 정부는 2013년 구타 참사 이후 미국과 러시아 중재 아래 화학무기 전량 폐기를 약속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이 합의와 관련한 책임을 충분히 이행하지 못해 재참사가 빚어졌다는 주장이다.

 러시아는 이들리브 화학무기 참사 응징을 위해 미국이 시리아군 공습을 단행하자 강력히 규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사드 정권에 대한 못미더운 입장을 드러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대통령궁) 대변인은 6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사드 정권에 대한 러시아의 지지는 "무조건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페스코프의 이 같은 발언을 놓고 러시아가 시리아 내 자국 이익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되 중장기적으로는 아사드 지원을 줄일 준비가 됐음을 시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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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7/04/10 11:39:2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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