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드의 미국 '떠보기'…트럼프 시리아 정책 첫 시험대

기사등록 2017/04/06 10:30:13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단지 내 사우스 코트 오디토리엄에서 열린 기업인 타운홀 미팅에 참석해 질문을 들으며 입을 꽉 다물고 있다. 2017.04.05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단지 내 사우스 코트 오디토리엄에서 열린 기업인 타운홀 미팅에 참석해 질문을 들으며 입을 꽉 다물고 있다. 2017.04.05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시리아 화학무기 사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 정책이 첫 시험대에 올랐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새 미국 행정부 '떠보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NN방송은 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전임 정부의 시리아 정책을 반복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며, 아사드 대통령은 이번 참사에 대해 미국이 어느 수준의 반응을 보일지 지켜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강력한 어조로 시리아 이들리브 칸셰이쿤에서 발생한 화학무기 의심 공격을 규탄했다. 그는 이번 사태는 "인류에 대한 끔찍한 모욕"이라며 아사드 정권이 지나치게 선을 넘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나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미국이 행동에 나서야 함을 강조하면서도 "오래 전에 이 같은 책임이 발휘됐다면 일은 훨씬 더 쉬웠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의 시리아 정책이 실패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앞선 성명을 통해서도 "지난 미국 정부의 나약함과 우유부단함이 아사드 정부의 극악무도한 행동은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전 행정부는 2011년 시리아 내전 초반부터 아사드 대통령을 독재자로 규정하고 그를 쫓아내기 위해 반군을 지원했다. 또 러시아 등 아사드 지원국들과의 협력 가능성은 배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화학무기 사태가 터지기 전부터 시리아 정책 변화 가능성을 시사해 왔다. 특히 시리아 내전에서 아사드 축출은 더 이상 미국의 우선순위가 아니라고 거듭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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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마스쿠스=AP/뉴시스】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호주 매체 SBS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7.14.
 현재로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사태의 책임을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돌리기만 할 뿐 미국이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취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존스홉킨스대학 산하 분쟁관리 연구소의 다니엘 세르베 소장은 "현재로서 트럼프는 문명 세계가 이번 사태를 묵인해선 안 된다고 말하면서도 아무 움직임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CNN방송에 말했다.

 세르베 소장은 "트럼프가 행동에 실패한다면 아사드에게는 자신이 내키는 대로 행동할 수 있는 '파란 불'이 켜지는 셈"이라고 우려했다.

 안보 정책 분석가인 토비아스 슈나이더는 중동매체 미들이스트아이(MEE)에 아사드 정권이 화학 무기 사용을 통해 외교적으로 두 가지를 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슈나이더는 "(미국, 러시아 등) 강대국들이 아사드를 막기 위해 합심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을 정도로만 국제적 논의의 장에 충격을 주며, 혼란에 빠진 새 미국 행정부의 결의를 시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사드 정권이 시리아 화학무기에 관련해 오바마 전 행정부과 러시아가 협의한 사항들을 보란듯이 위반하면서 자신들은 외세 합의의 대상이 아님을 과시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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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셰이쿤=AP/뉴시스】시리아 칸 셰이쿤의 한 임시치료소에서 4일(현지시간) 화학무기 공격에 노출된 환자들이 누워 있는 가운데 한 남성이 환자에게 산소마스크를 씌워주고 있다.  2017.04.06
 미국이 시리아에 대해 취할 수 있는 조처로는 시리아 내 안전지대 설치, 화학무기 연계 의심 군 장비 제거, 시리아 반군 지원 확대 등이 거론된다. 러시아 압박 강화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 모두 시리아 내전 해결을 위해 아사드의 최대 동맹인 러시아와 이란이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촉구해 왔다.

 미국의 대시리아 정책 변화에 관한 회의론도 있다. 시리아 내전이 이미 6년째로 장기화된 가운데 화학무기 참사가 한 번 터졌다고 이제와서 미국의 행동에 나선들 별 효과를 보지 못할 거란 지적이다.

 슈나이더는 "미국 정부는 시리아 정부와의 직접적인 군사 대립엔 관심이 없음을 매우 분명히 해 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와 큰 차이가 있는 시리아 정책을 취하긴 어렵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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