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뉴시스】이종일 기자 = 경기 안산시의 도시계획에 의해 개발되고 있는 사동 90블록의 학교 부지 제공 방식을 둘러싸고 지자체와 교육청이 갈등을 빚고 있다.
5일 안산시, 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2~4월 안산교육청, 경기도교육청과 협의해 90블록에 설립할 초등학교 1곳, 중학교 1곳, 고등학교 1곳의 부지를 확보하기로 했다.
이어 같은해 6월 90블록 2구역 부지 12만여㎡에 대한 사업승인을 안산사동90블록피에프브이주식회사(이하 PFV)에 내줬다.
협의 당시 안산교육청은 초등학교 부지를 조성·확보해 공급해줄 것을 시에 요구했고, 도교육청은 고교 부지는 필요하지만 인근 89블록 개발 시 설립을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시에 제시했다.
중학교 부지에 대해서는 2025년 인근 지역 개발 시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안산교육청이 시에 의견을 전달했다. 시는 이같은 내용을 수용하고 90블록 2구역에 대한 사업승인 절차를 진행했다.
그러나 시와 도교육청·안산교육청은 당시 사업자가 학교 부지를 유상으로 공급할지, 무상으로 공급할지에 대해서는 합의하지 않았다.
시는 90블록 사업자가 민간업체이기 때문에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특례법)에 따라 유상으로 공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도교육청은 도시계획을 통해 시유지를 매각하고 개발사업을 승인한 시가 사업자이기 때문에 무상 공급해줘야 한다고 맞섰다.
특례법 상 지자체가 개발사업을 할 경우 교육청에 학교용지를 무상으로 공급해줘야 한다. 90블록 학교 부지 3곳의 감정가는 전체 680억원이다.
양 측의 이견이 발생하자 도교육청은 지난해 5월 교육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했고, 교육부는 8월 '시가 개발사업의 사업자로 판단돼 학교 부지를 무상 공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회신했다.
하지만 시는 지난해 12월 민간업체가 사업자여서 유상 공급해야 한다는 변호사 자문 결과를 토대로 교육부의 유권해석을 반박했다.
교육부는 시가 반발하자 유권해석 질의를 다시 하도록 안내했고, 시는 올 1월 도교육청이 했던 질의와 동일한 내용으로 교육부에 다시 질의했다.
시는 교육부의 유권해석 결과를 본 뒤 대응 방침을 정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교육부가 오늘 중으로 질의에 대해 회신하기로 했다"며 "교육청에 유리한 해석이 나오면 법제처, 국무총리실 행정조정위원회에 다시 질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시가 도시계획을 결정하고 학교용지 협의도 직접해서 사업자로 판단했다"며 "교육부 등의 유권해석 결과에 따라 부지 비용을 지급하기로 시와 협의한 부분이 있다. 90블록 개발사업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90블록 2구역은 지난해 사업승인으로 아파트 건립 공사 등이 진행되고 있으며, 초·중·고등학교 부지가 속해 있는 90블록 1구역(9만여㎡)에 대해서는 아직 사업승인이 나지 않았다.
90블록 개발사업은 시가 시유지 36만여㎡를 매각해 민간자본으로 공공주택 6600세대 건립 등 미니신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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