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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불쌍한 대통령" 바닥에 눕고 고성도…朴자택 앞 '아수라장'

기사등록 2017/03/30 09:02:38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일인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지지자들이 경찰에 둘러싸인채 누워 있다.     전직 대통령이 범죄 혐의로 영장심사가 진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7.03.30.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일인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지지자들이 경찰에 둘러싸인채 누워 있다.   전직 대통령이 범죄 혐의로 영장심사가 진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7.03.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은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둔 30일 이른 오전부터 박 전 대통령의 자택 앞은 아수라장이 됐다.

 영장실질심사를 1시간 가량 남긴 오전 9시 서울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자택 앞에는 수많은 취재진과 지지자들이 모여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지지자 50여명은 두꺼운 외투와 우비를 입은 채 담요를 덮고 자택 진입로 앞에서 밤을 지새웠다. 오전 6시가 넘자 지지자들이 하나둘 찾아와 오전 9시 현재 250여명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평소처럼 자택 앞 담벼락에 늘어서서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플래카드를 걸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다. "불쌍한 우리 대통령님"이라고 오열하는 지지자들도 보였다. 울다가 탈진해 구급차에 실려간 사람도 있었다.

 지지자 50여명은 길바닥에 드러누워 "나라가 개판이다. 우리를 죽여라"며 소리를 질렀다. 경찰의 해산명령에도 꿈쩍도 안하자 경찰은 이들을 들어다 인도에 옮겼다. 현재도 자택 진입로에는 30여명이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다.

 대다수 지지자들은 곳곳에서 경찰, 취재진에게 "우리를 막지 말라", "함부로 촬영하지 말라"며 고함을 질렀다. 또 지지자 간에 다툼이 벌이는 등 과격한 행동이 이어졌다. 한 남성은 취재진을 향해 화를 내다가 한 사진기자에게 먹다 남은 커피를 뿌려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밤샘 농성을 벌였다는 40대 여성 김모씨는 "대통령님이 도체체 무슨 잘못을 했다고 이렇게 함부로 대하느냐"며 미칠 지경이다. 며칠 째 우느라 밥도 못먹고 살림도 못하고 있다. 집에 있으면 불안증이 심해져서 차라리 이곳에서 목이 쉬느라 소리치는 게 마음이 편하다"고 울부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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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일인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지지자들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전직 대통령이 범죄 혐의로 영장심사가 진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7.03.30.  [email protected]
 오전 8시께 신동욱 공화당 총재가 확성기를 들고 "오늘 오전 4시에 이곳에서 삐라 20여장이 발견됐다"고 삐라를 보여주며 박 전 대통령의 무죄를 주장했다.

 취재진의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동이 트기 전부터 카메라와 촬영용 사다리 등 장비를 가지고 나와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경쟁을 벌였다.  

 경찰은 지지자들의 돌발 행동 등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15개 중대 1200여명을 배치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의 차량이 수월하게 빠져나갈 수 있게 자택 인근 도로에 철제 펜스를 설치했다.

 '국민저항 총궐기 운동본부(국민저항본부)'는 전날 커뮤니티에 "삼성동 대통령 자택 앞에서 정치적 탄압을 규탄하고 검찰의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및 법정 출석의 부당함을 알리자"며 참여를 독려하는 글을 올렸다.

 이들은 오전 7시30분 박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집회를 열고 박 전 대통령이 서초동으로 출발하면 법원검찰청 삼거리 대신빌딩 앞으로 이동해 집회를 이어갈 방침이다.

 자유청년연합은 전날부터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에 대형천막을 펼치고 밤샘 농성을 벌였다. '근혜동산' 역시 영장실질심사 결과가 나올때까지 자택 앞과 법원을 오가며 박 전 대통령을 기다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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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 영장실질심사가 예정된 30일 오전 '올림머리'를 담당하는 정송주, 정매주 원장이 서울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자택으로 들어가고 있다. 2017.03.30.  [email protected]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30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 321호 법정에서 강부영 영장전담판사(43·사법연수원 32기) 심리로 열린다.

 이날도 어김없이 박 전 대통령의 전속 미용사인 정송주·매주 자매가 자택을 방문했다. 이들은 오전 7시10분께 자택을 방문해 1시간30분 가량 머문 뒤 오전 8시35분께 떠났다.

 자택에서 중앙지법까지 거리는 5.5㎞ 가량 된다. 평소 차로 20분 안팎 소요되지만 경찰이 이동로 확보와 도로 신호를 통제하면 10분 내외가 걸린다. 지난 21일 박 전 대통령 검찰 출석 당시 자택을 출발해 불과 8분 만에 서초동 검찰 청사까지 도착했다. 따라서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께 자택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여부는 31일 자정을 넘겨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영장이 발부되면 박 전 대통령은 구치소로 압송되고, 기각되면 자택으로 귀가한다.

 박 전 대통령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첫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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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불쌍한 대통령" 바닥에 눕고 고성도…朴자택 앞 '아수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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