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포로로 끌려간 두 기생…유하령 '세뇨리따 꼬레아'

기사등록 2017/03/28 12:05:17

【서울=뉴시스】'세뇨리따 꼬레아' 표지. 2017.03.28 (사진 = 나남출판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세뇨리따 꼬레아' 표지. 2017.03.28 (사진 = 나남출판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역사 속 여성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데 천착해 온 소설가 유하령이 임진왜란 당시 일본에 포로로 끌려간 두 기생의 이야기인 '세뇨리따 꼬레아'를 펴냈다.  

 임진왜란 당시 부산 동래성 전투에서 사로잡혀 일본 히젠나고야 성에서 5년간 포로로 지낸 후 다시 마카오, 인도 고아, 혼 곶 너머의 섬 미들버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20년을 노예로 끌려 다닌 기생 엄니 수향. 헤어진 언니 수향과 잃어버린 아들을 찾아 서쪽을 향한 대항해 시대의 범선에 몸을 실은 기생 딸 정현의 이야기다.

 조선시대 가장 큰 전란이자 역사의 변곡점이 된 사건인 임진왜란은 근래에도 다양한 매체와 시각을 통해 조명돼왔다. 이순신 장군의 승리와 희생, 문신 유성룡의 '징비록' 등이 위주다.

 하지만 백성이 전쟁으로 어떠한 고초를 겪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하기 힘들었다. 더구나 포로로 잡간 백성에 한 기록을 찾기는 더욱 어렵다.

  2013년 병자호란을 무대로 한 첫 작품 '화냥년'을 펴냈던 유 소설가는 두 여인의 특별한 삶을 통해 그동안 할 수 없었던 임진왜란 당시 평범한 약자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임진왜란을 계기로 조선에서 10만 명 정도의 포로가 일본으로 끌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기록은 정확하지 못하다.

 더구나 이들 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나가사키의 노예시장에서 팔렸는지에 대한 기록은 없다. 다만 당시 일본에서 활동한 포르투갈 선교사들의 보고서에 따르면, 조선 포로들의 노예화로 마카오, 인도 고아 등 포르투갈 상(商館)의 매매노예 값이 폭락했다는 기록이 있다.

 유 소설가에 따르면 일본 학계에 보고된 조선 포로 여인의 기록이 단 한건 있다. 임진년에 끌려가 나가사키에서 부려지다가 마카오에 노예로 팔려가 6년의 고초를 겪은 뒤에 나가사키로 돌아와 일본인에게 출가했다는 짧은 기록이다.  

 유 소설가의 남편이자 역사학자인 한명기 명지대 교수가 역사적인 사실에 힘을 실었다. 40대 중반에 소설을 쓰기 시작한 유 소설가 역시 여성 문제와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다수 제작 사실을 좇는 것이 습관처럼 됐다.

 두 사람은 일본의 고서까지 뒤져 찾아낸 사료를 바탕으로 세계를 떠돌 수밖에 없었던 기생 '세뇨리따 꼬레아'의 이야기를 축조해 냈다. 특별한 한 여인의 이야기이지만, 동시에 누구라도 겪을 수 있었던 시대상황의 반영인 셈이다.  

 유 소설가는 "전쟁의 진리는…생과 사를 넘나들었던 수많은 포로들, 노예가 된 포로들, 쓰러져 간 의병(義兵)들 속에 있다"며 "이들은 붓 없이 삶에서 죽음으로 건너갔다"고 말했다. 368쪽, 1만4800원, 나남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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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포로로 끌려간 두 기생…유하령 '세뇨리따 꼬레아'

기사등록 2017/03/28 12:05:17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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