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타워 도청' 허위 주장 결론…트럼프, 취임 후 최대 위기

기사등록 2017/03/21 11:11:44

코미 FBI  국장, 청문회에서 '트럼프타워' 도청 의혹 일축
 트럼프 캠프 러시아 내통설 수사 본격화

【서울=뉴시스】권성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도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20일(현지시간) 열린 하원 정보위원회 '러시아 커넥션 의혹 규명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코미 FBI 국장은 지난해 대선을 불과 11일 남겨두고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를 발표해 클린턴 후보에 타격을 줬다. 그러나 코미 국장은 20일 하원 정보위 청문회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선 직전 트럼프타워에 도청을 지시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일축했다. 코미 국장은 "어떤 대통령도 도청을 직접적으로 지시할 수 없다고 알고 있다. 대통령이 도청을 요구하려면 판사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며 논리적인 답변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 보도했다.

 코미 국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이날 하원 정보위 청문회에서 코미 국장은 트럼프 캠프가 대선 기간 러시아와 내통해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가 진행 중임을 확인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하원 정보위 청문회가 열리는 동안 트위터를 통해 근거가 없는 주장들을 또 다시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트위터를 통해 "끔찍하다! 조금 전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선 직전 트럼프타워의 내 전화를 도청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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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주장을 하면서 곧 증거를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까지 어떤 증거도 내놓지 못하면서 러시아 내통설을 잠재우기 위해 물타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트럼프 캠프 러시아 내통 의혹은 지난 수개월간 꾸준히 언론에서 보도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가짜 뉴스(Fake news)'로 폄하했다. 대통령 역사학자인 더글러스 브린클리 라이스 대학 교수는 "공중에서 반역의 냄새가 나고 있다"며 "존 에드거 후버나 다른 FBI 국장들이 현직 대통령에 분리한 발언을 했다고 상상해보라. 정신이 나가지 않았다면 그렇게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기관 갤럽이 19일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율은 37%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반면 트럼프 국정운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8%로 집계됐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기간 자신의 전화를 도청했다는 주장은 코미 국장의 증언으로 아니라는 결론이 난 반면 '러시아 내통' 수사는 전방위적으로 이뤄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2개월 만에 최대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밀어붙인 반(反) 이민 행정명령은 잇따라 연방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리면서 추진력을 잃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코미 국장의 하원 청문회에서의 발언은 유권자들뿐만 아니라 공화당 소속 의원들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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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코미 국장의 증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중점을 두고 처리하려는 법안인 '트럼프케어(미국건강보험법)' 의회 통과 여부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하원은 23일 전체회의를 열고 트럼프케어 표결을 실시한다.

 공화당 하원 지도부는 트럼프케어 통과를 낙관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 보수파 의원들의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는 여전히 수정안에 대해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최대 위기에 봉착했지만 일부 지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위기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이들 지지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젠다를 뚝심 있게 밀어 붙이고 보수 성향의 닐 고서치 대법관 후보가 의회 청문회를 통과하면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미 상무부에서 일했던 공화당 원로 전략가인 스콧 리드는 "이번주 가장 중요한 일정은 고서치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고 오바마케어 대체안이 하원을 통과하는 것이다"며 "나머지는 시끄러운 소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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