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보호 무역주의를 상징하는 피터 나바로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의 영향력이 월가 출신들에 밀려 급속히 퇴조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11일(현지시간)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백악관내 소식통을 인용해 피터 나바로 NTC위원장, 스티븐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등 백악관내 경제민족주의 그룹과,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위원장을 비롯한 월가 출신 그룹이 무역 정책의 주도권을 놓고 내전(civil war)에 비유되는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외 무역정책의 주도권을 놓고 한판 대결을 펼치는 경제민족주의 진영의 수장은 나바로 NTC 위원장이다. 하버드대 교수 출신인 그는 지난 대선에서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과 함께 트럼프 경제정책의 초안을 작성한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대선 유세기간에 이어 트럼프 승리 이후에도 시종일관 대중 강경책을 주장해왔다. 올들어서도 독일이 유로화를 평가절하해 미국과 교역에서 대규모 흑자를 내고 있다며 대립각을 세워온 강경론자다.
백악관내 경제 민족주의 흐름을 주도하는 나바로 위원장과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다. 그는 골드만삭스 회장 출신으로 백악관내 국제주의자 그룹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중국, 멕시코 등과 불공정한 무역 협정을 바로잡아야 하지만, 무역전쟁 등 극단으로 치우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양측이 무역정책의 주도권을 다투던 대결의 초반만 해도 나바로 위원장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승부의 저울추는 콘 위원장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FT는 백악관내 소식통을 인용해 나바로 위원장이 행정부 내에서 점차 고립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바로 위원장은 백악관 인근의 구집무동에서 몇 안되는 직원들과 함께 일하는 반면, 콘 위원장이 이끄는 NEC는 백악관 내에 있고, 인력도 보강되고 있다는 것이다.
앤드루 퀸 NEC 대통령 특별보좌관은 콘 위원장의 이러한 득세를 보여주는 상징적 인물이다. 콘 위원장이 지난달 보수 진영의 강력한 반발에도 전격 발탁한 퀸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일본을 비롯한 주요 국들과 환태평 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협상을 담당한 고위 협상가이자 외교관이다. 그는 자유무역과 다자무역협정지지자다.
퀸의 임명은 트럼프대선 승리에 기여한 극우 진영의 거센 반발을 부른바 있다. 배넌이 이끌던 인터넷 매체인 브레이트바트는 이달 초 퀸을 겨냥해 트럼프 행정부 내의 적이라는 꼬리표를 붙인 바 있다. 이 매체는 “퀸은 TPP를 비롯한 다자주의를 지지하고 있다”면서 “이는 트럼프의 당선을 도운 무역정책과는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바로 위원장이 월가 출신들의 부상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등 실기했다는 비판도 고개를 든다. 그는 지난달 상원의 공화당 의원들을 상대로 한 비공개 브리핑에서 '뭇매'를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을 설명하는 이 자리에서 준비돼 있지 않고, 모호하다는 의원들의 비판을 받았다고 FT는 전했다.
하지만 일부 국가들 사이에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기류도 포착된다. 보호무역주의자인 그의 목소리가 작아지면서 미국이 일방적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줄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각국의 무역 담당 관리들은 당초 나바로 위원장과 회동을 준비했으나, 그 방향을 바꿔 코언 위원장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 만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미국 최대 노동조합인 미국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의 사무 부위원장이자 대통령 제조업자문위원 가운데 한 명인 테아 리는 "트럼프 행정부의 월스트리트 진영이 승기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월스트리트는 미국 교역 정책이 현상(status quo)을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평가했다.
[email protected]
11일(현지시간)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백악관내 소식통을 인용해 피터 나바로 NTC위원장, 스티븐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등 백악관내 경제민족주의 그룹과,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위원장을 비롯한 월가 출신 그룹이 무역 정책의 주도권을 놓고 내전(civil war)에 비유되는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외 무역정책의 주도권을 놓고 한판 대결을 펼치는 경제민족주의 진영의 수장은 나바로 NTC 위원장이다. 하버드대 교수 출신인 그는 지난 대선에서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과 함께 트럼프 경제정책의 초안을 작성한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대선 유세기간에 이어 트럼프 승리 이후에도 시종일관 대중 강경책을 주장해왔다. 올들어서도 독일이 유로화를 평가절하해 미국과 교역에서 대규모 흑자를 내고 있다며 대립각을 세워온 강경론자다.
백악관내 경제 민족주의 흐름을 주도하는 나바로 위원장과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다. 그는 골드만삭스 회장 출신으로 백악관내 국제주의자 그룹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중국, 멕시코 등과 불공정한 무역 협정을 바로잡아야 하지만, 무역전쟁 등 극단으로 치우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양측이 무역정책의 주도권을 다투던 대결의 초반만 해도 나바로 위원장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승부의 저울추는 콘 위원장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FT는 백악관내 소식통을 인용해 나바로 위원장이 행정부 내에서 점차 고립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바로 위원장은 백악관 인근의 구집무동에서 몇 안되는 직원들과 함께 일하는 반면, 콘 위원장이 이끄는 NEC는 백악관 내에 있고, 인력도 보강되고 있다는 것이다.
앤드루 퀸 NEC 대통령 특별보좌관은 콘 위원장의 이러한 득세를 보여주는 상징적 인물이다. 콘 위원장이 지난달 보수 진영의 강력한 반발에도 전격 발탁한 퀸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일본을 비롯한 주요 국들과 환태평 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협상을 담당한 고위 협상가이자 외교관이다. 그는 자유무역과 다자무역협정지지자다.
퀸의 임명은 트럼프대선 승리에 기여한 극우 진영의 거센 반발을 부른바 있다. 배넌이 이끌던 인터넷 매체인 브레이트바트는 이달 초 퀸을 겨냥해 트럼프 행정부 내의 적이라는 꼬리표를 붙인 바 있다. 이 매체는 “퀸은 TPP를 비롯한 다자주의를 지지하고 있다”면서 “이는 트럼프의 당선을 도운 무역정책과는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바로 위원장이 월가 출신들의 부상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등 실기했다는 비판도 고개를 든다. 그는 지난달 상원의 공화당 의원들을 상대로 한 비공개 브리핑에서 '뭇매'를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을 설명하는 이 자리에서 준비돼 있지 않고, 모호하다는 의원들의 비판을 받았다고 FT는 전했다.
하지만 일부 국가들 사이에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기류도 포착된다. 보호무역주의자인 그의 목소리가 작아지면서 미국이 일방적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줄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각국의 무역 담당 관리들은 당초 나바로 위원장과 회동을 준비했으나, 그 방향을 바꿔 코언 위원장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 만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미국 최대 노동조합인 미국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의 사무 부위원장이자 대통령 제조업자문위원 가운데 한 명인 테아 리는 "트럼프 행정부의 월스트리트 진영이 승기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월스트리트는 미국 교역 정책이 현상(status quo)을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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