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개혁 토론회서 "해체해야"vs "존재이유있어"

기사등록 2017/03/10 16:04:58

권 부회장, 토론자의 전경련 비판 발언에 반발하며 사과 요구도

【서울=뉴시스】유자비 기자 =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0일 개최한 혁신방향에 대한 토론회에서 전경련 해체여부를 둘러싸고 찬반 논쟁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이날 전문가들은 전경련이 즉각 해체 해야한다는 입장과 존재할 이유가 있는 만큼 혁신하는 노력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이며 팽팽히 맞섰다. 토론 뒤에는 권태신 부회장이 한 토론자의 전경련에 대한 비판 발언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전경련 역할 재정립과 혁신방향'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자로는 구정모 한국경제학회장, 권영준 경희대 경영대학 교수,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 안재욱 경희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과 교수 등이 참여했다. 

 권영준 경희대 경영대학 교수는 "전경련이 혁신하겠다는게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노태우 비자금 사건에도 기업윤리헌장 선포하고, 허창수 회장도 직접 사과했었지만, 하나도 이뤄진 것 없다. 대통령 탄핵에도 이 단체가 역할하지 않았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혁신위원회 멤버 구성에서 혁신적인 사람이 누구 있나. 경제시스템의 혁신을 이뤄온 사람들이 있나. 친재벌적인 족적을 보인 사람들이다. 기초부터 잘못됐다"며 혁신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도 "현재 정부주도의 경제 성장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전경련은 부정적인 역할만 남았다"며 "정경유착 근절을 위해 전경련 해체가 가장 올바른 선택"이라고 밝혔다.

 그는 "산업별로 협회도 있고 대한상의와 무역협회도 있다"며 "이번 기회에 검찰도 전경련을 제대로 수사해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하며, 법적 판단에 근거해 산자부가 취소해야 한다. 그렇게 되기 전에 자진해체하는 편이 맞다"고 말했다.

 반면 안재욱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경유착 원천은 정부권력이 과대하기 때문"이라며 "전경련이 사라진다고 해서 정경유착이 사라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언제든지 반복적으로 생겨나고, 다른 단체가 연관될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전경련의 공을 생각해야 한다"며 "우리나라 반기업 정서가 센데, 전경련이 그동안 교육사업, 홍보를 통해 시장경제의 장점을 홍보해왔다. 이는 누군가는 해야 한다. 그 본질을 잊지 않으면 한다"고 밝혔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전경련이 없으면 법정단체들이 선도해 기업이 준공기업화되고, 자유경제는 실현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권태신 부회장이 토론자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권영준 교수가 "전경련이 일으킨 정경유착은 국가에 리스크를 주는 대규모 범죄"라며 비판한 데 대해 권 부회장이 사과를 요구한 것이다.

 권 부회장은 토론회가 끝난 뒤 발언기회가 주어지자 "(전경련이) 범죄단체라고 한것은 사과를 하든지 해야 한다"며 "어떻게 공공장소에 와서 전경련은 범죄단체라고 얘기하는가"라고 강력 반발했다.

 그는 또 "경제학을 한 사람으로서 경제 자유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국민여론으로 단체를 해산하겠다고 하는 것은 사회주의적인 발상 아닌가"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혁신 방향에 대해서는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준선 교수는 "전경련은 회원사들의 요구사항을 직접 수행하는 역할로 필요하고, 한경연은 씽크탱크 역할이 필요하다"며 "전경련-한경연 통합에는 반대한다"고 했다.

 그는 "과거 기업 오너 중심이었던 전경련이 전문경영인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한다면 전경련의 존재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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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개혁 토론회서 "해체해야"vs "존재이유있어"

기사등록 2017/03/10 16:04:58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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