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안전보강 재원 7.8조 마련 가능?

기사등록 2017/03/08 13:47:17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서울시가 2030년까지 노후전동차 교체 등 안전시설투자에 총 7조8066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시가 8일 발표한 '서울지하철 안전보강대책'을 실현하려면 노후전동차 교체(약 2조9000억원), 노후시설 재투자(약 2조2000억원), 노후역사 리모델링(약 1조5000억원), 승강장 안전문 개선과 내진보강 등(약 1조5000억원)을 포함해 2030년까지 연평균 5576억원이라는 신규건설 수준의 재원이 소요된다.

 그러나 안전보강대책의 당사자인 서울지하철 양공사 즉,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 양공사의 재정 상황은 좋지 않다.

 지난해 연말 기준 양공사의 요금수입 원가보전율은 71.9% 수준에 그치고 있다. 1~8호선 무임승객은 전체승객의 14.3%인 2억6000여명으로 지난해 1년 동안에만 3457억원의 무임수송손실(당기순손실의 89.8%)이 발생했다. 급격한 고령화 추세에 따라 무임수송손실이 2011년부터 연평균 8.3%씩 증가하고 있어 재정안정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무임수송손실 등으로 양공사 누적손실은 지난해 기준 약 13조원에 달하고 자본잠식률은 58.7%까지 올랐다. 자본잠식률 50% 초과시 부실공기업 해산요건에 해당된다는 점에서 재정위기는 심각한 상황이다. 매년 부족한 운영자금을 도시철도공채 등으로 충당하고 있어 재투자 여력도 없다.

 이 때문에 서울시와 양공사는 범정부 차원의 안전재원 확보방안 마련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우선 서울시는 도시철도법 개정을 통해 노인 등 무임수송손실 국비지원과 노후시설보강 국비지원(40%)을 요청할 방침이다. 

 특히 무임수송은 정부 지시와 법령에 따라 시행되는 보편적 교통복지서비스임에도 정부는 코레일 등에는 손실을 보전하지만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손실은 보전하지 않고 있다.

 이에 서울시 등 6개 지자체와 전국 1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은 무임수송 손실 정부지원 법제화와 재정지원을 국회와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평등원칙 위배·재산권 침해 등 기본권 침해를 들어 헌법소원도 제기할 예정이다.

 아울러 서울시는 노후시설의 경우도 정부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는 신규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지원 불가 방침을 밝히고 있지만 서울시는 도시철도법에 따라 '기존 도시철도시설의 성능 및 기능 향상을 위한 개량'에는 지원하게 되어있다는 점을 들어 반박하고 있다. 이에따라 서울시는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정부 지원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강조할 방침이다.

 나아가 서울시는 도시철도공채 판매금액 배분 방식을 변경해 양공사에 더 많이 배분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한다. 또 노후시설 재투자를 위한 공사채 발행이 가능하도록 행자부에 발행기준의 개선을 요청할 방침이다. 

 특히 지방공기업 공사채의 경우 행자부의 '지방공사채 발행운영기준'에 따라 노후시설에 대한 재투자는 '운영에 필요한 시설투자 목적사업'으로 해석돼 공사채 발행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지만 서울시는 행자부와 협의를 통해 운영기준 개정을 요청할 계획이다.

 지하철 양공사는 신규사업을 발굴하고 경비를 절감하는 등 신규수익 창출을 위한 자구노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총 수입의 원가보전율을 90~95% 수준으로 설정해 운영할 계획이다.

 양공사는 국내외 도시철도 건설·운영 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사당역․복정역 등 역세권 개발과 더불어 그간 23억6000만원(3년)의 부가수익을 창출한 역명병기 유상판매 사업도 확대한다. 양공사 통합에 맞춰 시설규격을 단일화해 공동발주로 부품 등 구매단가를 낮추는 등 경비 절감 노력도 한다.

 서울시는 지하철 심야 연장운행시간도 단축해 경비를 절감할 방침이다. 2002년부터 평일 막차를 오전 1시까지 운행하고 있지만 이 시간대 이용률이 일 승차 인원의 0.38%(일 승차 인원 550만명 중 2만명)에 그쳐 연간 약 61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재원 마련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서울시가 계획하고 있는 일부 사업에서는 인력 확충이 예고돼 비용 충당 여부에 변수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그간 논란이 됐던 2인 승무제가 일부 재도입되는 점이 주목된다. 서울시는 기관사·지원인력 104명을 추가 확보해 1인 승무로 운영중인 7호선 일부구간에 2인 승무제를 시범 실시한다. 2인승무제는 이달부터 1년간 시범적으로 도입되는데 현장 대응력과 기관사 업무경감효과 등을 검증한 후 확대 실시 여부가 결정된다.

 기관사 인력의 추가확보를 위해 이달 중 행자부에 총액인건비 증액협의를 요청할 예정인데 행자부와 협의가 되지 않을 경우 서울시가 비용을 떠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밖에도 서울시는 승강장 안전문 관리인력 175명 추가 채용, 역사안전관리 전문인력 556명까지 확충, 지하철 보안관 50명 충원 등도 예고하고 있어 재원 문제가 부각될 수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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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안전보강 재원 7.8조 마련 가능?

기사등록 2017/03/08 13:47:17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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