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산공원에 60년 전 세운 화재예방비 있다

기사등록 2017/03/04 08:45:27

【부산=뉴시스】하경민 기자 = 부산 중구는 지역의 명물 용두산공원에 부산의 화재예방을 위해 1955년에 세워진 화재예방비가 있다고 4일 밝혔다.

 구에 따르면 '용두산신위비'라는 이 화재예방비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한 용두산공원 북쪽 산책길에서 석축을 따라 팔각정 뒤편으로 걸으면 수풀 속에 있다.

 용두산신위비를 중심으로 5m 간격으로 오른쪽에 수화예방비를 설립을 기념하는 '기도대회낙활영모비', 맨 오른쪽에 안중근·민영환·이준 열사의 이름이 새겨진 '충신보국비'가 있다. 또 용두산신위비 왼쪽에는 수화예방비를 세운 부산수화기도회 단체장인 '문기홍의 영모비' 등 총 4기의 비석이 있다.

 1953년 1월 30일 오후 7시30분 국제시장(춘향원) 화재로 판자점포 4260개가 전소했고, 3만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같은해 11월 27일 영주동 판자촌에서 시작한 화재가 부산역전까지 이어져 다음날이 돼서야 꺼졌으며, 1954년 12월 10일 새벽 4시 용두산 판자촌 화재로 또 다시 80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전쟁으로 인해 부산으로 피난민들이 밀려들자 평지에는 물론 산꼭대기까지 집이 들어서 당시에 대부분의 판잣집은 미군 부대에서 나온 기름종이로 지붕을 이은 것이다보니 불이나면 마치 불이 기름을 부은 듯이 활활 다 타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수 차례의 대화재가 발생하자 사람들은 부산의 '釜'자가 가마솥 '부'자라서 불이 자꾸 난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용두산공원이 불타는 것을 목격한 당시 경상남도지사와 부산시장은 수신인 용의 힘을 빌려서라도 화재를 막고 싶어 이러한 간절한 염원으로 1955년 정월대보름에 맞춰 화재예방비를 세웠다고 구는 전했다.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용두산신위비는 높이 136㎝, 너비 49㎝, 두께 9.5㎝의 크기이다. 비신 앞면에는 관허(官許)라고 상단에 쓰고, 그 아래에 큰 글자로 '용두산 신위'라 새겼다. 관허 글씨는 붉게 칠하고 그 위를 시멘트로 만든 지붕돌을 얹었다.

 뒷면의 상단에는 부산수화예방(釜山水火豫防)이라 써있고, 그 아래에 네모를 두르고 네모 안에 다시 네모를 그려 그 속에 불 화(火)를 새겼다.

 '화'자를 중심으로 네 방위에 물 수(水) 자를 돌아가면서 새겼다. 그리고 네모의 왼쪽에 황하수급 사해용왕(黃河水及 四海龍王)을 두 줄로 새겼고, 그 아래에 이 비를 세운 이들의 직책과 이름을 새겼다.

 이는 물과 불이 상극이라는 수화상극의 이치를 이용해 불을 막으려고 한 것이다. 민가에서 기둥에 물 수(水)를 거꾸로 붙여 화의 기를 누르고자 한 것과 같은 이치이다.

 우리나라 곳곳에서 보이는 화재막이를 위한 민속신앙의 한 경우가 용두산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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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산공원에 60년 전 세운 화재예방비 있다

기사등록 2017/03/04 08:45:27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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