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정경유착, 몇몇 기업은 경종을 울리자는 취지 접근"
"김기춘, 증거 인멸 행적…비인간적 수사 아니야" 술회
'최순실 게이트'의 큰 고리는 정경유착이란 의견 제시
특검팀, '수사 백서' 발간 추진… "앞으로 수사에 참고"
【서울=뉴시스】표주연 기자 =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가 '최순실게이트' 수사를 통해 '정경유착' 문제를 짚고 싶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박영수 특검은 3일 기자단과 가진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최순실 게이트는 국정농단과 정경유착의 큰 고리로 이뤄져 있다"며 "정경유착에 대해 몇몇 기업은 좀 경종을 울리게 해야겠다는 취지로 접근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출범한 발단이 된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박 특검은 "이 사건은 큰 두 고리가 있는데 한 고리는 최씨가 박근혜 대통령과 친분을 이용해서 국정을 농단한 것이고, 다른 고리는 정경유착"이라며 "최씨의 입장에서 보면 기존의 정경유착을 활용한 셈이 된다"고 말했다.
박영수 특검은 "삼성이나 기업들의 출연 행위를 자꾸 축소해서 보려는 사람들 많은데 우리는 그렇게 보지 않았다"며 "자본주의 국가에서 정경유착 고리라는게 얼마나 문제가 많느냐. 우리는 그런 시각으로 접근했다"고 강조했다.
박 특검은 "이제 정부에서 뭐를 하라고 해도 정당하지 않으면 안 하겠다고 선언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렇게 나라를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기업 관련 수사에 대해 박 특검은 "모든 기업을 다 그렇게 하는(삼성처럼 수사하는) 것은 대한민국 경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번에 대표적으로 몇몇 기업은 경종을 울리게 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박 특검은 "검찰이 형사사법권으로써 대한민국 경제 구조를 바꾸겠다는 것은 오만"이라며 "계기를 만들고 국민의 인식을 좀 바꿔야 되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박 특검은 "삼성 관련 수사는 특검에서 충분히 했다"며 "다른 재벌 기업을 수사하지 못해서 그렇지 삼성 부분은 엄청나게 했다. 앞으로 재판 보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기춘(78) 전 청와대비서실장이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소개했다. 김 전 실장이 특검팀의 압수수색이 단행되기 직전 각종 증거물을 아들과 딸의 집으로 옮겨놓았다는 것이다. 김 전 실장의 아들과 딸 집으로 증거물을 찾으러 방문할 당시 특검팀은 상당히 고민을 했다고 한다. 김 전 실장의 아들이 몸이 매우 아픈 상태였기 때문이다.
박 특검은 "김 전 실장 자택에 압수수색을 나갔을 때 이미 증거들을 다 옮긴 상태였다"며 "분석해보니까 그 이틀 전에 (각종 증거를 옮기는 장면이) 동네 CCTV에 잡혔다"고 말했다. 박 특검은 "어디로 옮겼는지 일주일동안 추적을 했더니 인근에 있는 딸, 아들 집으로도 갔더라"라고 말했다.
박 특검은 "아들집에 가서 아주머니랑 부인에게 '김 전 실장 집에서 가져온 것만 주십시오'라고 해라. 절대 마음 상하지 않게 하라고 지시했다"며 "이렇게 수사했는데도 12시에 들이닥쳤다는 식으로 정치권에서 지적이 나오는걸 보니 그렇게 비인간적인 수사는 아니었는데 하는 생각에 가슴이 아팟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후 박 특검은 김기춘 전 실장이 소환돼 조사를 받을 때 스스로 찾아가 인사를 했다고 한다. 밤 12시께였다. 박 특검은 "김 전 실장이 연세도 있으니 되도록 한 번에 조사를 끝내자고 생각했다"며 "조사가 끝난 뒤 찾아가서 부인과 자녀가 아픈 이야기 등 간단한 일상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특검팀은 6일로 예정된 수사결과 발표에서 수사 과정과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배포할 방침이다. 박영수 특검이 수사결과 발표문을 직접 쓰면서 준비를 하고 있으며, 특검팀 안팎에서는 수사결과 발표 보고서의 두께가 사전보다 두꺼울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또 수사결과 발표에 담지 못하는 수사 관련 자료를 총 망라한 '특검수사 백서' 발간을 추진 중이다.
특검팀은 특검수사 백서에 수사결과 보고서에 담지 못하는 공소사실 등을 비롯해 각종 수사 자료를 모두 포함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백서를 발간 한 뒤 공개할지 여부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박 특검은 "수사 백서는 앞으로 수사에 참고하도록 하는데 의미가 있다"며 "이번은 백서를 좀 만들어야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 특검은 "공소장 의견서 두개만 합쳐도 책 반 권은 되고, 삼성 수사만해도 300페이지에 달한다"며 "나중에 후배들이 자연스럽고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기춘, 증거 인멸 행적…비인간적 수사 아니야" 술회
'최순실 게이트'의 큰 고리는 정경유착이란 의견 제시
특검팀, '수사 백서' 발간 추진… "앞으로 수사에 참고"
【서울=뉴시스】표주연 기자 =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가 '최순실게이트' 수사를 통해 '정경유착' 문제를 짚고 싶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박영수 특검은 3일 기자단과 가진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최순실 게이트는 국정농단과 정경유착의 큰 고리로 이뤄져 있다"며 "정경유착에 대해 몇몇 기업은 좀 경종을 울리게 해야겠다는 취지로 접근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출범한 발단이 된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박 특검은 "이 사건은 큰 두 고리가 있는데 한 고리는 최씨가 박근혜 대통령과 친분을 이용해서 국정을 농단한 것이고, 다른 고리는 정경유착"이라며 "최씨의 입장에서 보면 기존의 정경유착을 활용한 셈이 된다"고 말했다.
박영수 특검은 "삼성이나 기업들의 출연 행위를 자꾸 축소해서 보려는 사람들 많은데 우리는 그렇게 보지 않았다"며 "자본주의 국가에서 정경유착 고리라는게 얼마나 문제가 많느냐. 우리는 그런 시각으로 접근했다"고 강조했다.
박 특검은 "이제 정부에서 뭐를 하라고 해도 정당하지 않으면 안 하겠다고 선언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렇게 나라를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기업 관련 수사에 대해 박 특검은 "모든 기업을 다 그렇게 하는(삼성처럼 수사하는) 것은 대한민국 경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번에 대표적으로 몇몇 기업은 경종을 울리게 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박 특검은 "검찰이 형사사법권으로써 대한민국 경제 구조를 바꾸겠다는 것은 오만"이라며 "계기를 만들고 국민의 인식을 좀 바꿔야 되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박 특검은 "삼성 관련 수사는 특검에서 충분히 했다"며 "다른 재벌 기업을 수사하지 못해서 그렇지 삼성 부분은 엄청나게 했다. 앞으로 재판 보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기춘(78) 전 청와대비서실장이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소개했다. 김 전 실장이 특검팀의 압수수색이 단행되기 직전 각종 증거물을 아들과 딸의 집으로 옮겨놓았다는 것이다. 김 전 실장의 아들과 딸 집으로 증거물을 찾으러 방문할 당시 특검팀은 상당히 고민을 했다고 한다. 김 전 실장의 아들이 몸이 매우 아픈 상태였기 때문이다.
박 특검은 "김 전 실장 자택에 압수수색을 나갔을 때 이미 증거들을 다 옮긴 상태였다"며 "분석해보니까 그 이틀 전에 (각종 증거를 옮기는 장면이) 동네 CCTV에 잡혔다"고 말했다. 박 특검은 "어디로 옮겼는지 일주일동안 추적을 했더니 인근에 있는 딸, 아들 집으로도 갔더라"라고 말했다.
박 특검은 "아들집에 가서 아주머니랑 부인에게 '김 전 실장 집에서 가져온 것만 주십시오'라고 해라. 절대 마음 상하지 않게 하라고 지시했다"며 "이렇게 수사했는데도 12시에 들이닥쳤다는 식으로 정치권에서 지적이 나오는걸 보니 그렇게 비인간적인 수사는 아니었는데 하는 생각에 가슴이 아팟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후 박 특검은 김기춘 전 실장이 소환돼 조사를 받을 때 스스로 찾아가 인사를 했다고 한다. 밤 12시께였다. 박 특검은 "김 전 실장이 연세도 있으니 되도록 한 번에 조사를 끝내자고 생각했다"며 "조사가 끝난 뒤 찾아가서 부인과 자녀가 아픈 이야기 등 간단한 일상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특검팀은 6일로 예정된 수사결과 발표에서 수사 과정과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배포할 방침이다. 박영수 특검이 수사결과 발표문을 직접 쓰면서 준비를 하고 있으며, 특검팀 안팎에서는 수사결과 발표 보고서의 두께가 사전보다 두꺼울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또 수사결과 발표에 담지 못하는 수사 관련 자료를 총 망라한 '특검수사 백서' 발간을 추진 중이다.
특검팀은 특검수사 백서에 수사결과 보고서에 담지 못하는 공소사실 등을 비롯해 각종 수사 자료를 모두 포함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백서를 발간 한 뒤 공개할지 여부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박 특검은 "수사 백서는 앞으로 수사에 참고하도록 하는데 의미가 있다"며 "이번은 백서를 좀 만들어야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 특검은 "공소장 의견서 두개만 합쳐도 책 반 권은 되고, 삼성 수사만해도 300페이지에 달한다"며 "나중에 후배들이 자연스럽고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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