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린 사임, 백악관 참모진 개편 신호탄?…비서실장·대변인 교체설도

기사등록 2017/02/14 17:33:30

【워싱턴=AP/뉴시스】마이클 플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이 러시아와 내통설에 휘말려 결국 13일(현지시간) 사임했다. 사진은 지난 1월 28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오벌오피스에서 트럼프 대통령,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 마이크 펜스 부통령 , 션 스파이서 대변인, 플린 당시 안보 보좌관이 한 자리에 모여있는 모습(왼쪽부터). 2017.02.14  
【워싱턴=AP/뉴시스】마이클 플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이 러시아와 내통설에 휘말려 결국 13일(현지시간) 사임했다. 사진은 지난 1월 28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오벌오피스에서 트럼프 대통령,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 마이크 펜스 부통령 , 션 스파이서 대변인, 플린 당시 안보 보좌관이 한 자리에 모여있는 모습(왼쪽부터). 2017.02.14
플린 사임으로 백악관 내부 갈등 봉합될 수도
 트럼프, 대러 정책 변화 예상

【서울=뉴시스】권성근 기자 =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돼 사퇴한 가운데 그의 사임이 백악관 참모진 일부 교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플린 보좌관은 지난해 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기 이전 세르게이 키슬야크 주미 러시아 대사와 몇 차례 통과했으며 이 과정에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가해진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플린의 사퇴는 러시아 밀착 의혹이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백악관 참모 간 불화도 또 다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에서 플린 보좌관 러시아 연계 의혹을 보도한 이후 몇몇 백악관 핵심 참모로부터 플린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말을 들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처럼 트럼프 측근들이 플린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나타내면서 플린은 최근 안보팀 내에서 따돌림을 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플린 뿐만 아니라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질장, 션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에 대해서도 불만을 나타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호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휘청거리는 모습이다.

 ◇스파이서, 프리버스 교체설 솔솔

 트럼프 대통령이 일처리 방식에 불만을 표시한 참모 중 한 명은 백악관의 '입'으로 통하는 션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따르는 지인들에게 스파이서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물어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파이서 대변인이 일부 사안에 대해 브리핑을 하는 방식에 문제를 느꼈으며 사소한 일에 대해서도 스파이서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드러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플린 사임을 계기로 문제를 느낀 일부 백악관 참모들을 교체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정권 초기인만큼 트럼프가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플린 사퇴를 계기로 백악관 내부 갈등이 수습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트럼프는 사위이자 백악관 수석고문인 재러드 쿠슈너에 대해서는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린 대체 인물 물색도 쿠슈너가 주도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스파이서는 백악관 첫 브리핑 때부터 대통령 취임식 참석자 수를 놓고 백악관 출입 기자들과 언성을 높이는 등 언론과의 관계가 좋지 않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을 지낸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의 미래도 불투명하기는 마찬가지다. 프리버스가 백악관에서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트럼프의 측근인 켈리앤 콘웨이 선임고문으로 비서실장을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콘웨이 외에 트럼프 정권 인수위원회에서 상임이사로 활동한 릭 디어본, 로비스트인 데이비드 어번, 트럼프 경제 자문가인 게리 콘 골드만삭스 사장 그리고 재러드 쿠슈너도 차기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트럼프는 반 이민 행정명령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부 백악관 참모들에게 실망감을 드러냈다. 트럼프는 반 이민 행정명령 회의를 소집하면서 일부 참모에게 좋은 조언을 하지 않는다고 지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일부 백악관 참모에 불만을 느끼면서 최근 외부 인사들과 접촉하는 비중이 늘어났다. 트럼프는 최근 뉴욕의 오랜 친구이자 세계적인 투자 금융회사인 블랙스톤의 최고경영자 스티븐 슈워츠만이나 게리 콘에게 조언을 듣고 있다고 백악관의 소식통이 전했다.

 트럼프의 한 측근은 "여름이 지나가기 전까지 백악관에서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상황에 따라 이보다 이전에 개편이 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러시아 관계 전환점 맞나

 이번 논란으로  트럼프의 러시아 대응 방식에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백악관 안보 컨트롤타워가 러시아와 연계됐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민주당 등 야당을 의식해 러시아에 보다 직설적인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다.

 트럼프는 취임 이전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강력한 지도자로 치켜세웠으며 러시아의 크림 반도 병합을 용인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트럼프는 또 푸틴 대통령과 오랜 친분이 있는 정유 업체 엑슨모빌의 최고경영자 렉스 틸러슨을 국무장관에 임명했다. 러시아에서 대형 사업을 추진해 온 틸러슨은 지난 2012년 러시아 정부 훈장인 '우정 훈장'을 받는 등 러시아와 각별한 관계이다.

 이런 논란을 의식한 탓인지 틸러슨은 인준 청문회에서 러시아의 제재를 연장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일단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틸러슨은 러시아가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미국의 이익을 무시하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며 "현 시점에서 러시아가 우호적이지 않은 범주에 속한다"고 밝혔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도 지난 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국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을 계속 규탄한다"며 이를 우크라이나에 되돌려 줄 것을 촉구했다. 헤일리는 지난 1월 18일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러시아는 믿을 수 없은 국가"라며 러시아가 변화를 보여야 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정부가 한 달도 안 돼 내부 문제로 흔들리면서 일정 기간 외교안보 정책이 혼선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 플린이 러시아 내통설로 불명예 퇴진한 상황에서 조기에 혼란이 수습되지 않으면 트럼프의 안보 정책이 방향을 잃을 소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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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린 사임, 백악관 참모진 개편 신호탄?…비서실장·대변인 교체설도

기사등록 2017/02/14 17:33:3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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